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이시훈과 한주리가 옮긴 주디 브라운넬(Judi Brownell)의 <<듣기 – 태도, 원리 그리고 기술(Listening: Attitudes, Principles, and Skills)>>
듣기를 배운 사람 있어?
인간 소통은 20%의 말하기와 80%의 듣기로 구성된다. 듣기를 배운 사람은 드물다. 가르치는 곳은 더욱 드물다. 이 책의 추천 사유다.
왜 커뮤니케이션 전공 학생들이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가?
자신이 가진 에너지의 20%는 말하기에, 80%는 듣기에 투여할 때 커뮤니케이션은 효과를 나타낸다. 우리는 온통 말하기에만 관심을 가졌다. 체계적으로 듣는 훈련을 해 본 적이 없다.
왜 한국에서는 듣기를 가르치지 않나?
누구도 듣기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 듣기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붓지만 우리말, 타인의 표정이나 감정을 듣는 교육은 받지 않았다. 그 중요성을 모른다. 전공이나 교양 과목으로 개설할 필요가 있다.
<<듣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듣기의 원리와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가장 우수한 책이다. 전공과 관계없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다루나?
듣기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다. 듣기의 효율성, 듣기 이론과 연구, 청취 과정, 이해 과정, 기억하기 과정, 해석 과정, 평가 과정, 반응 과정을 HURIER 모델을 통해서 설명한다. 가족, 학교, 회사 상황에 맞는 듣기 원리와 기술, 다문화, 정보화 사회의 듣기 문제와 과제도 다룬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에서 듣기의 역할은 무엇인가?
듣기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종착역이자 효과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귀로 듣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표정이나 감정을 헤아려 살피는 것까지 포함한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익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상대방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 이해하고 해석하며 적절히 반응하는 총체적 과정이다. 커뮤니케이션은 곧 듣기다. 잘 듣지 못하면 오해가 생기고 오해는 결국 커뮤니케이션 단절을 낳는다.
그냥 들으면 안 되나?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기술인가?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이 책을 번역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내 주변의 것에 대해서 얼마나 감수성 있게 듣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은 무엇인가?
나는 들을 수 있는 것을 듣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출근길, 통학길에서 무수히 지나쳤던 사람들, 풀 한포기, 새소리, 차의 경적음. 이 모두가 의미를 가진다. 내가 얼마나 알아들었겠는가?
듣기를 익히면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나?
더 넓게 볼 수 있다. 다른 사람 또는 사물과 훨씬 더 진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듣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감정이입과 상대에 대한 이해다. 그래야만 들리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도 여기서 출발한다. 상대방 주장을 듣지 않는다.
잘 들으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행복해진다. 경제적으로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 관계가 돈독해지고 환경에 더 진지해진다.
듣기가 6단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복잡한 행위라는 말이 사실인가?
책의 절반 이상이 듣기 단계를 설명한다. 청취-이해-기억-해석-평가-반응의 6단계다. 소비자행동론에서 다룬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과 유사하다.
이 책의 강점은 무엇인가?
각 단계마다 더 잘 듣기 위한 원리와 기술을 소개한다. 이론적 논의와 함께 핵심적인 내용을 사례로 시작하고 사례 토론이나 질문으로 끝을 맺는다.
제대로 들었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의 결과를 사례로 알 수 있나?
비교할 수 있다. 각 사례가 가지는 재미 그리고 이론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발견하는 재미가 크다.
대학에서 듣기를 가르치는 과목이 있나?
불행히도 없다. 스피치 수업에 1주를 듣기 수업으로 할애하여 이 책을 소개했다. 일종의 참고문헌인데 사서 읽는 학생은 많이 보지 못했다.
책을 읽은 학생들은 어떻게 반응했나?
노트 필기 방법 같은 실용 주제에 관심이 많았다.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펼쳐 보겠다는 대답도 많았다.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좋은 책을 번역했다고 칭찬하는 분이 많았다. 관련 과목 개설이 적어서 책의 대중화를 걱정해 주시는 분도 계셨다. 국내 도서 중 듣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없기에 희소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 책의 독서법에 왕도가 있나?
없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한 챕터씩 읽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이 책은 순서대로 읽어야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1부 도입 부분, 2부 6단계 설명, 3부 활용과 정보사회의 듣기의 중요성과 관계의 중요성 등 큰 줄기를 갖고 세부적인 내용을 읽어 가면 이해하기 쉽다.
이 책을 학생 때 읽었다면 당신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마 더 많은 여자와 사귀었을 것이다. 그들의 말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들었을 테니까. 사회를 이해하는 폭도 넓었을 것이다. 각계각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을 테니까.
당신은 누구인가?
이시훈이다. 계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