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 시선
가을 들판의 노래
정처 없는 삶의 이치란 알기 쉬운 것
만물의 하나라도 어긋나게 할 수 없다
물이 깊으면 물고기 즐거워하고
숲이 무성하면 새들이 돌아오는 것
노쇠한 나는 가난과 질병을 달게 받으리
부귀영화에는 시비가 따른다네
가을바람이 등받이와 지팡이에 불어와도
나는 이 북산의 고사리 싫은 줄 모르겠구나!
秋野 五首
其二
易識浮生理,
難敎一物違.
水深魚極樂,
林茂鳥知歸.
衰老甘貧病,
榮華有是非.
秋風吹几杖,
不厭北山薇.
≪두보 시선≫, 김의정 옮김, 161쪽
시인으로 이름을 떨치기보다
바른 정치로 백성을 구제하고 싶었다.
매정한 운명은 기회를 비켜 갔고
그럴수록 시정(詩情)은 깊어져
마침내 시성(詩聖)이 되었다.
그것 또한 삶의 이치.
2790호 | 2015년 11월 7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