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이웃’이라 했을 때 당신은 누구를 떠올리나요? 이미 곁에 있지만 ‘이웃’보다는 ‘이방인’이라 느끼는 얼굴이 있나요?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들까요?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기독교의 이 가르침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답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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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곁의 이방인, 퀴어 크리스천으로 살기》(2월 28일 출간 예정)
복음주의 기독교계 거물과 함께 일했던 한 동성애자 목사가 자신의 삶과 신앙, 성 정체성과 지향성 사이에서 겪은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낸 회고록입니다. 저자가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받아들이기까지의 지난한 여정과 기독교 내 동성애 혐오에 맞선 투쟁을 생생하게 그려 냅니다. 원서는 1994년 미국에서 출간되었지만, 그의 이야기는 결코 낯설지 않습니다. 그가 경험한 차별과 혐오가 2025년 우리나라에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의 계명을 따르고자 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특별히 이 책을 권합니다.
멜 화이트 지음, 한명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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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퀴어》(2024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작)
‘이웃’까지 갈 필요도 없이, ‘우리 집 내 아이’를 새롭게 만나고 새롭게 사랑하게 된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부모들에게 자녀의 커밍아웃은 큰 균열과 도전입니다. 벽장 문을 열어젖힌 자녀를 마주한 부모들이 자기 존재를 완전히 재구성하는 과정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 사회가 여태 무엇을 평범하다고 말해 왔는지, 정상과 비정상을 어떻게 구분했는지, 특이성을 어떻게 위계화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은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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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퀴어》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이르기 전, ‘내 몸’ 자체에 질문을 던지고 그와 씨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은 괴로움, 자기 몸이 어디에 속하는지 알지 못하는 답답함 끝에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한 이의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그래픽 회고록인 이 책은 보수 기독교계 등의 반발을 사고 “외설적이고, 노골적이고, 포르노적인 책”이라는 이유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주에서 금서가 되었습니다.
마이아 코베이브 지음, 이현 옮김, 루인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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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이 책은 ‘이웃 사랑’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묻고 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9·11 이후 평화와 평등을 향한 흐름에 가차 없는 백래시가 가해지던 때, 저자 벨 훅스는 희망에 대해 썼습니다. 누구도 차별주의자로 태어나지 않는다는 점, 우리에게 서로에게 배울 능력과 옳은 것을 선택할 힘이 있다는 점, 혐오의 사회화에 저항할 길이 분명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벨 훅스의 이야기는 오늘날 한국 사회 독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줍니다.
벨 훅스 지음, 김동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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