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미디어
홍명신이 쓴 <<노인과 미디어>>
시간 지식 돈이 많은 건강한 사람들
미디어가 노인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평생 모은 돈을 가진 새로운 구매력의 등장이다. 누구나 책 한 권 쓸 만한 경험을 가진 이 새로운 세대에서 지금 세계는 미래를 본다.
디멘시아와 알츠하이머를 커뮤니케이션 질병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뭔가?
사람은 직전에 했던 일, 가족과 나눈 일을 기억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이어 간다. 몇 분, 몇 초 전 일을 기억하지 못하면 지칠 때까지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자신과 소통하지 못하면 가족, 의료진과도 소통할 수 없다. 서로가 답답하고 힘들다. 이 병의 특징은 커뮤니케이션 장애다. 이렇게 생각하면 병의 본질과 대응 방법을 찾는 보다 명확한 지도를 그릴 수 있다.
<<노인과 미디어>>는 무엇에 대한 책인가?
미디어와 나이 든 사람이 이 책의 관심사다. 그들의 미디어 소비와 생산, 미디어의 그들에 대한 전략을 묻고 답한다.
누구를 향해 이 책을 썼나?
사람·늙음·미디어가 궁금한 사람, 미디어 이용자와 생산자다. 언젠가는 노년에 진입할 우리 모두에게 준비할 기회를 주고 싶다.
노년이 우리 사회의 미래라는 당신의 주장은 무슨 뜻인가?
어린이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 사회 미래이기 때문이다. 나이 든 사람은 뭔가? 우리 사회의 미래는 고령 사회 아닌가?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이 된다. 이제 엄청난 규모의 노인이 나타난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다.
노인은 누구인가?
문화·시대·학문에 따라 시각이 다양하다. 과거엔 경로효친의 대상이었다. 농경사회에서는 경험의 보고, 살아 있는 데이터베이스였기 때문이다. 요즘은 노인에게 묻지 않는다. 검색 포털에 먼저 접속한다.
미디어는 노인을 어떻게 생각하나?
구매력 없는 집단으로 여겼다. 광고주가 외면했고 미디어도 투명인간 취급했다. 그러나 베이붐세대가 에이징붐세대로 명함을 바꾸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평생 축적한 부를 가진 새로운 구매층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노인은 미디어를 좋아하나?
어떤 세대보다 미디어 이용 시간이 많다. 텔레비전 시청이 수면을 제외하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감각기관의 변화는 미디어 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노안은 인쇄 미디어, 인터넷 게임 소비를 어렵게 한다. 노인성 난청은 라디오 같은 음성 기반 미디어와 멀어지게 한다. 텔레비전이 노년의 친구이자 가족으로 위상이 높아진 것은 시청각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이용이 인지 능력 감퇴를 막는 데 도움이 되나?
그것은 모든 미디어의 기능이다. 손으로 자판을 두드리며 이용하는 인터넷이나 두뇌·신체 단련을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은 특히 그렇다.
비디오 게임이 정말 치매를 예방할 수 있나?
어느 정도 가능하다. 노인의 게임을 뇌운동으로 부르기도 한다.
독서가 늙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인가?
늙음을 중단할 수는 없겠지만 쇠퇴하는 두뇌와 기억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수는 있다.
종이 신문은 노령 인구로 유지된다는 말이 사실인가?
틀리지 않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50~60대가 가장 높은 열독률을 보인다.
노인이 라디오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디오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이용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나의 심층 관찰로는 그렇지 않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충성도가 매우 높은 마니아층이 존재한다. 친근한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왜 인기가 없나?
쉽게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텍스트 기반에 영어까지 알아야 한다. 나이 들면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이 아니더라도 신문, 텔레비전에서 비슷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갈아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테크노포비아나 경제성이 작용한다. 비싼 기계를 실수로 망가뜨리면 어떡하나, 전화만 걸면 되는데, 저렴하게 전화만 되는 걸 사자. 기술 공포에서 시작된 생각은 쉽게 스마트폰으로 옮겨가지 못하게 한다.
한국 텔레비전은 노인을 위해 무엇을 했나?
1973년 TBC에서 <장수만세>를 만들었다. 그 뒤로 다양한 노인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지금도 다양한 장르와 융합하면서 계속 발전한다. 한국 방송사가 수십 년간 쌓아온 강점이자 특성이다. 외국은 시니어 채널이나 프로그램을 최근에 만들었다.
2013년 <꽃보다 할배>는 어떻게 인기 프로그램이 되었나?
노년 배우의 이미지 파괴, 아버지·회장님 역을 단골로 맡는 원로연예인이 외국에서 먹고 자고 노는 모습을 훔쳐보는 관음증, 해외여행에 대한 우리의 로망이 합쳐진 것 같다.
노인의 미디어 생산 잠재력은 어느 정도인가?
일생 동안 축적한 경험과 지식 덕분에 누구나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정도다. 여유 시간이 많기 때문에 자원봉사나 취미로 신문·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분도 많다.
노인에게 나타나는 정보 격차는 무엇을 의미하나?
국가가 정보화제전을 열면 노년층이 주인공이다. 10~20대 인터넷 이용률은 99.9%인데 60대 이상은 30% 이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격차는 모바일 격차로 이어진다. 노년층 내에서도 소득과 교육 수준에 따라 노노 격차가 생긴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 40~50대가 노인이 되면 저절로 해소되는 문제 아닌가?
그 시점에서는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정보 격차를 낳을 것이다.
수명 130세 시대에 스마트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기술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신체와 가족의 확대다. 노화 부위에 따라 눈에는 돋보기, 귀에는 보청기, 다리에는 웨어러블 로봇이 필요하다. 자녀의 손을 들어 주는 케어로봇, 스마트 하우스, 손품이 많이 가는 애완동물 대신 애완로봇이 등장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홍명신이다. 인하대학교 사회교육과 강의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