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혁명
김은규 <<라디오 혁명>>
영상 시대의 반역자
책과 신문, 영화와 웹툰, 텔레비전과 유튜브까지 시대는 볼 거리를 찾는다. 볼 만하면 성공하고 볼 일 없으면 망한다. 라디오는 보이지 않는다. 시대를 잘못 만난 것인가? 일하면서 듣고 운전하면서 듣고 공부하면서 듣고 잠을 청하며 듣는다. 인터넷 덕분에 누구나 방송을 만들어 보낼 수도 있고 찾아 들을 수도 있다. 라디오, 반역에 성공할 것인가?
영상과 인터넷 시대 왜 라디오를 주목하나?
라디오의 존재감이 옅어졌다. 그러나 라디오는 일상 유비쿼터스 미디어다. 새로운 미디어와 결합하며 진화하는 라디오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었다.
이 책은 라디오의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라디오의 탄생과 기술, 제도 발전에 대한 사회문화사다. 당대 사회 현상과 어떻게 어울리며 발전해 왔는지 설명한다.
라디오의 발전 동인은 무엇인가?
근대 과학기술이다. 무선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라디오가 탄생했고, 진공관이 개발되면서 소리가 증폭됐다. 트랜지스터가 라디오를 소형화하면서 대중 확산의 계기가 됐다.
기술만으로 사회 미디어가 그렇게 확산될 수 있는가?
라디오방송의 네트워크화, 주파수 운영의 법제화, 편성과 광고 도입이 라디오 발전을 이끌었다. 세계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도시화 같은 사건과 현상은 라디오의 영향력을 강화시켰다.
라디오 역사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인가?
라디오 드라마 <화성으로부터의 침공> 방송이다. 라디오의 영향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줬다. 1938년 CBS 라디오방송은 화성인이 침공하고 있다는 가상 드라마를 내보냈다. 시민들은 현실 상황으로 오인해 공황상태에 빠졌고, 부상자와 물질적 피해가 속출했다. 이 사건은 미디어의 영향은 ‘총 맞은 것처럼 크다’는 탄환이론을 낳았다.
대중의 감각에 라디오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
20세기 초반 대중의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 들었다. 네트워크된 라디오방송과 편성 시스템은 대중의 시·공 감각을 변화시켰다. 이미 시계가 있었지만 라디오는 개별 시간을 관리하는 데 기여했다. 광범위한 지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라디오방송은 국가 표준 시간을 각 가정으로 전달했다. 가정의 거실을 점령한 초기 라디오와 트랜지스터 이후 소형화된 라디오의 진화는 대중의 공간적 감각을 바꾸었다.
라디오는 어떻게 대중화되었나?
1930년대 세계 대공황으로 대중의 삶이 피폐해졌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대중은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위안을 찾았다. 가족이 즐기는 오락거리이자 사회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처였다. 세계 대공황이 역설적으로 라디오 대중화에 기여했다.
라디오방송의 상업화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초기에는 백화점이나 라디오 제조사의 판매 수익을 높이기 위해 라디오방송사를 세웠다. 지역 청취자가 대상이었다. 라디오방송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이용자가 늘자 대중에게 문화로 다가갈 수 있는 라디오를 광고주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라디오방송사는 운영비 해결을 위해 광고를 적극 유치했다. 광고의 결합은 라디오방송의 상업화를 이끌었다.
라디오는 독자적인 저널리즘 영역을 가지고 있는가?
텔레비전에 비해 라디오 저널리즘은 부차적으로 인식된다. 라디오는 자신만의 매체 특성을 살리면서 독자적 저널리즘을 개척한다. 다른 일을 하면서 듣는 워킹타임 미디어, 개인 공간에서 언제든 청취 가능한 개인 미디어의 특성을 갖는다. 최근의 사회 이슈에 대한 정보와 해설, 분석을 심층적으로 전달하는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라디오 저널리즘은 자기 영역을 확보했다.
BBC 같은 공영방송 모델은 어떻게 등장한 것인가?
미국에서 발전한 상업 라디오방송 모델을 보면서 유럽은 방송 규제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방송사 난립과 전파 혼란을 이유로 정부의 방송 조정과 개입을 합의했다. 공익에 바탕을 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방송을 규정하고 공공 서비스를 역할로 규정한다.
지역사회에서 라디오 역할은 무엇인가?
라디오는 음성으로 전달되어 장비나 기술적 측면에서 접근이 쉽다. 지역 공동체나 사회문화적 공동체들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민주적 소통을 위한 창구로 활용한다. 세계적으로 커뮤니티 미디어, 공동체 미디어로 라디오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우리나라 공동체라디오는 어떤 모습인가?
2009년부터 정규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이 도입되어 현재 7개가 운영 중이다. 하지만 기존 방송법은 공동체라디오방송의 도입 취지와 현실을 담아내지 못한다.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크다.
공동체라디오의 활성화를 위한 시민사회의 구체적 요구는 무엇인가?
핵심은 공동체라디오의 허가 출력 문제다. 방송 범위가 너무 좁다는 것이다. 현행 방송법에서 허가 출력은 10W 이하다. 그러나 실제 허가 출력은 2009년 정규 공동체라디오방송 허가 시 허용한 1W다. 1W에 따른 방송 도달 범위는 이론적으로 반경 5km지만 실제로는 지형 여건에 따라 그 범위가 좁아진다. 도심밀집형 지형에 위치한 공동체라디오의 방송 범위는 1~1.5km 수준이다. 각 지역의 조건에 따라 10W에서 100W 내에서 출력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체라디오의 운영은 안정성을 확보했는가?
공동체라디오는 영리성이 취약한 매체다. 공적지원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 출력이 제한되어 수익사업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공동체라디오의 도입 취지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 공적지원이 필요하다. 출력문제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라디오에게 SNS의 확산은 행운인가, 비극인가?
라디오는 참여 미디어다. 생존 전략 중 하나가 청취자 참여다. 쉽게 접근하고 친밀감을 형성해 청취자 참여를 이끌어 낸다. SNS는 기술적·문화적 측면에서 참여 미디어인 라디오의 생존전략을 강화할 것이다.
라디오의 미래는 무엇인가?
디지털 결합은 다양한 형태의 청취자 접근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MP3 같은 모바일 미디어가 예다. 인터넷에서 보이는 라디오, 팟캐스트 같은 주문형 방송도 있다. 디지털 시대, 라디오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을 것이다.
이 책은 누구를 위한 노력인가?
라디오는 근대 문명의 중요한 산물이다. 대중과 함께 호흡한 대표 미디어다. 라디오 역사와 사회문화 영향을 정리한 책이 없었다. 라디오 역사와 현재를 이해할 수 있는 대중서가 필요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은규다. 우석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 대안미디어, 시민저널리즘, 공동체라디오, 미디어교육을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