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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순학 시선

z20121023-1

중국시, 당시 신간 <<두순학 시선>>

망하는 나라의 시인
열 살부터 두순학은 열심히 공부했다. 과거 급제가 목표였다. 입신양명을 꿈꿨다. 서른두 살부터 도전했지만 합격은 마흔다섯 살이었다. 당나라는 끝을 보고 있었고 관직은 돈으로 거래되었는데 돈은 민중의 산물이므로 세상은 찢어지고 있었다. 망하는 나라의 입신양명은 무슨 뜻이 있을까? 시인은 연민한다.

두순학은?
당나라 말기 혼란한 시대에 활동한 시인이다.

시는?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현실의 어지러움을 이야기했다.

불행한 시인인가?
연이은 과거 시험 낙방으로 실의에 빠졌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불만도 컸다.

몇 번이나 낙방했나?
열 살에 공부를 시작해 서른두 살부터 과거를 봤지만 마흔다섯이 되어서야 8등으로 합격한다.

무능했나?
과거 자체가 불합리했다. 당시의 병폐였다.

과거의 병폐는?
성적보다 권세가의 추천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시험 전에 잘나가는 권세가에게 자신의 능력을 알려서 추천을 받기 위해 시문을 바치는 일이 크게 유행했다. 이를 간알(干謁)이라 한다.

당시 사회 사정은?
안으로는 당쟁이 치열했고 환관이 전횡했다. 밖으로는 지방관이 발호해 중앙의 관리가 미치지 못했고 외적의 침략이 잇따랐다.

그런 나라가 얼마나 버틸 수 있었을까?
시인이 죽고 3년 만에 나라가 망했다.

과거는 입신양명이 목적인데 그는 왜 그것에 집착했나?
개인적인 신분 상승 욕구도 있었지만 정치적인 이상을 실현하고 싶어서다.

가난했나?
부잣집에서 태어나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지만 사대부 가문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출세에 대한 욕망이 컸던 것 같다.

그의 이상은 무엇이었나?
전쟁과 지배층의 착취에 시달리는 백성을 구제하는 것이다.

사상 배경은?
유가의 현실주의 정신이다. 특히 ≪시경≫의 현실주의 전통과 교화를 중시했다.

시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직접적으로 현실을 직시하며 통치 집단을 비판한다.

현실 참여의 계기는?
몸소 사회적 혼란과 전쟁을 겪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낙방한 후 몇 차례 전국을 유랑하는데 그때 전쟁으로 피폐해진 마을과 백성들의 처참한 현실을 직접 보았다. 연줄이 없어 연이어 낙방한 경험은 부패한 사회를 질타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주장은?
“시의 종지(宗旨)가 백성을 구제하는 것임을 잊지 않았건만”이라 말하며 창작의 목표가 ‘세상을 구제하는 것’이라고 표명한다. 애민의 정치 이상이다.

현실 참여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산속의 과부(山中寡婦)>라는 시에서 산속에 사는 과부의 말을 빌려 백성의 고통을 단적으로 묘사한다.

지아비는 병사로 나가 죽고 혼자 초옥을 지키느라,
삼베 모시로 만든 옷 입고 머리털은 누렇다네.
뽕나무가 모두 다 베어졌건만 그래도 세금을 내라 하고,
논과 밭이 황량하게 된 후에도 오히려 세금을 걷네.
시시때때로 들판의 풀과 뿌리를 삶고,
금방금방 잎 달린 생나무 잘라 때어야 하네.
깊은 산 더 깊은 곳에 가더라도,
역시 당연히 세금과 부역을 피할 계책은 없을 것이네.

夫因兵死守蓬茅,
麻苧衣衫鬢髮焦.
桑柘廢來猶納稅,
田園荒後尙徵苗.
時挑野菜和根煮,
旋斫生柴帶葉燒.
任是深山更深處,
也應無計避征徭.

개인적 고민을 드러내는 시는 어떤가?
과거에 대한 집착이 드러나 매우 세속적이다. 그렇기에 더욱 인간적이다.

