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서사무가 〈제석본풀이〉의 당금애기는 딸과 아내와 어머니로서 수난을 겪습니다. 원치 않던 임신을 했고, 남성에게 버림받았으며, 가문을 욕보였다는 이유로 쫓겨납니다. 남편의 부재 속에서 출산하고 양육합니다.
여성의 수난은 문학의 가장 오래된 주제입니다.
문화·구조적으로 여성이 억압됐던 고전 시대. 여성의 수난을 그린 작품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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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에 던져진 양갓집 규수, ≪육미당기≫
가정(家庭)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순간 여성의 신체는 인신매매와 겁탈이라는 위협에 정면으로 노출된다, 이것이 고전 시대의 감각입니다. 규방의 약질로 성장한 설서란은 부모를 잃고 거처할 집마저 불타자 시녀 춘앵과 함께 집밖에 내던져집니다. 《육미당기》는 설서란과 시녀 춘앵에게 가해지는 여러 위협과 이를 피하기 위한 두 여성의 힘겨운 사투를 그립니다.
서유영 지음, 장효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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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본시 창기오나, ≪정밀 완역 이명선본 춘향전≫ 2024년 8월 신간
이 참판 내외의 불같은 호령에 백년을 언약했던 이몽룡은 춘향이를 두고 서울로 떠납니다. 새로 도임한 변학도의 수청 들라는 주접에 춘향이는 손톱이 뽑히고 정강이가 깨집니다. 천한 기생에 불과한 성춘향. 삼청동 이 참판 집에 시집가 팔자를 고쳐 보려했으나 그 길이 쉽지 않습니다.
작자 미상, 조희웅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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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이 네 애비가 누구더뇨? ≪강상련≫
한 끼 식사조차 해결 못하는 몰락한 양반 심학규. 먼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앞뒤 헤아리지 않고 공양미 3백 석을 몽운사로 보내겠노라 약조해 버립니다. 심청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유일한 재산인 자신의 몸을 파는 것입니다. 일곱 살 때부터 구걸을 해 아비를 먹였던 심청이는 다시 한번 임당수에 몸을 던지겠다 결심합니다. 동네 사람 누구도 그르다 않습니다. 심청이의 수난은 효(孝)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여성의 삶입니다.
이해조 지음, 권순긍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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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한 자색(姿色)이면 값은 얼마인가? ≪채봉감별곡≫
문벌도 재산도 남부럽지 않은 김 진사의 외동딸 김채봉. 이팔청춘에 이르러 부사의 아들 장필성과 백년가약을 맺습니다. 그러나 벼슬을 탐낸 김 진사는 서울 사는 허 판서에게 딸을 첩으로 주기로 하고 과천현감 자리를 약속받습니다. 결국 채봉이는 도망을 쳐 기생집에 흘러들고 호색한들에게 둘러싸여 힘겨운 나날을 보냅니다. 채봉이가 수난하는 것은 그녀가 남성들 사이의 교환물이기 때문입니다.
작자 미상, 조윤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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