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유럽 천줄읽기
2539호 | 2015년 4월 14일 발행
러시아, 유럽의 미래
이혜승이 뽑아 옮긴 니콜라이 다닐렙스키(Николай Я. Данилевский)의 <<러시아와 유럽(Россия и Европа)>>
천년 대국의 잠재력
유럽의 변방, 동토의 제국, 신비의 대지, 곧 러시아의 이미지다.
다닐렙스키는 이곳에서 인류의 미래를 발견한다.
뛰어난 정치 능력과 안정된 사회경제 체제를 지적한다.
그에게 러시아는 유럽의 미래였다.
슬라브 문화의 독자성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던진다. “이 새로운 문명의 본질은 대체 무엇이며, 그 학문과 예술, 시민 사회 체제의 특징은 무엇인가?”
≪러시아와 유럽≫, 니콜라이 다닐렙스키 지음, 이혜승 옮김, 103쪽
다닐렙스키가 누군가?
러시아의 슬라브주의자다. 러시아의 자연 생태계와 사회를 연구했다. 1822년에 태어나 1885년에 죽었다.
그가 말하는 슬라브 문화란 무엇인가?
아리아족의 일파인 슬라브 민족의 문화다. 러시아, 체코, 세르비아, 불가리가 여기에 속한다.
문화의 독자성은 무엇인가?
그는 슬라브 역사문화권, 특히 러시아의 고유한 특징을 살폈다. 먼저 종교를 말한다. 슬라브인들의 주요 관심사다. 그들 대다수는 정교를 수호한다. 이스라엘과 비잔틴의 위대한 사명을 이어받은 선민이라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믿는다.
정치 문화는 어떤가?
러시아는 천년 동안 대국을 유지했다. 그들의 정치 능력에 대한 가장 분명한 증거물이다. 방대한 자유를 지녔으면서도 남용하지 않는 태도가 눈에 띈다.
사회경제 체제는 어떤 모습인가?
토지 없는 국민이 없었다. 변혁의 위협에 직면한 당시 유럽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문화는 뒤지지 않았나?
국가 체제를 확립하고 독립을 지키는 데 모든 힘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문화는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문화 후진성에 대한 다닐렙스키의 설명은?
환경은 열악하다. 그러나 잠재 역량과 정신력의 씨앗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환경이 달라지면 화려하게 꽃피고 열매를 맺을 것이라 보았다.
슬라브 예술의 씨앗은 어디에 있었나?
고골, 푸시킨, 톨스토이다. 유럽 최고 수준이다. 다만 러시아 스스로가 러시아적인 것을 경멸하는 태도 때문에 외면당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다닐렙스키가 그린 슬라브 문명의 미래는 무엇인가?
인도,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게르만은 모두 아리아족이다. 그들은 독자적 역사문화를 발전시켰다. 슬라브 민족도 독자적 문명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꼭 그래야 하는 이유가 뭔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천년에 걸친 민족의 준비도, 수백 년 지속된 국가의 생존과 투쟁도, 희생을 치르면서 얻은 막강한 정치력도 모두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슬라브주의의 핵심이다.
슬라브주의란?
러시아를 주축으로 한 슬라브 민족의 동맹이 세계를 구원할 메시아라고 생각하는 세계관이다.
메시아를 자임하는 주장의 근거가 뭔가?
슬라브 민족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역사문화권을 완성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슬라브주의는 어떤 특징이 있는가?
기존 슬라브주의에서 진일보했다. 슬라브 문화가 인류 전체를 이끌거나 대신할 수는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전체 인류 역사를 구성하는 하나의 역사문화권 정도로 여겼다.
그의 역사관은 무엇인가?
세계 역사는 다양한 역사문화권의 공존이라고 해석했다. 문화를 유기체로 보는 문화 상대주의의 단초를 마련했다. 사과나무에서 배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한 민족의 문화를 다른 민족의 문화에 이식할 수도 없다고 봤다.
다닐렙스키의 약점은 뭔가?
문화는 정치 독립 이후에만 성립된다고 봤다. 그러므로 정치 단위를 형성하지 못한 민족은 문화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한 민족이 국가를 성립하기 전까지 견지했던 세계관, 사상, 생활양식, 물질 산물이 문화 영역에서 누락된다. 문화의 폭이 좁아지는 것이다.
당신은 이 책을 어떻게 발췌했는가?
전체 17장 중 다닐렙스키 문화 이론의 핵심과 러시아의 고유성, 그리고 러시아 역사문화 유형의 미래를 제시하는 5장, 6장, 17장을 번역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혜승이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교양학부 강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