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북스닷컴
인티는 오늘의 지성인을 위한 북레터입니다
Show Navigation Hide Navigation
  • 컴북스
  • 지만지
  • 학이시습
  • 지공
  • 기획시리즈
홈 / 희곡 / 눈속임/루르신 거리의 사건

눈속임/루르신 거리의 사건

z20130225-1

프랑스 희곡, 외젠 라비슈 신간 ≪눈속임/루르신 거리의 사건≫

눈부신 부르주아
해를 바라보면 눈이 부시지만 아무리 보아도 보이는 것은 없다. 19세기 프랑스 부르주아의 삶은 광채를 뿜었지만 자기 합리화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자신의 그림자에 의해 눈부신 모습으로 빛나는 이 괴상한 동물에 대해 라비슈는 비상한 관심을 나타낸다. 그것은 공전의 희극이 된다.

로베르: 잘난 체하려고, 폼 잡으려고, 겉멋 부리려고! 요즘 그게 유행이지. 눈속임 해 가며 뽐내고 뻥치고 허풍 떨지. 모두 허영에 빠져서. “양쪽 다 평범한 집안, 중산층 가정이죠” 이렇게 인정하긴 커녕 아이들 장래와 행복을 망치려 들잖아. 아이들은 서로 사랑하는데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라고 말하는 자네들이 그러고도 아비라고! 잘 있게!
라티누아: (재빨리 그를 붙잡으며) 로베르 숙부님, 가지 마세요! (진심을 다해) 로베르 숙부님…. 숙부님은 귀걸이를 하고 계시니까 정신도 게으르고 무식해야 할 텐데…. (자기 가슴을 치며) 그렇지 않네요!
말랭거: 오! 그렇지 않죠….
라티누아: (매우 감동적으로) 숙부님 덕분에 정신을 차렸어요…. 큰 감동을 받았어요! 제가 형편없는 아비였음을 일깨워 주셨어요. (말랭거를 가리키며) 사돈 양반에게도…. 하지만 제 잘못이 아닙니다…. 집사람 잘못이죠. 집사람도 혼이 나야 해요! (흥분을 가라앉히며) 앞으로 혹시 제가 그릇된 길로 빠지더라도…. (갑자기) 그건 그렇고, 우리 다 같이 저녁 식사나 함께하실까요?

<눈속임>, ≪눈속임/루르신 거리의 사건≫ 114∼115쪽, 외젠 라비슈 지음, 장인숙 옮김

어떤 장면인가?
<눈속임>의 한 장면이다. 라티누아와 말랭거가 지참금 문제로 자녀들의 혼사를 깨려 하자 보다 못한 로베르가 두 사람을 꾸짖는다.

이 작품의 특징은?
생동감 있는 언어와 번뜩이는 기지로 완벽한 희극적 장치를 이룩한 걸작이다. 특히 입체적인 인물에 특유의 활기 넘치는 극작술을 배합해 라비슈 희극 미학의 정수를 이룬다. 1861년에 짐나즈 극장에서 초연해 호평받았다.

어떤 이야기인가?
말랭거 부부와 라티누아 부부가 자녀들 결혼을 준비하면서 생활수준을 과장해 상대 집안을 속인다. 거짓말과 눈속임으로 젠체하던 이들은 경쟁하듯 지참금을 부풀린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지참금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결국 파혼을 선언한다.

프티 부르주아의 허영인가?
허례허식에 빠져 있는 부르주아 가정의 결혼 문화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라비슈 극작 기간 중 황금기에 해당하는 1860년에서 1870년 사이에 발표된 유일한 2막 희극이다.

<루르신 거리의 사건>은 범죄 희극인가?
라비슈의 걸작 중 주제와 형식이 가장 독창적인 작품이다. 20세기 들어 두 차례 영화화되기도 했다. 랑글뤼메는 전날 동창회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흥취에 젖어 잠에서 깬다. 어쩐 일인지 동창생 미스탱그도 자기 침대에서 자고 있다. 둘은 아침 식사를 하던 중에 신문을 통해 간밤에 벌어진 끔찍한 부녀자 살인 사건에 대해 알게 된다. 여러 가지 정황이 두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는 가운데 이들은 완전범죄를 위해 증거를 하나둘 인멸해 나간다.

호러인가?
호러와 보드빌이 결합된 단막 희극이다. 인물의 무의식을 좇으며 현대인의 광기와 공포를 유쾌한 웃음으로 표출했다. 파트리스 셰로가 연출한 1966년 공연 이후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책에서 두 작품을 고른 이유는?
라비슈가 추구한 주제의식을 독특하고 밀도 있게 집약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2막, 하나는 단막이라는 짧은 극 형식으로 희극적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외젠 라비슈는 누구인가?
파리를 무대로 활약한 ‘보드빌의 황제’다. 특유의 유머로 프랑스 부르주아의 전형적인 삶을 해부했다.

