가곡원류
설을 맞는 마음 3. 함께 나눴던 새해 ≪가곡원류≫
묵은 해 보내올 제
묵은 해 보내올 제
시름 함께 전송하세.
흰 골무떡, 콩 인절미, 올벼로 지은 술국 안주로 경신년을 지새우려 할 제,
이윽고
자미승 돌아가니 새해일런가 하노라.
묵은 보올 제
시름 한듸 餞送.
흰 곤무 콩 인졀미 자 술국 按酒에 庚申을 오랼 제,
이윽고
粢米僧 도라가니 런가 노라.
≪가곡원류≫, 박효관·안민영 엮음, 신경숙 옮김, 114쪽
조선 영조 때의 가인 이정신((李廷藎)이 지은 노래입니다. 자미승이 다녀감으로써 새해가 왔음을 압니다. 자미승은 음력 섣달 대목에 아이들의 복을 빌어 준다며 쌀을 얻으러 다닌 스님입니다. 넓게는 탁발승이고, 순우리말로는 동냥중입니다. 동냥은 스님에게는 수행의 과정이고 중생에게는 보시의 기회입니다. 함께 나누고 자미승의 바랑을 채워 보내는 마음이 가득한 곳이 바로 극락정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