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세계화 이론과 모순
이렇게 시작부터 한정된 공간 속의 현상을 ‘전 세계적’, 혹은 ‘전 지구적’ 현상으로 확대 과장함으로써 과거 서구 유럽의 제국주의자들이 세계를 마음대로 누비며 세계의 문화와 인류에 대한 ‘제멋대로의’ 해석을 생산했듯, 세계화 이론가들은 또다시 그들만의 제한된 ‘세계’를 학문이란 이름으로 재생산하며 세계의 불균형을 정당화하고 있다.
‘세계화의 두 얼굴’, ≪미디어의 세계화 이론과 모순≫, 93쪽.
무엇이 세계화인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학자들 해석이 제각각이다. 경제 개념에서 시작됐지만 경제·정치·사회학계에서 논쟁을 통해 담론이 형성됐다.
일상어 아닌가?
학계의 논의와 일반 인식 사이에 거리가 있다.
보통 사람에게 세계화의 의미는 뭔가?
거역하기 힘든 시대의 물결이다. 모두의 삶을 결정한다.
학술어가 일상어로 흔해진 이유는 뭔가?
세계화란 용어를 미디어가 반복 전파했다.
우리가 이 말을 뜻도 모르고 쓴단 말인가?
모두가 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대화는 시작된다. 뜻을 물을 타이밍을 놓쳤다.
학자들의 해석이 제각각인 이유는?
분야마다 이해관계와 인식 바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계화 이론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무엇이 문제인가?
세계화는 허울일 뿐이다. 그 뒤에 온갖 꿍꿍이를 매복시킨다.
어떤 꿍꿍이인가?
정치인은 경제위기의 원인을 정치 실패에서 찾지 않는다. 세계경제 탓으로 돌린다. 기업인은 공장 해외 이전과 폐업, 노동자 대량 해고를 정당화하는 데 세계화를 도용한다.
우리들 개인의 위치는?
무방비 상태다. 세계화를 못 따르면 도태된다는 압박을 느낀다. 압박의 책임조차 개인의 부적응에서 원인을 찾는다.
시민이 그렇게 무력해졌나?
세계화 속에서 개인은 시민이 아니다. 소비자로 전락한다.
시민은 국가의 보호를 요청하지 않는가?
세계화는 국가의 존재를 부정한다. 국경은 이미 열렸다. 국가는 역할이 축소되거나 소멸되었고 과거의 영향력과 기능을 상실했다.
국가의 자리는 누가 채우는가?
초국적기업들이다. 국경을 초월해 경제 영토로 간주되는 경제 세계를 넓혀 간다.
세계화에서 초국적기업은 무엇을 하는가?
최전방을 맡고 있다. 장애로 인식되는 각국의 규제를 제거한다.
이 책, ≪미디어의 세계화 이론과 모순≫은 무엇을 다루는가?
세계화 이론에 대한 비판과 반박이다. 세계화 이론이 정립되는 과정에서 가장 논쟁이 치열했던 열 가지 핵심 문제를 정리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한수경이다. 마이그린뉴스 발행인이며 인천대학교 강사다.
2721호 | 2015년 8월 19일 발행
세계화, 아는 사람은 없다
한수경이 쓴 ≪미디어의 세계화 이론과 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