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 환상 단편집|잔, 왕의 딸|사형수 최후의 날|코끼리 외
겨울방학 청소년 지만지 1. 소설
지구촌 시대 우리 청소년을 위한 고전
므로제크는 폴란드의 국민작가이고
라이허는 타이완의 루쉰이며
≪잔, 왕의 딸≫은 캐나다의 대표 고전입니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들에겐 ‘듣보잡’과 다름없습니다.
청소년 권장 도서의 대부분이
몇몇 언어, 작가, 작품에 편중되었기 때문입니다.
21세기 지구촌 시대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합니다.
우리 청소년에게 새로운 고전 목록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정말 무서운 것
모파상이 남긴 수많은 단편들 중 무섭고 환상적인 이야기 여덟 편을 모았다. 작가에게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는 것은 귀신이나 괴물 따위가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보는 익숙한 것들이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일까? 청소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초현실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모파상 환상 단편집≫, 기 드 모파상 지음, 노영란 옮김, 프랑스
캐나다 고전의 대표작
17세기 프랑스 왕실이 식민지 퀘벡에 신붓감으로 보낸 소녀를 ‘왕의 딸’이라고 했다. 수녀원의 고아 잔 샤텔도 ‘왕의 딸’이 되어 사냥꾼의 아내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고된 환경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와 재치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잔. 퀘벡 주의 거의 모든 중학교에서 필독서로 쓰는, 캐나다 고전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잔, 왕의 딸≫, 수잔 마르텔 지음, 김명희 옮김, 퀘벡
사형제에 대한 위고의 생각
빅토르 위고가 익명으로 펴낸 이 책은 순식간에 팔려 나갔다. 하지만 정작 이 소설에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빠져 있다. 사형수의 신분에 대해서도, 살인 사건의 동기나 현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히려 어머니를 가진 청소년 독자라면 누구든 소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사형제에 대한 대문호의 생각이 궁금하면, 읽어 볼 것!
≪사형수 최후의 날≫, 빅토르 위고 지음, 한택수 옮김, 프랑스
폴란드 국민작가의 부조리 소설집
42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므로제크의 부조리 소설집. 폴란드에서는 상황의 부조리함을 말할 때 “므로제크에서처럼”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폴란드의 공산주의, 관료제, 계급제도와 같은 시대착오적인 잔재를 향해 풍자의 칼날을 번득이는 작품들을 통해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코끼리가 아닌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코끼리≫, 스와보미르 므로제크 지음, 정정원 옮김, 폴란드
대만의 루쉰을 만나다
‘타이완의 루쉰’ ‘타이완 신문학의 아버지’ 라이허의 단편소설 8편이 실렸다. 작가는 일제 식민지 통치의 죄악과 타이완 민중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그들의 민족의식은 이런 작품을 통해 인식되고 쌓여 나갔다.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일제 통치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뱀 선생≫, 라이허 지음, 김혜준·이고은 옮김, 타이완
전쟁이 일어난다면…
“살인하고 방화하고 약탈해서는 안 된다고 누가 말했는가? 우리는 살인하고 약탈하고 방화할 것이다. …나는 우리의 조국이 정신병원임을 선포할 것이다. 우리 정신병자들의 적은 아직 미치지 않은 사람들이다.” 작가는 러일전쟁을 배경으로 전쟁 속 인간의 불안과 광기를 소름 끼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붉은 웃음≫, 레오니트 안드레예프 지음, 이수경 옮김, 러시아
따뜻한 휴머니스트의 성찰
낭만적 휴머니스트 황순원. 그의 작품은 따뜻한 감성과 인본주의의 형상화를 통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소나기>, <독 짓는 늙은이> 등 잘 알려진 전기 작품뿐 아니라 덜 알려진 후기작 <소리 그림자>, <마지막 잔>, <나무와 돌, 그리고>까지 12편이 실렸다. 후기작은 주로 노년과 죽음 문제에 관한 뛰어난 성찰을 보여 준다.
≪황순원 단편집≫, 황순원 지음, 김종회 엮음, 한국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벗어난 주요섭
<사랑손님과 어머니>와 달리 작가의 신경향파 성향과 세태 파악 능력을 보여 주는 작품 6편을 골랐다. <살인>과 <의학박사>는 각각 당대의 빈곤 문제와 비양심적인 지식인에 관한 얘기다. <붙느냐, 떨어지느냐?>에는 1950년대 어린이들을 괴롭힌 중학 입시 얘기가 나오며, <세 죽음>은 <꺼삐딴 리>의 주요섭 버전이다.
≪주요섭 작품집≫, 주요섭 지음, 이승하 엮음, 한국
한국인은 착했다
식민지 이후 모더니즘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영수는 한국인의 착한 인간성을 서정적 단편으로 그려 낸다. 그의 작품 중 <고무신>, <머루>, <화산댁이>, <갯마을> 등 9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특히 서민층의 애환을 다룬 작품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 회복을 상기시킨다.
≪오영수 단편집≫, 오영수 지음, 오태호 엮음, 한국
식민지 조선 여류의 현실 인식
강경애의 중편 두 편을 실었다. 1934년 작 <소곰>과 1936년 작 <지하촌>. 빈농의 계급성과 조선 여성의 젠더 의식으로 무장한 이 여성 작가는 식민지 현실에서 싱싱한 비판 의식을 선물 받았다. 간도의 지역성과 중국인 지주, 공산당과 마적단이 등장하는 소설 공간은 당대 특수한 삶의 좌표를 증언한다.
≪강경애 작품집≫, 강경애 지음, 김경수 엮음,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