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저널리즘
2481호 | 2015년 3월 9일 발행
임종섭이 안내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임종섭이 쓴 <<데이터 저널리즘>>
저널리즘과 데이터의 허니문
저널리즘은 현실을 재현하는 과정이다.
이 시대의 현실은 데이터로 쌓여 간다.
스마트폰 이미지, 피디에프 보고서, 표와 거래 실적은 현실의 증언이다.
저널리즘과 데이터의 사랑이 시작된다.
“데이터는 최근 정부와 학계, 언론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활발하게 쓰는 유행어다. 현재처럼 데이터 수집, 분석, 활용 등에 관한 담론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역사적으로 드물기 때문이다. 정부, 기업, 국방, 교육, 문화 분야에서 ‘빅데이터’ 현상이 일면서 데이터 자체의 의미가 중요해지고 있다.”
‘데이터의 성격’, <<데이터 저널리즘>>, 2쪽.
데이터가 유행어가 된 이유가 뭔가?
복잡한 현실을 데이터로 고스란히 담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술이 많이 발전되었다.
어떤 현실을 담을 수 있나?
우리 일상의 모든 정보다. 문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찍은 이미지와 영상, 피디에프 보고서, 표, 거래 실적을 담을 수 있다. 우리가 만드는 거의 모든 것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데이터와 저널리즘은 어떤 관계인가?
저널리즘은 현실을 재현하는 과정이고 지금 이 시대의 현실은 데이터로 쌓여 간다. 양자의 관계가 점점 더 긴밀해진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등장하게 된 이유가 여기 있다.
뉴스 역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뉴스의 진화 과정이다. 1990년대 온라인 뉴스 홈페이지 제작, 2000년대 온라인 저널리즘이 최근의 모습이었다. 진화의 현주소는 데이터 저널리즘이다.
데이터 저널리즘 이전의 저널리즘은 어떤 모습이었나?
전통 저널리즘은 전문 언론인 집단이 주도하는 일방향 뉴스 전달 방식을 고수한다. 뉴스 독자를 구경꾼으로 간주한다. 그 결과 뉴스 콘텐츠가 독자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되지 않는다.
뭐가 달라졌는가?
데이터 저널리즘은 일방향 뉴스 전달을 상호작용으로 전환했다. 독자를 구경꾼이 아니라 참여자와 협력자로 바꾸는 데 기여한다.
독자는 어떻게 참여하나?
기자가 입수한 데이터를 독자들에게 공개하고 데이터 분석 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다. 데이터로 분석한 내용을 뉴스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도록 할 수도 있다.
언론과 독자의 관계가 달라졌는가?
그렇다. 뉴스 생이자(生利者)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라. 뉴스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주체를 뜻하는 신조어로, 소셜 미디어 등장 이후 부쩍 늘어난 독자 집단이다. 이들의 역할을 존중하고 적극 활용하는 것이 지금 저널리즘의 핵심 화두다.
뉴스 생이자의 사례가 있나?
≪LA타임스≫는 독자들이 지역별로 범죄, 교육, 인종 구성, 인구 정보를 직접 찾아 평가할 수 있는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직접 찾을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뉴스 소비를 더욱 능동적으로 만들었다.
≪가디언≫은 독자에게 무엇을 제공했는가?
영국 국회의원들의 경비 지출 내역이다. 이 데이터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분석하게 했다. 의원들이 경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 의원 해외 여행을 기업이 지원한 사실의 폭로로 이어졌다.
우리 언론의 데이터 저널리즘은 어떤가?
국내 언론사 중에 데이터 저널리즘을 수행하는 곳은 뉴스타파와 연합뉴스 미디어랩 정도다. 뉴스타파는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퍼블리카’를 참고해 홈페이지에 ‘데이터’라는 공간에 데이터를 분석한 그래픽이나 지도를 관련 기사에 연동해 게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디어랩의 ‘데이터’ 공간은 현재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왜 이렇게 지지부진한가?
언론사 경영진의 인식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전문가 채용, 기자 재교육, 관련 장비 구입과 같은 발빠른 행보가 필요하다. 위계적 조직 문화도 걸림돌이다. 협업과 뉴스 이용자 참여가 정착될 수 있도록 언론사의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
언론사 바깥의 문제는 없는가?
정부 기관의 ‘정보 공개’ 의지가 중요하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사안을 담고 있는 공공 데이터 없이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불가능하다. 정부부처, 입법부, 사법부, 관련 공공기관들의 공공 데이터는 국민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이 책, <<데이터 저널리즘>>은 무엇을 말하는 책인가?
데이터 저널리즘의 속성과 적용 방식을 정리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활용한 국내외 보도 사례,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대안 언론과 소셜 미디어가 데이터 저널리즘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짚었다.
최근 데이터 저널리즘 연구 경향은?
개념, 속성, 등장 배경을 진단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 개념을 바탕으로 컴퓨터공학과 정보과학 분야와의 학제간 연구가 진행 중이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뉴스 개념과 생산 방식에 미치는 영향력도 계속 분석되고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임종섭이다.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