한 수 예를 들자면?
‘낙제’로 시작하는 제목의 시들이 특히 그렇다.
<낙제 후 알고 있는 분에게 드리며(下第投所知)>를 보자.

새벽 북소리 들으니 낙제의 근심이 생겨나지만,
집안이 미미하고 재능이 박하니 어찌하겠는가?
포기하지 않고 권세가에게 바치는 글을 더욱 많이 쓰지만,
도리어 피붙이에게는 편지 쓰기 어렵네.
황제의 정원에는 일찍부터 꾀꼬리가 봄을 맞은 나무에서 울지만,
낚시하던 고향에서는 봄비에 허름한 집이 젖을 것이라네.
문관을 떠나 동쪽으로 돌아가려고 생각도 해 보지만,
다시 일이 잘못될까 봐 두렵네.

落第愁生曉鼓初,
地寒才薄欲何如.
不辭更寫公卿卷,
却是難修骨肉書.
御苑早鶯啼暖樹,
釣鄕春水浸貧居.
擬離門館東歸去,
又恐重來事轉疏.

주제가 너무 단조롭지 않은가?
대부분의 시가 개인적인 불우와 현실 사회의 면면을 표현하고 있지만, 천편일률적이지는 않다. 은일의 심정이나 벗과의 우정 그리고 불도(佛道)와 관련된 시도 썼다.

문단의 평가는?
신문방(辛文房)은 ≪당재자전(唐才子傳)≫에서 “근심하고 탄식하며 슬퍼하고 우려하는 언어가 매우 많다”라고 말했으며, 갈립방(葛立方)은 ≪운어양추(韻語陽秋)≫에서 “두순학은 나이가 들어도 급제하지 못해 자기를 알아주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아주 절박했다”고 평했다.

형식의 특징은?
현전하는 326수가 모두 근체시다. 그중 오언율시(五言律詩)가 127수, 칠언율시(七言律詩)는 140수로 가장 많다.

다른 만당 시인과 비교하면?
관로가 순탄했던 시인과 비교하면 역시 불우한 인생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두순학과 유사한 시인들이 많았다.

다른 시인들과 교류는 없었나?
나은(羅隱)과 교류를 드러낸 시가 있다. 그러나 그밖에는 우인(友人)이라고 했을 뿐 직접적으로 시인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은 것을 보아 별다른 교류는 없었던 것 같다.

한국 독자에게는 낯선데?
당대 시사 전체에서 본다면 시명이 매우 뛰어난 시인은 아니다. 시가 내용 역시 일관적이지 않으며, 개인적인 한탄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 시인을 선택했나?
문학적으로 시를 통해 당대 말기의 현실 사회를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인생길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좌절을 솔직하게 표현한 인간적인 시인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지금도 두순학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불우를 표현한 시를 통해서 시공을 초월해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는 무엇을 얻을까?
한 시인의 인생과 시대적 혼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누군가?
임원빈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공부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숭실대학교에서 강의한다.

두순학의 시 한 수를 추천한다면?
<또다시 호성현을 지나며(再經胡城縣)>를 고르겠다.

왜 이 시인가?
직접적으로 통치 집단의 착취를 표현하면서 백성들의 고통을 잘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표현 수법도 뛰어나다. 시인은 두 번째 방문한 마을의 변한 모습을 통해 창작 의도를 잘 부각하고 있다. 붉은색을 통해 백성들의 수탈에 대한 정황을 선명하게 연상시킨다.

또다시 호성현을 지나며(再經胡城縣)

작년 일찍이 이 호성현을 지나갔는데,
마을 사람들이 말만 하면 원성이 자자했네.
오늘 다시 와서 보니 현의 관리들이 붉은 인끈을 매었는데,
바로 백성들의 피와 혼이 물든 것이라네.

去歲曾經此縣城,
縣民無口不冤聲.
今來縣宰加朱紱,
便是生靈血染成

≪두순학 시선≫, 두순학 지음, 임원빈 옮김,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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