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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한국고전문학 /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

z20140522-s

5월의 신간.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

모든 것이 가능한 인생의 운명
화담은 도술의 고수다. 시간과 거리, 있음과 없음이 자유자재다. 그가 아내에게 말한다. 세상에 난 뒤에는 정한 운이 있으니 누구라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분수 밖의 생각을 두지 말라.

송진한이 풀어 쓴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

하루는 건넌방으로 들어가면서 부인에게,
“이 방문을 열지 말고 있다가 내일 낮 열한 시경에 문구멍을 뚫고 들여다보시오.”
하신다. 부인은 ‘이제야 무슨 도술을 보여 주시려고 하는가 보다마는 저 작은 방에서 무슨 일을 하려 하신가?’라고 생각하였다. 그 이튿날 낮 열한 시경에 문살 틈으로 구멍을 뚫고 들여다보니, 방 안이 변하여 드넓은 바닷물이 되었는데, 선생은 조그마한 배를 타고 앉아서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머리를 둘로 갈라 틀어 올린 상투를 하고 호리병박 모양의 병을 찬 동자 둘이 좌우에 모시고 서서 옥피리를 불어 거문고 소리에 화답을 하고 있었다. 부인은 그 거동을 보고 무서운 마음은 없으나 놀라서 눈을 비껴 뜨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안방에 들어왔다. 한참 만에 선생이 문을 열고 웃으며 나와,
“한가하고 조촐한 구경을 그만하면 되었지요?”
하신다. 부인은 구경하였다고 화답하고, 그 바다는 어디쯤이며, 그 배와 그 동자는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니, 선생이 대답하기를,
“물은 바다가 아니라 동정호(洞庭湖)요, 배는 연잎으로 만든 것이요, 동자는 연 줄기로 만든 것이지요.”
하시는 말씀을 들은 부인은 웃으며,
“여기서 동정호가 수만 리나 되는데, 어찌 순식간에 왔다 갔다 하며, 연잎같이 연약한 물건을 사람이 어찌 타며, 연 줄기같이 미세한 물건이 어찌 사람이 되리까? 그것은 다 눈가림하는 헛일이요, 실상이 아닌 듯싶습니다.”
선생은 다시 웃으면서,
“천지 만물과 인생 백 년이 모두 헛일이지요. 그 일만 헛일이겠소.”
하시더라.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 송진한 풀어 씀, 71~72쪽

지금 화담이 무엇을 하는 것인가?
도술을 써 아내에게 뜻을 전한다.

그 뜻이 무엇인가?
세상 만물과 인생이 헛되며 뜬구름 같다는 것이다.

그의 인생관인가?
그가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세상과 싸우지 않고 거리를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도술을 얻었나?
하늘에서 내린 책을 구했기 때문이다.

그 책을 어디서 얻었나?
지리산에 올랐다 신선에게 받았다. 처음에는 읽지 못했다. 신선이 읽는 법을 가르쳐 주자 그제야 깨칠 수 있었다. 전생에 읽었던 글이기 때문이다.

전생이 무엇이었나?
그 역시 신선이었다. 하지만 무고하게 인상 세상으로 쫓겨났다.

그는 도술로 무엇을 하는가?
억울하게 죽은 여자 귀신의 한을 풀어 주고, 죽은 효자에게 다시 사는 방안을 일러 준다. 아름다운 여자로 변장한 여우에게 홀린 제자 허운을 구한다. 신부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를 허운이 물리쳐 그녀와 결혼하게 한다.

돈도 많이 벌어 부자가 되었나?
소문이 퍼져 사주를 보아 달라는 사람도 많고 점을 쳐 달라는 무리도 적지 않았다. 그는 모른다고 한다. 다만 병이 들어 당장 죽게 되거나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을 도와줄 뿐이었다. 잘사는 처가의 경제적 도움도 사양한 채 가난하게 산다.

능력이 무한한데 왜 가난한가?
그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의 뜻과 개인의 운명을 무척 깊이 의식한 듯하다. 호화롭게 살다 병에 든 뒤 그의 도움으로 회복된 아내에게 그가 한 말을 보면 화담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뭐라고 했는가?
이렇게 말한다. “천지간에 만 가지 물건이 크고 적음을 물론하고 세상에 생긴 후에는 모두 정한 운수가 있으니, 하물며 사람이야 말할 게 있으리오. 사람마다 내가 있을 땅을 도망치지 못하는 법이니, 분수 밖의 생각을 두지 마오.”

서화담은 어디 살던 누구인가?
서경덕이다. 화담은 그의 호다. 그는 개성 출신으로 조선 중기 성리학자다. 평생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학문 정진에 전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은 어떤 책인가?
1926년 광동서국에서 간행된 작자 미상의 구활자본 고전소설이다. 서경덕과 관련된 실기나 설화를 소재로 삼아 만든 도술소설이다.

실기나 설화와 이 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실기와 설화의 에피소드를 일대기로 엮어 이야기의 완성도가 비교적 높다. 작자가 에피소드마다 될 수 있는 한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도록 구성했다.

실기와 설화는 어디에서 가져왔는가?
실기는 ≪화담선생문집(花潭先生文集)≫,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등에 나온다. 설화는 ≪해동야언(海東野言)≫, ≪송도기이(松都記異)≫ 등의 문헌설화집이나 ≪한국구비문학대계(韓國口碑文學大系)≫ 같은 구비 설화집에 등장한다.

이들 자료에서 서화담 이야기는 각각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대략 17세기 중반 이전에는 서화담의 능력과 재주가 뛰어나다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같은 세기 중반 이후부터는 줄거리가 사회적 문제로 확장된다.

이야기가 사회 문제로 확장되는 원인은 무엇인가?
당대인들이 서화담을 통해 현실적 좌절을 극복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신은 시대적 상황을 회피하거나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는다. 사회적 문제에 소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세상에 우회적으로 저항한다.

서화담 캐릭터도 바뀌는가?
전승 초기에는 유학자로 기술되나 후기에 올수록 도가적 인물로 묘사된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활동적인 도가적 인물로 나오지만 일부에서는 절제와 탐구의 유학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도술로 치면 서화담과 전우치는 누가 윗길인가?
전우치는 지배층을 희화화하고 착하지만 약한 백성들을 돕는 행동하는 영웅이다. 서화담은 학구적이고 덕을 닦는 데 열정과 의지를 가진 인물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송진한이다. 전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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