작품에서 부르주아의 삶을 주로 다룬 이유는?
당시 사회 역사적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19세기 중반, 나폴레옹 3세가 물러나자 시민계급, 부르주아지가 지배층으로 급부상해 정치, 경제 권력을 장악했다. 동시에 이들은 주요 관객이었다. 그는 자기 합리화에 빠진 부르주아지의 협소한 세계관에 대해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들을 소재로 작품을 썼다.

부르주아에 어떻게 접근했나?
무역업자, 도매상, 제조업자, 은행가, 건설업자, 공증인, 법률가, 건축가, 연금 생활자 등 다양한 산업 직군에서 인물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여러 계층이 있지만 나는 그들 중에서 부르주아를 선택했다. 나는 부르주아를 연구하는 데 몰두했다. 이 동물은 자기를 관찰하는 사람에게 엄청난 자료를 제공한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의 인기는 어디서 비롯되나?
메인 작가가 두세 명의 보조 작가와 협업하는 시스템으로 작품을 많이 생산했다. 이에 따라 팔레루아얄 같은 보드빌 전용 극장과 극단이 생겨났고 이들 간에 자유로운 경쟁이 유발되었다. 나중에는 숙련된 배우들의 우수한 기량과 완벽한 앙상블이 작품 성공을 결정지었다.

협업 방식이 성행한 이유는?
극장 운용 시스템이 전적으로 수요에 맞춰져 있었다. 오늘날 텔레비전 드라마 제작 방식과 유사하다.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도 중요한 작가 역량이었다.

이 작품도 라비슈만의 것이 아니라는 건가?
협업은 소재 발굴과 플롯에 국한되었다. 그의 희극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인 재치와 유머, 생동감 있는 언어는 라비슈만의 탁월한 창조력에서 비롯한다.

극작에서 보이는 특징은?
스크리브의 ‘잘 짜인 극’ 창작 기법을 계승했다.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삶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치밀한 플롯 안에 담아냈다. 이런 사실성을 바탕으로 풍습희극 또는 성격희극 작품들을 썼다. 환상과 부조리가 지배하는 보드빌과 소극을 선보이기도 했다.

라비슈와 당신은 어떤 인연인가?
2009년 가을 국립극장에서 주최한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에서 줄리 브로센 연출로 공연한 <라까뇨트: 판돈 상자>를 보고 월간지 ≪미르≫에 리뷰를 발표했다. 라비슈와 보드빌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공연이었다. 이를 계기로 서고 한구석에 꽂혀 있던 <이탈리아 밀짚모자>를 꺼내 번역하게 되었고, <표적>, <페리숑 씨의 여행>을 잇달아 출간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장인숙이다. 수원과학대학 공연연기과 교수다.

 



책 보러가기

※ 이 글에 포함된 이미지 사용에 저작권상 문제가 있다면 연락주십시오. 확인 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Facebookgoogle_plus


뒤로 : 피가로 이혼하다 앞으로 : 인간 혐오자


 
인티란?
인티 신청

인티 분류

  • 미분류 (1)
  • 인티전체 (3,333)
    • 01 마케팅 (263)
      • SNS (19)
      • 광고 (80)
      • 마케팅 이론 (24)
      • 모바일 (16)
      • 브랜드 (22)
      • 인터넷 (31)
      • 프로모션과 이벤트 (27)
      • 홍보 (54)
    • 02 문학 (1,030)
      • 독일문학 (70)
      • 러시아문학 (85)
      • 스페인 포르투갈 중남미문학 (32)
      • 아시아문학 (13)
      • 아프리카문학 (7)
      • 영국과 미국문학 (76)
      • 유럽문학 (47)
      • 일본문학 (41)
      • 중국 홍콩 대만문학 (126)
      • 프랑스와 퀘벡문학 (81)
      • 한국고전문학 (89)
      • 한국근현대문학 (277)
      • 희곡 (136)
    • 03 미디어 (354)
      • 뉴미디어 (58)
      • 미디어이론 (74)
      • 방송 (95)
      • 저널리즘 (109)
      • 출판 (13)
    • 04 사회과학 (176)
      • 경제와 경영 (56)
      • 법 (30)
      • 사회학 (44)
      • 연구방법론 (22)
      • 정치 (24)
    • 05 역사 (34)
      • 동양사 (19)
      • 서양사 (13)
    • 06 예술 (236)
      • 디자인 (11)
      •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32)
      • 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 (51)
      • 미술 (4)
      • 사진 (3)
      • 연극 (25)
      • 영상 (14)
      • 영화 (105)
      • 음악 (6)
    • 07 인문과학 (151)
      • 교육 (67)
      • 군사 (5)
      • 심리 (10)
      • 언어 (24)
      • 인류 (17)
      • 종교 (27)
      • 지리 (3)
    • 08 자연과학 (33)
      • 물리 (6)
      • 생물 (13)
      • 수학 (1)
      • 천문 (2)
    • 09 철학 (94)
      • 동양철학 (22)
      • 서양철학 (70)
    • 10 커뮤니케이션 (140)
      • 글쓰기 (14)
      • 말하기 (23)
      • 커뮤니케이션 이론 (61)
      • 프레젠테이션 (9)
    • 11 주말판 (204)
    • 12 교재 (67)
      • 2학기 교재 가이드 (8)
      • 강의 고민 해결사 (5)
      • 경쟁하는 교재들 (6)
      • 내 강의엔 이 교재가 좋았다 (12)
      • 대학가 인기 텍스트 탐방 (20)
    • 13 기획물 (628)
      • 2012년, 왜 이 책이었나? (7)
      • 2013년 내게 아주 특별했던 한 해 (4)
      • 2학기에 꼭 권하는 책 (9)
      • 416 커뮤니케이션 (11)
      • 가을에 읽는 책 (10)
      • 가족극장 (5)
      • 내가 홍보수석이라면 (5)
      • 독립 만세 (10)
      • 미리 만나는 봄 (5)
      • 북으로 간 문학 (37)
      • 선택 2012, 커뮤니케이션이… (13)
      • 설을 맞는 마음 (9)
      • 영화를 바꾼 영화 (13)
      •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 (4)
      • 욕망의 온도 (5)
      • 우화한 세계 (5)
      • 이해총서 (240)
      • 인터넷 쟁점 (11)
      • 인텔리겐치아 (5)
      • 저자와 출판사 (10)
      • 중국 홍콩 대만 근현대문학 특선 (6)
      • 지만지 1000종 기념 지식 여행 (10)
      • 지만지가 발굴 소개한 초판본 (15)
      • 지만지와 겨울 여행 (15)
      • 지만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여행 (12)
      • 창조경제를 묻는다 (12)
      • 추석 특집 (16)
      •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11)
      •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프런티어 (9)
      • 컴북스 올여름 독서 계획 (14)
      • 컴북스가 만드는 학술지 (12)
      • 피서지에서 만난 책 (6)
      • 한국동화 100년 (56)
      • 한글날 특집 (6)
      • 현장 이슈 (17)
  • 전체 (14)
  • 희곡 (32)

