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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한국동화 100년 / 김은숙 동화선집

김은숙 동화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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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특집 3. 작가처럼 상상하는 방법

김은숙이 짓고 최정원이 해설한 ≪김은숙 동화선집≫

상식으로부터 기적이 나타나는 순간
분홍 장미가 탐스럽다. 뿌리 주변을 부지런히 김맨 지렁이 덕분이다. 여기까지는 상식이다. 그러나 지렁이는 왜 하필 그 장미를 골랐을까? 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렁이와 장미의 사랑이 시작된다. 이제부터 기적이다.

잔치가 모두 끝나고 임금은 백성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과 나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하오. 그러니 그대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서슴지 말고 말해 보시오.”
백성들은 임금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맨 처음 일어난 사람은 아까 임금이 팔을 부축했던 할머니였습니다.
“전하, 있습니다.”
그러자 다른 백성들도 이어,
“저도 있습니다.”
“저도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렇담, 한꺼번에 다 들을 순 없으니 한 분씩 손을 들고 말씀하시오.”
백성들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처럼 손을 번쩍번쩍 들었습니다.
임금은 한 사람씩 차례로 말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백성들의 이야기는 모두 똑같았습니다. 그것은 이러했습니다.
“전하, 우리나라에는 지금 흰 꽃밖에 없습니다. 흰 꽃은 우리들의 옷처럼 깨끗하여 마음에 들지만 한 가지 꽃만을 가꾸는 건 좀 싱겁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나라도 그런 대로 살 만큼 되었으니 흰 꽃이 아닌 다른 꽃도 가꾸어 보고 싶사옵니다. 옷도 색색 옷을 입고 싶습니다.”
백성들의 말을 듣고 있던 한 신하가 이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얼른 끼어들었습니다.
“전하, 소인도 바로 그런 생각을 늘 해 왔던 바이온데…. 강 건너 이웃 나라에는 온통 빨간 꽃만 피었다 하옵니다. 황공하오나 소인을 그 나라로 보내 주시면 바람처럼 달려가서 빨간 꽃씨를 얻어 오겠나이다.”
“강 건너 이웃 나라엘?”
“네.”
“그러도록 분부 내리시옵소서.”
백성들은 합창하듯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빨간 왕관의 나라 하얀 왕관의 나라>, ≪김은숙 동화선집≫, 김은숙 지음, 최정원 해설, 66~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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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인가?
벽오동이라는 나라다. 제목에서 가리키는 하얀 왕관의 나라다.

뭐가 하얗다는 말인가?
벽오동 나라 임금이 하얀 왕관을 쓰기 때문이다.

빨간 꽃만 핀다는, 강 건너 나라 이름은 뭔가?
대보름이다. 여기가 빨간 왕관의 나라다. 대보름 나라 임금은 빨간 왕관을 쓴다.

임금은 사신을 보내는가?
그리한다. 사신을 통해 하얀 꽃씨를 보내고 답례로 빨간 꽃씨를 받는다. 백성들은 그 빨간 꽃씨를 심는다.

빨간 꽃이 피는가?
아니다. 빨간 꽃뿐만 아니라 노란 꽃, 분홍 꽃, 자주 꽃, 보라 꽃, 연두 꽃이 핀다.

어찌 된 일인가?
빨간 꽃씨와 하얀 꽃씨가 수정된 결과다. 백성들은 새로운 꽃향기에 취해 임금에게 다시 청한다.

꽃향기에 취한 백성들의 다음 청은 무엇인가?
“강 건너 백성들도 우리 백성들도 모두가 착한 백성입니다. 그러니 두 나라 백성들이 함께 지낸다면 더 즐겁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백성들의 다음 바람이다.

이루어지는가?
임금은 강에 다리를 놓는다. 그러자 대보름 나라에서도 다리를 놓기 시작한다. 마침내 두 다리가 이어진다. 두 나라 백성들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춤을 추고 하나가 된다.

그래도 나라는 둘이 아닌가?
두 나라 임금은 백성이 하나가 되었으니 나라도 합치기로 합의한다.

임금이 둘인데 한 나라가 될 수 있는가?
두 임금은 백성에게 여러 꽃으로 꽃 왕관을 만들게 한다. 낮에는 벽오동 임금이, 밤에는 대보름 임금이 이 왕관을 쓰고 백성들을 돌보기로 한다. 이렇게 합의하고는 기쁨에 차서 쓰던 왕관을 강에 던진다.

한반도 분단과 통일 염원의 메시지인가?
그렇다. 그러나 벽오동, 대보름 나라가 남북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이 더 넓은 주제다.

현실성 없는 환상 아닌가?
벽오동 나라에서 꽃 가꾸기가 가장 중요한 일이듯 내 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판타지다.

당신의 작품에서 꽃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뭔가?
꽃은 아름답지만 경제적 효용은 없다. 그런데도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꽃은 우주적 포용력을 지닌 사물이다.

꽃만 그런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이 동화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동화(童話)는 동화(動話), 곧 움직이는 이야기다.

동화가 뭘 움직인다는 말인가?
동화는 세상의 모든 사물의 잠을 깨워 움직이게 하는 이야기다.

당신에게 동화 쓰기란 무엇인가?
어린이들에게 생각의 씨앗이 박힌 말을 선사하는 일이다. 동화는 어린이들 마음속에 생각의 씨앗을 심어 그들의 마음을 키운다. 이때 필요한 것이 판타지다.

왜 판타지가 필요한가?
보통의 언어로는 알 수 없는 것을 판타지의 언어로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판타지의 언어는 상상의 나라 언어다. 상상의 나라에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언어다.

보통 언어와 상상 언어의 차이가 뭔가?
보통의 언어는 이렇다. 꽃밭에 장미 세 그루가 있었다. 어느 해던가 세 그루 중 한 그루가 유독 탐스럽게 분홍 장미꽃을 피웠다. 신기해서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뿌리 둘레의 흙이 포슬포슬하고 주변에 흙탑 네댓 개가 쌓여 있었다. 그래서 뿌리 근처를 파 보니 지렁이들이 오글오글 모여 흙을 부수고 있지 않은가. 여기까지가 보통 언어다. 판타지의 언어는 여기서부터 비로소 시작된다.

판타지의 언어는 어떻게 발생되는가?
새 침입자 장미를 위해 입이 헐도록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바람 길을 내주는 지렁이 랑이의 헌신적 사랑 이야기가 탄생된다. 여기에다가 지렁이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가장 곱고 부드러운 꽃잎 하나를 선사하는 장미의 고운 마음을 보탰다. 나의 동화 <여왕을 만났어요>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판타지 동화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두 사물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세상을 아름답고 촉촉하게 가꾸는 것이다. 이러니 동화를 쓰는 일이 얼마나 기쁘겠는가.

당신은 누구인가?
김은숙이다. 동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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