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만든 10가지 시각효과
아날로그 시대의 슈퍼맨에게는 와이어가 필요했지만 디지털 시대의 그에게는 컴퓨터가 필요하다. 그를 슈퍼 히어로로 만드는 것은 와이어에 의지한 연기가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의 능력이다.
‘시각효과의 진화, 그 시작과 발전’, ≪명화를 만든 10가지 시각효과≫, xviii쪽.
슈퍼맨은 어떻게 탄생했나?
좁틱 기법이 관객을 향해 날아오는 슈퍼맨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좁틱이 뭔가?
조란 페리식(Zoran Perisic)이 개발한 특수효과 기법이다. 전방 영사를 응용했다.
전방 영사란?
미리 촬영한 필름을 스크린에 투사하고 이를 배경으로 인물이 연기하는 방식이다.
<슈퍼맨>에서는 어떻게 활용했나?
크리스토퍼 리브가 하늘을 나는 자세로 와이어에 매달리면 그의 뒤로 미리 촬영한 메트로폴리스 공간을 투사했다.
기존 기법과 차이가 뭔가?
카메라와 영사기의 렌즈에 각각 줌렌즈를 붙였다. 영사기의 줌렌즈는 줌인에서 줌아웃으로, 카메라의 줌렌즈는 줌아웃에서 줌인으로 작동시켜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
카메라 렌즈가 줌아웃에서 줌인으로 이동하는 동안 슈퍼맨의 크기가 커지면서 마치 카메라 앞으로 날아오는 듯한 효과를 낸다.
순식간에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장면은 어떻게 연출했나?
이때도 전방 영사 기법을 사용했다. 예로 들 만한 재밌는 장면이 있다.
어떤 장면인가?
슈퍼맨이 연인 로이스와 헤어지는 장면이다. 로이스를 베란다에 내려놓고 슈퍼맨은 다시 하늘로 솟아오른다. 곧바로 노크 소리가 난다. 문을 열자 클라크가 서 있다.
편집으로 연결한 것 아닌가?
편집은 없었다. 슈퍼맨이 로이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날아오르는 장면을 먼저 촬영했다. 실사 촬영에서는 로이스가 카메라를 등진 채 스크린의 슈퍼맨과 작별하고, 곧이어 클라크가 등장한 것이다.
디지털 버전의 슈퍼맨은 어떻게 달라졌나?
더 빠르고 더 자연스러워졌다.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을 보자.
2013년에 개봉한 슈퍼맨 영화 말인가?
디지털 슈퍼맨은 악당 조드에게 주먹을 날리고 조드의 몸은 순식간에 건물들을 부수며 허공을 가로지른다. 아날로그 슈퍼맨이 와이어에 매달린 채 보여 준 어색한 육박전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감과 움직임이다.
이 장면에는 어떤 기법이 사용됐나?
컴퓨터 프로그램이 슈퍼맨과 조드의 움직임을 재현한다. 디지털 시각효과가 아날로그 시각효과에서 재현한 이미지를 좀 더 현실감 있는 모습으로 재매개한 것이다.
재매개의 목적은?
관객은 그럴듯한 스토리와 이미지에 몰입하며 재미를 느낀다. 관객이 그럴듯하다거나 자연스럽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시각효과는 관객의 눈높이를 향해 진화하고 있다.
이 책, ≪명화를 만든 10가지 시각효과≫는 무엇을 다루는가?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10가지 특수효과의 정의와 기원, 제작 원리를 살핀다. 관객의 착각을 부르는 시각효과는 무엇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류재형이다.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다.
2751호 | 2015년 9월 23일 발행
슈퍼맨의 시각효과
류재형이 쓴 ≪명화를 만든 10가지 시각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