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미디어와 새로운 인간관계 네트워크의 출현: 휴대전화는 사회관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배진한이 옮기고 리치 링(Rich Ling)이 쓴 <<모바일 미디어와 새로운 인간관계 네트워크의 출현: 휴대전화는 사회관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New Tech, New Ties: How mobile communication is reshaping social cohesion)>>
모바일과 사회자본, 양날의 검
바로 옆에 앉아 있지만 대화는 없다. 카톡질에 바쁘기 때문이다. 미국 사는 친구와 한 시간째 논쟁이다. 인터넷 시대에 한국과 미국은 모르는 옆집보다 가깝다. 개인주의와 사회자본이 충돌한다. 모바일은 양날의 검이다.
휴대전화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
개인주의 심화다. 정보통신 테크놀로지가 현대인의 개인주의를 증폭·강화시킨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일상에서 개인주의 심화 증폭은 어떻게 진행되나?
젊은 남녀가 함께 카페에 들어온다. 자리에 앉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낸다. 누군가와 끊임없이, 속된 말로 카톡질을 해 댄다. 이때 두 남녀는 현실공간에 같이 있지만 실제로는 가상공간의 그 누군가와 더 농밀하게 함께한다. 스마트폰이 현실공간의 면대면 상호작용의 질을 저하시키는 셈이다.
리치 링의 의견은 당신의 주장과는 반대 아닌가?
그는 휴대전화가 사회 결속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사회 결속을 강화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은 무엇인가?
의례적 상호작용이다.
여기서 의례는 무엇으로 정의되나?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일정한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특정한 진행 순서를 갖춘 상호작용이다. 참가한 사람들이 서로 교감하는 관심사가 있으며 특정 분위기를 공유한다. 사회 결속을 유도하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의례를 형성하고 사회 결속을 유도할 수 있는가?
휴대전화로 이어진 가상공간의 특징은 끊임없는 접속과 대화다. 동일한 물리적 시공간에 함께 있지 않더라도 의례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졌다.
문자메시지도 의례적 상호작용인가?
청소년들이 끼리끼리 주고받는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사실 별 게 없다. 오히려 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고 의미 있다. 매일 매시간 소통하는 것이 바로 또래집단 구성원들 간의 의례적 상호작용인 셈이다.
실증 근거가 있나?
노르웨이에서 십 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휴대전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이용 정도는 또래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정비례했다. 휴대전화를 더 많이 사용할수록,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수록,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을수록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낮았다.
가까운 사람들 간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준다는 말인가?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과의 일상적 상호작용에서 휴대전화는 강한 연결망을 유지하는 최적의 채널로 사용된다. 유럽 전역에서 수집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도 휴대전화가 자신에게 중요한 소수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조직하는 데 주로 활용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은 사회자본을 증식시킬 수 있는가?
끊임없는 접속과 대화는 개인 간, 집단 간 사회적 교류를 활성하고 연대와 결속을 다진다. 사회자본의 형성과 유지, 강화에 기여한다.
사회자본은 개인주의의 대척점에 서 있지 않은가?
그렇다. ≪나 홀로 볼링≫으로 유명한 퍼트남이 정의한 대로, 사회자본은 “사회 구성원 상호 간의 이익을 위해 조정과 협동을 촉진하는 규범, 신뢰, 네트워크”다.
사회자본이 경제자본, 인적자본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사회자본은 사람들 간의 관계 내에 존재한다. 사회 구성원들에게 공유된 행동 규범과 문화 정체성을 부여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한다.
모바일의 커뮤니케이션 엔도가미 문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끼리끼리 커뮤니케이션을 심화해 더 큰 차원의 사회적 결속을 저해하는 현상이다. 우리 사회의 인맥주의 폐단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이 책은 무엇을 묻는가?
휴대전화가 사회적 결속에 기여하는가, 저해하는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개인주의에 기여하는가, 사회 결속에 기여하는가? 약한 연결은 사회 접촉을 확대하는가, 축소하는가? 모바일은 소집단 폐쇄성을 강화하는가, 전 사회 유대를 강화하는가? 이런 질문에 답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배진한이다.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다. 휴대전화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실증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