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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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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李瀷)이 짓고 천광윤이 옮긴 ≪관물편(觀物篇)≫

가장 가까운 선생님
꿈은 많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상은 반복되고 희망은 사그라질 무렵 새로운 안광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이익은 주변을 본다. 사물이 모두 스승이 된다. 보는 힘 때문이다.

성호 옹이 모란꽃 한 포기를 심었다. 줄기를 키우려고 잔가지는 쳐 버렸다. 오직 곧은 줄기만 길렀다. 수십 년이 지나자 우뚝 자랐다. 그러했으나 줄기는 늙고 병들었다. 위가 무겁고 아래는 약했다. 받칠 가지가 없었다. 바람을 만나니 그만 꺾여 버렸다. 군자가 이와 같지 않은가? 외톨이가 되지 않게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翁蒔一株牧丹 欲其茁以高也 盡去其叢枝 惟養直榦 積數十歲 屹然長矣 然榦老而病 上重下孤 無所衛持 遇風而摧 君子於是乎必戒孤立

≪관물편≫, 이익 지음, 천광윤 옮김, 6쪽

우화인가?
기록이다. ≪관물편≫은 이익의 일상 관찰과 사유다. 채소나 꽃을 키우고, 벌을 기르거나 동물의 행동을 보면서, 느낀 것을 틈틈이 기록해 모은 책이다.

관물(觀物)은 ‘사물’을 ‘본다’는 뜻인가?
그렇다. ‘관물유득(觀物有得)’, 곧 사물을 보면 깨달음이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은 사소한 생활 환경을 소재로 한 글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안목을 갖추는 데 초점을 둔다.

올바른 안목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송나라의 철학자 소옹(邵雍)은 말한다. “관물이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마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치로 보는 것이다.” 관찰자의 자아를 통해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통해 사물을 바라본다.

소옹이 그랬다면 목은 이색의 관물은 어떤 것이었나?
<사초(莎草)를 제거하다>라는 시에서 “사물 관찰이 바로 자신 관찰”이라 말한다. 사물을 보는 것은 자신을 보는 것이라는 뜻이다. 또 <관물재찬(觀物齋讚)>에서 관물이란 “사물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다”고 했다.

관물의 태도에 대한 비평은 없었는가?
있다. “겉으로 보이는 자취만으로 말한다면 깊이가 얕아서 그림에서 색칠하는 것과 같고, 원리로만 말한다면 비현실적인 이론만 높아서 이단의 미혹에 빠진다”고 했다. 또 “그 두 가지를 분리하면 나의 천덕(天德)을 잃게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겉에 드러난 형상과 속에 잠재된 이치를 종합해 판단하지 않으면 관물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글의 처음에 등장하는 ‘성호 옹’은 누구인가?
18세기 조선 최고의 실학자 이익(李瀷)이다. 성호(星湖)는 호다. 1681년에 태어나 평생 초야의 학자로 지냈다. 이이와 유형원을 본받으려 했으며 안정복, 윤동규 등을 거느리고 성호학파를 형성했다. ≪성호사설(星湖僿說)≫ 외에도 여러 경서의 ≪질서(疾書)≫와 ≪곽우록(藿憂錄)≫을 비롯한 여러 저술을 남겼다.

그의 실학사상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학문의 합리주의적 접근, 과거제와 토지 제도의 개혁을 다각도로 논했다. 사회 병폐의 하나인 신분 차별과 소수 가문이 정권을 독차지하는 벌열정치(閥閱政治)의 폐지를 주장했다.

그 시대에 이런 주장을 할 수 있었던 그의 배경은 무엇인가?
1705년 25세 때 증광초시(增廣初試)에 합격했지만, 서류 형식 문제로 회시(會試)에 응시하지 못했다. 다음 해 둘째 형 이잠(李潛)이 당쟁에 휘말려 국문 끝에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서 과거를 포기하고 재야에서 평생 동안 학문에만 전념했다.

예삿일이 아닌데, 자신의 재능과 운명에 대해서도 뭔가 관물한 기록이 있는가?
≪관물편≫에 가시나무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이야기라고 봐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자신을 가시나무에 빗대었단 말인가?
가시나무를 보고 자신의 삶을 형상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옳겠다. 그 이야기에서 가시나무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기회를 만나느냐 못 만나느냐에 달려 있는데, 사물도 이와 같구나!’

가시나무의 운명이란 어떤 것이었나?
처음에는 거친 산에 있었다. 제멋대로 무성하게 자라서 본래는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나 성호 옹이 정원에 옮겨 심은 다음에는 뭇 사람의 시선을 끌고 찬탄을 받게 되었다. 풀은 무심한 것인데 산에 있을 때와 집에 있을 때 무엇이 다르겠는가? 사람들이 다른 시선으로 보았을 뿐이다.

자신의 심정은 어떻게 표현했는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이 공허한 골짜기 속에서 생을 보내고 있으니 어찌 가시나무와 다를 바가 있겠는가? 아! 원망스럽다”라 했다.

≪관물편≫이란 책은 처음 보는 듯한데 왜 낯선가?
≪성호사설(星湖僿說)≫의 그늘 속에 있었다. 일상에서 느낀 바를 기록한 짧은 글이어서 학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신은 왜 이 책을 골라 옮겼나?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을 소재로 정치, 사회, 철학, 삶의 올바른 이치를 생각하는 글이다. 평범한 것에서 위대한 것을 발견한다는 심상중불심상(尋常中不尋常)의 창조 원리를 소개하고 싶었다.

이 책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우리의 선생이다. ≪관물편≫은 자신의 삶과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인식하는 방법을 체험적으로 제시한다.

당신은 누군가?
천광윤이다. 학계의 조명을 받지 못한 고전을 현대문으로 새롭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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