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최종희가 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개호주, 능소니, 가사리, 이것이 뭘까?
동물 새끼를 가리키는 한국어다. 취업에서 퇴직까지, 한국인은 한국어로 일을 한다. 만들고, 팔고, 주고, 받고, 가르치고, 배우는 모든 것이 한국어다. 우리나라 국어 교사들 국어 평균 점수는 65점이다.
날 때부터 익힌 한국어를 또 공부해야 하는가?
언어 수준은 삶의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창조적인 삶, 독창적인 시각, 발전적인 태도, 보람 있는 내일을 엮는 밑거름이다.
우리 국민의 한국어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말 교육에 영향력이 가장 큰 사람들은 초·중·고교 교사다. 몇 해 전 측정한 그들의 국어 점수는 100점 기준 65점이었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은 어떤 책인가?
고급 낱말 5만여 개의 뜻을 풀고 관련어, 유의어, 동의어, 잘못된 말을 찾아 학습 노트를 만들었다. 표제어를 사전식으로 편제한 책이다. 자주 틀리는 맞춤법·띄어쓰기를 2000여 예문으로 설명했다.
한국어에서 ‘고급’이란 무슨 뜻인가?
이 책은 초·중등생 수준의 일반 낱말을 다루지 않는다.
한국어 학습서로서 이 책의 강점은 무엇인가?
재미있다. 표제어 나열한 사전이 아니다. 500여 항목의 관련어를 묶었다. 재미있어 읽다 보면 공부가 된다.
우리말 중에서 관련어가 가장 풍부한 단어는 무엇인가?
새끼다. 개호주는 범의 새끼, 능소니는 곰의 새끼, 가사리는 돌고래 새끼다. 이밖에도 60개가 넘는 새끼 관련어가 있다. 들어 본 기억이 없는 단어가 대부분이다.
이 책이 사용한 한국어 운용 기준은 무엇인가?
2012년 11월 기준 국립국어원 자료다. <<표준국어대사전>> 기준을 철저하게 따랐다.
한국어 사용에서 국립국어원은 무엇을 하는 기관인가?
사법기관에서 대법원과 같다. 산하 기관인 국어심의회에서 끊임없이 뜻풀이를 획정하고 표준어를 사정한다. 우리말 표준 길잡이다.
국립국어원이 최근 획정한 표준어는 무엇인가?
2011년에 짜장면, 내음, 나래, 맨날, 남사스럽다, 허접쓰레기, 아웅다웅, 오순도순 같은 39개 낱말을 복수표준어로 인정했다.
국립국어원의 자료에서 오류는 발견하지 못했는가?
몇몇 오류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은 작가가 잘못 표기한 내용을 오류 표기 없이 전재한 것이다. 두 번째는 편집 실무자의 입력 과정에서 발생한 띄어쓰기 오류다. 가끔 뜻풀이가 잘못되기도 한다.
이 책이 바로잡은 국립국어원의 오류는 어떤 것이 있나?
‘높고높은’은 틀리고 ‘높고 높은’이 맞다. 용언의 중첩∙점층 오류 사례를 해당 항목에서 o, x로 표기했다. ‘가득차다’라는 말이 없는데 ‘가득찬’으로 표기한 경우는 잘못임을 밝혔다. 뜻풀이나 표제어가 잘못된 것은 의견을 붙여 바로잡았다.
우리가 한국어를 바로 배우려면 어떤 제도가 필요한가?
공교육 강화다. 한국어 학습을 위한 학생의 동아리 활동 지원과 의식 있는 교사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
어떤 유인 장치인가?
비현물 인센티브로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근무성적 가점 제도다. 유효하고 공정한 평가 제도를 만들어 한국어 학습 지도, 특히 잘못되거나 오염된 우리말을 바로잡은 교사에게 가점을 부여한다면 많은 교사가 열성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참고할 만한 모국어 관리 제도를 가진 나라는 어디인가?
프랑스다. 프랑스 국영방송은 잘못된 국어 사용 사례에 대해 사전 검토, 사후 검증 제도를 실시한다.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한국어의 최근 사정은 어떠한가?
인터넷의 일부 한국어 훼손 현실은 어쩔 수 없다. 어느 나라도 일부 오염은 있다. 오히려 그러한 현실이 한국어 발전의 자극제로 작용한다.
당신은 왜 이 책을 썼나?
죽기 전에 작가용 사전을 집필하고 싶었다. 그 폭을 넓혀 기자, 교열직, 우등생, 우리말 퀴즈 준비자에게 쓰임이 되었으면 했다.
이 책 저자로 당신이 가장 알맞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책을 쓰려면 작가, 국어교사, 기자, 교열직, 고급 수험생, 우리말 퀴즈 준비 경험까지 두루 필요하다. 내 자신이 전부 거쳤거나 경험했다.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급 한국어를 위해 당신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일주일에 서너 편 짧은 글을 쓴다. 글마다 널리 알리고 싶은 낱말 하나를 꼭 넣는다. 조금이라도 더 번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어 실력을 키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폭넓은 인문학 독서다. 특히 역사, 전기 관련 저서다.
한국어를 위한 당신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고급 한국어 사전>>의 별책 합본인 우리말 바루기 부분을 보완해 완성하는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최종희다. 한국어 연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