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프로그램 포맷
2429호 | 2015년 2월 2일 발행
김승월이 안내하는 라디오의 세계
김승월이 쓴 <<라디오 프로그램 포맷>>
연출된 민중의 소리
장삼이사가 제 맘대로 말한다.
간간이 소음도 들린다.
현장감이 살아나고 이야기는 자연스럽다.
복스팝은 민중의 소리라는 뜻이다.
방송 중간에 넣어 주면 즉흥성, 통찰력, 유머를 얻을 수 있다.
“복스팝(VOX POP)은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1분에서 2분 정도의 아주 짧은 프로그램이다. 길이는 짧지만 복스팝만큼 강하고 효과적인 라디오의 표현 형식은 드물다. 복스팝을 넣어서 코너를 만들면 프로그램에 활력이 생기고, 구성도 짜임새가 있게 된다. 시사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오락 프로그램,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복스팝’, <<라디오 프로그램 포맷>>, 37쪽.
복스팝이 무엇인가?
어떤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인터뷰해 1분에서 2분 길이로 편집한 녹음물이다. 라틴어 ‘vox populi’에서 나왔는데, 민중의 소리(voice of people)란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용하는 용어인가?
현재 방송가에선 ‘플래시컷’이란 용어를 더 자주 사용한다. 라디오에서 ‘컷’이란 녹음물을 말한다.
복스팝도 라디오 프로그램 포맷 중 하나인가?
프로그램 포맷이라기보다 프로그램 속의 코너로 활용되는 포맷이다. 하지만 모든 프로그램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포맷이다.
유용성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우수한 복스팝에는 즉흥성, 다양성, 통찰력, 유머가 있다. 각계각층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의견을 다각도로 담아낼 수 있다. 그래서 복스팝을 활용하면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재미있다.
어떻게 만드는가?
아이템 선정, 취재 계획 수립, 인터뷰 녹음, 녹음물 편집의 순서로 제작한다.
아이템을 결정했다면?
인터뷰 질문을 만든다. 첫 질문이 중요하다. 가볍게 이야기 나누듯 시작할 수 있고, 문제의 초점을 바로 치고 들어가 짧은 시간 안에 강한 반응을 유도해야 한다.
인터뷰 노하우는?
길에서 취재 대상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아이템과 관련된 장소로 직접 찾아가라.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을 수 있다. 무리 지어 있는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사람이 응하면 다른 사람들도 쉽게 응해 준다. 마이크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에게는 마이크에 손수건을 씌워 의식하지 않도록 배려한다.
기대한 답변을 만나지 못하면?
똑같은 질문을 여러 방법으로 돌리면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한 질문을 한 방향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하는 것이다. 눈빛과 표정으로 맞장구쳐 주면서 자신감을 주어야 한다.
녹음할 때는?
말하는 사람의 말뿐만 아니라 웃음과 한숨과 같은 호흡도 함께 담는다. 인터뷰를 하기 전에 인터뷰하는 장소의 앰비언스(ambience)를 1분 정도 녹음해 둔다.
앰비언스란?
특정 공간의 소리를 말한다. 공간음, 장소음, 분위기음의 의미가 있다. 앰비언스는 인터뷰 장소의 설명과 인터뷰 상황을 묘사해 시각적인 이미지를 그려 낸다.
좋은 복스팝 제작의 관건은?
말의 흐름을 정교하게 편집해야 한다. 주제에 맞는 인터뷰 녹음물이나 흥미 있고 독특한 녹음물을 골라내 기승전결과 같이 일정한 흐름에 따라 편집한다.
흐름은 어디로부터 어디로 가는가?
도입부는 청취자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질문의 핵심을 되묻는 말이나 강렬한 주장을 내세운다. 도입부에 이어서 이야기의 흐름이 연결되게 한다. 남녀노소를 적절히 섞어서 성별, 연령별로 변화를 주거나, 말의 길이가 긴말, 짧은 말로 변화를 준다. 클로징은 여운이 남는 인상적인 말로 마친다. 복스팝의 시작이나 연결 부분에 한숨이나 웃음소리를 적절히 섞으면 극적 표현이 된다.
복스팝의 사례로 무엇을 들 수 있는가?
매일 오전 11시 10분에 방송되는 MBC 표준FM <그건 이렇습니다 이재용입니다>의 ‘노래 속 그건’이란 코너다. 어떤 노래에 얽힌 기억과 일화를 복스팝으로 소개한 뒤 노래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청취자는 다른 사람들의 소박한 추억담에 공감하면서 노래에 쉽게 몰입하게 된다. 복스팝이 추억을 되살리며 노래의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이 책, <<라디오 프로그램 포맷>>은 무엇을 다루는가?
이 책의 목적은 라디오 제작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제작 방법에 따라 10개의 포맷으로 분류해 DJ 프로그램,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 토크 프로그램, 공개방송, 복스팝, 라디오 뉴스, 중계방송, 종합 구성, 라디오 다큐멘터리, 라디오 드라마의 특성과 제작 노하우를 설명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승월이다. MBC라디오국 PD였고 인하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강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