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렉트 시네마
영화를 바꾼 영화 2/13 : 다이렉트 시네마 <우드스탁(Woodstock)>
축제는 끝났다
축제의 마지막 날 아침이었다.
폭우는 그쳤지만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갔다.
지친 모습의 헨드릭스가 어슬렁거리며 무대에 올라섰다.
그의 손끝에서 너무도 친숙한 선율이 흘러나왔다.
미국 국가 <성조기(The Star Spangled Banner)>.
친숙한 만큼 더 낯선 멜로디가 진흙 덮인 골짜기들을 가로질러 물결쳤다.
비명에 가까운 새벽의 노래는 한 세대의 집합적인 각성을 향한 사운드트랙이었다.
그리고 축제는 끝났다.
그다음은?
격동의 1960년대를 기록한 미국의 다이렉트 시네마
그 백미 중의 백미를 소개한다.
<우드스탁(Woodstock)>, 1970년, 마이클 워들리(Michael Wadleigh) 연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가 미국의 국가 <성조기(The Star Spangled Banner)>를 뒤틀어 연주한다.
1960년대 시대정신의 상징이 된 기타 연주
베트남전 반전 시위와 더불어 평등, 성 해방, 인권, 공동체주의의 진보적 가치가 미국을 휩쓸었던 1960년대. 다이렉트 시네마(Direct Cinema)는 이 격동의 시대 미국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 가운데 마이클 워들리 감독의 <우드스탁>은 백미다. 1969년 8월 사흘간 뉴욕 베델의 한 농장에서 우중 진흙 밭을 뒹굴며 50여 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 젊은이들이 음악을 통해 삶의 희망을 노래한 축제를 생생히 기록했다. 특히 백미 중 백미는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미국 국가를 연주하는 부분. 푸른 구슬이 달린 하얀 가죽 재킷, 붉은 머리 스카프, 미국 국가를 뒤틀어 연주하는 격정적인 지미 헨드릭스의 이미지는 1960년대 시대정신을 상징한다. 미국 의회는 <우드스탁>을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혹은 미학적으로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해 미국국립영화등록소의 보존 영화로 선정했다. 1971년 제43회 아카데미다큐멘터리피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김상균 MBC 프로듀서, ≪다이렉트 시네마≫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