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영 육필시집 무엇을 보려고
가을 하늘
몇 십 년을 두고 가슴에 든 멍이
누구도 모르게 품안고 살았던 멍이
이제 더는 감출 수가 없어
멀건 대낮
하늘에다 대고
어디 한번 보기나 하시라고
답답한 가슴 열어 보였더니
하늘이 그만 놀라시어
내 멍든 가슴을 덥석 안았습니다
온통 시퍼런 가을 하늘이
≪김형영 육필시집 무엇을 보려고≫, 114~115쪽
2736호 | 2015년 9월 5일 발행
요즘 하늘이 참 좋습니다.
내 멍든 가슴 풀어놓고
그리운 것들을 실컷 그리워 할 수 있는
그런 가을 하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