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노새 우는 언덕
6.25 때/ 내 총창에 쓰러졌던 옛 친구가/ 여기, 워싱톤 공원에/ 동상이 되어 서 있다/ 철모를 쓰고/ 총을 거꾸로 멘 채/ 옛 모습 그냥 그대로// 그땐 다소 미안했네만/ 그래도 다시 만나니 반가워/ 그래서 자네 어깨를 껴안고/ 나, 사진 한 장 남겼네/ 그리고는 픽 웃어 버렸지/ 인생이란 그저 그런 거야/ 싱겁고 우습고 바보 같은…// 원수와 친구를 한 호적에 들게 한/ 세월이 여기-/ 어색한 추억 하나 남겨 놓고/ 스쳐 버린 유감이/ 동상으로 굳어졌네그려// 깰 수 없는 무쇠의 침묵/ 자넨 그걸 죽음으로 지켰지// 고맙네 친구, 나의 죤슨…
≪김철 육필시집 청노새 우는 언덕≫, 132~135쪽
일본서 나서 반도를 거쳐 만주서 자란
조선족 시인.
중국인민해방군으로 전쟁을 치렀다.
원수와 친구가 한 호적인데,
인생이란 그런 건데,
그때는 왜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