 

회사소개   알리는말씀   이용약관  유료서비스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회사약도   페이스북컴북스   페이스북지만지
커뮤니케이션북스(주) 02880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5-11 commbooks@commbooks.com 02.7474.001 02.736.5047
대표이사 박영률 사업자등록번호 105-87-11972 통신판매업신고 제2009-서울마포-00105호 Copyright ⓒ CommunicationBooks, Inc. All Rights Reserved.
커뮤니케이션북스 홈사이트는 인터넷익스플로러9 이상, 크롬, 파이어폭스를 권장합니다.

툴바로 바로가기
    • 컴북스가기
    • 주제로찾기
      • PR
      • 광고
      • 뉴미디어
      • 마케팅커뮤니케이션
      • 문화콘텐츠
      • 미디어산업과정책
      • 미디어론
      • 방송/영상
      • 스피치와작문
      • 영화
      • 저널리즘
      • 정기간행물
      • 커뮤니케이션학
      • 한국어
    • 컴북스는?
    • 지만지가기
    • 주제로찾기
    •    지구촌고전
      • 문학
      • 사회
      • 역사
      • 예술
      • 인문
      • 자연
      • 철학
    •    한국문학
      • 동시
      • 동화
      • 문학평론
      • 수필
      • 소설
      • 시
      • 육필시
      • 첫시집
      • 희곡
    •    기타
    • 상세주제로보기
    • 청소년특선
      • 청년고전247(모바일)
      • 청년고전247(PC)
    • 태그
    • 지만지는?
    • 학이시습가기
    • 주제로찾기
    •    HRD
    •    공교육개혁과대안
    •    교수학습방법
    •    문해학습과실천
    •    이론&역사연구
    •    일상에서배우기
    •    진로설계학습
    • 외국인을위한한국어읽기
    • 학이시습은?
    • 지식공작소
    •    경제/경영
    •    달리기/마라톤
    •    인문교양
    •    자기계발
    •    자서전/회고록
    •    지식공작소는?
    • 노마
    •    노마는?
    • 기획시리즈
    • 오디오북
      •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 100인의 배우, 세계 문학을 읽다
      • 길용우가 읽는 박태원 삼국지
      • 법정스님 108법문 (상)
      • 베개 타고 떠나는 이야기 여행
      • 빨강머리 앤 1권 초록지붕 집 이야기
      • 빨강머리 앤 2권 에이번리 이야기
      • 빨강머리 앤 3권 레드먼드 이야기
      • 셰익스피어 4대 비극
      • 세계 환상문학 걸작선
      •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 한국동화 문학선집
      •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
      • 지만지 한국희곡 선집
    • 로그인
    • 회원가입
    • 문의
    • 출간문의
    • FAQ
    • 자료실
    • 컴북스닷컴
    •    저자
    •    철학
    •    혁신
    •    편집
    •    디자인
    • 튜토리얼영상
    •    열람서비스
    •    컴북스캐시충전
    •    리딩패킷
    • 도서관의친구
    • 도서관을위한강연
    • 도서관을위한도서목록
    • 사서를위한F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