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직업
김승월이 쓴 <<라디오 직업>>
소리가 움직이는 것
대부분 눈으로 보고 알지만 정작 영혼을 울리는 것은 소리다. 눈이 바쁠수록 귀는 한가해져 라디오는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다. 마음을 움직이는 라디오 직업을 알아본다.
당신이 라디오를 특별히 인간적인 매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청각 때문이다. 음악이 감성을 자극하듯 소리도 감성을 자극한다. 라디오는 소리로 인간의 감성에 호소한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정보의 양이 적고 부정확하지만 감성을 자극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소리가 눈보다 낫다.
라디오로 소리를 전달할 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무엇인가?
청각은 시각과 달리 장면 전환이 느리다. 또 여러 소리가 동시에 들리면 청취자는 소리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청취자가 편하게 구분하는 소리는 서너 명 정도가 함께 이야기하는 정도다. 그 이상이 되면 곤란하다.
<<라디오 직업>>은 무엇을 다루나?
라디오 직종을 소개한다. 열 가지 라디오 직업의 역할, 조건, 업무를 정리했다. 라디오 직업의 세계를 통해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 방법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라디오 직업인들은 텔레비전 직업인들과 어떤 면이 다른가?
텔레비전 제작진이 도시인이라면 라디오 제작진은 시골 사람이다. 가족적이고 인간적이다.
보통 몇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가?
텔레비전에 비해 제작진 수는 적다. 소수의 제작진이 함께하므로 서로의 작업을 잘 이해해야 팀워크가 좋아진다.
소통 방식에서 라디오의 강점은 무엇인가?
감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는 라디오만한 것이 없다. 이야기는 라디오에 잘 어울리는 제작 방법이다. 청취자와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청취자와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난 진행자는 누구인가?
이문세를 꼽을 수 있다. MBC가 2006년에 라디오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조사했는데, 최고 프로그램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가, 최고 진행자로 이문세가 뽑혔다. 2007년에는 골든마우스상도 탔다.
골든마우스상은 무엇인가?
MBC라디오에서 뛰어난 진행자에게 헌정하는 상이다. 방송 진행 20년 이상의 진행자에겐 골든마우스를, 10년 이상엔 브론즈마우스를 수여한다. 골든마우스는 이종환·김기덕·강석·김혜영·이문세·배철수·최유라가, 브론즈마우스는 손석희·노사연이 받았다.
이문세가 소통에 뛰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대화에 집중한다. 청취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애인이나 친구라고 생각하고 일대일로 대화하듯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탁월한 디제이는 누구인가?
이종환이다. 우리나라 2호 디제이고 최장수 디제이다. 피디로 방송을 시작해 <별이 빛나는 밤에>와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에서 디제이로 활약했다.
좋은 디제이의 조건은 무엇인가?
김기덕은 훈련된 언어, 지식과 상식, 기기 조작 능력, 감각과 순발력, 정신과 육체의 건강, 외국어 실력을 꼽았다. 유머 감각이 있어야 하고, 어쿠스틱 퍼스낼리티가 좋아야 한다.
어쿠스틱 퍼스낼리티가 무엇인가?
목소리의 개성이다. 디제이의 목소리는 개성이 있어야 한다. 그 개성과 프로그램의 성격이 잘 맞아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
<격동 50년>같은 다큐멘터리드라마에서 성우의 역할은 무엇인가?
성우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해설을 맡은 성우 김종성은 프로그램의 기둥같은 존재다. 목소리가 강철같다. 그 강한 소리로 드라마의 든든한 기둥이 되기도 하고 상황을 부드럽게 감싸기도 했다.
성우 연기의 표현력은 어떻게 실현되나?
성우는 소리 연기자다. 소리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한다. 인물의 감정과 성격, 장소, 계절, 의상까지 소리에 담는다. 먼저 작품을 이해하고,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고 소리로 표현한다.
음악과 음향 담당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소리에 날개를 단다. 음악과 효과는 원고를 보다 강하게 표현한다. 음악과 효과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라디오의 현장 리포트에서는 무엇이 핵심인가?
정확한 정보와 효과적 전달이다. 현장음도 취재해 녹음하고 목소리에도 현장감이 있어야 한다. 정보 전달이 잘 되도록 말의 순서를 효과적으로 구성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라디오 작가를 프로그램의 어머니라고 설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백지에 그림을 그리고 틀을 세운다. 단순히 원고만 쓰는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의 아이템을 선정하고 출연자를 섭외한다.
라디오 피디는 어떤 사람인가?
제작진을 이끄는 리더십, 사회현상에 대한 통찰력, 건강한 가치관, 식을 줄 모르는 열정, 자기만의 표현방식을 가진 사람이다.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 사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껴야 한다.
라디오 직업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라디오는 정체 상태지만 팟캐스팅, 사내방송, 오디오북 같은 오디오 콘텐츠 제작 관련 직업은 계속 많아진다. 라디오라는 전통 매체로부터 새로운 매체의 소리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승월이다. MBC라디오에서 30년간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든 라디오 피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