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피칭
피칭(pitching)은 야구에서 ‘공을 던지다’라는 뜻의 용어로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다. 그렇지만 피칭이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영화, TV 등 콘텐츠 산업에서 사용될 때 그 의미는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잠재적 시장에 ‘던지는 것(내놓는 것)’이다. 야구에서 투수는 타자가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지고자 하는 것과 달리 피칭에서 제작자는 투자자가 가장 탐낼 모양새로 포장해 작품의 아이디어를 던진다.
‘피칭이란’, ≪다큐멘터리 피칭≫, 4쪽.
피칭의 목적은?
작품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피칭의 대상은?
디시전 메이커라고 불리는 잠재적 투자자들이다.
디시전 메이커란 누구를 말하는가?
방송사의 커미셔닝 에디터, 배급사의 에이전트, 페스티벌의 프로그래머, 공적 펀더 등 모든 바이어를 포함한다.
어디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나?
가장 효율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곳은 콘텐츠 마켓이나 페스티벌에서 마련하는 공개 피칭 포럼이다.
공개 피칭 포럼은 언제 시작됐나?
1984년 캐나다의 대표 영상 축제인 반프페스티벌에서 시작되었다.
누가 만들었나?
당시 집행위원장이었던 팻 펀스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의 기획안을 발표하는 공개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개최했다. 그들을 교육할 목적이었다.
결과는?
방송 채널 커미셔너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행사에 참가한 제작자들이 큰 성과를 거두면서 피칭 포럼이 효과적인 투자 상담 장치라는 것이 알려졌다. 공개 피칭 포럼은 큰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피칭 포럼을 꼽는다면?
세계적 다큐멘터리 축제인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IDFA)과 프랑스의 서니사이드오브더독(Sunnyside of the Doc), 캐나다의 핫독(Hot Docs)을 들 수 있다.
피칭으로 성공한 국내 작품은 무엇이 있나?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승준 감독의 <달팽이의 별>, 국내 극장 개봉을 통해 500만 관객을 동원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프랑스 서니사이드오브더독에서 베스트 프로젝트로 선정된 하시내·최우영 감독의 <내일도 꼭, 조아저씨>가 대표적이다. 모두 피칭 포럼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고, 해외 배급의 계기를 만들었다.
피칭과 해외 진출은 어떤 관련이 있나?
피칭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다큐멘터리 제작에서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다. 피칭을 통한 제작비 조달은 이제 세계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재원 확보 방식이며, 가장 효과적인 해외 배급 통로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피칭을 위해 필요한 것은?
프로그램 아이디어와 열정이다. 그러나 그것을 잘 표현하기 위한 전략과 노하우도 중요하다.
어떤 전략과 노하우가 필요한가?
피칭은 무대에서 이뤄지는 퍼포먼스다. 관객을 매혹시킬 전략이 있어야 한다. 피칭은 또한 스킬이다. 효과적인 학습과 꾸준한 훈련으로 그 수준이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 서류 심사에서 어렵게 통과한 기획안이 작품이 되느냐 마느냐는 피칭 기술에 달려 있다.
≪다큐멘터리 피칭≫은 어떤 책인가?
쉽고 명료한 가이드북이다. 피칭의 기본 개념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제대로 피칭을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 준다. 피칭에 관련한 실용 정보와 한국 다큐멘터리의 세계 시장 진출에 대한 비전과 실천 전략을 담았다.
당신은 누구인가?
배기형이다. 한국방송공사(KBS) 프로듀서다.
2776호 | 2015년 10월 22일 발행
피칭, 다큐멘터리 자금과 배급의 신기술
배기형이 쓴 ≪다큐멘터리 피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