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바로보기: 언론 모니터의 이론과 실제
한국 언론의 문창극 보도 리뷰 1.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을까?
임동욱이 쓴 <<미디어 바로보기: 언론 모니터의 이론과 실제>>
현실보다 더 심각한 언론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요령부득의 보도가 쏟아진다.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은 구름이 된다. 정파와 사시와 속셈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이 원하는 보도는 무엇인가? 사실의 인식이다. 입장은 그다음 일이다.
미디어가 보여 주는 세상이 왜곡돼 있다면 우리의 눈을 의심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여 주는 미디어를 의심해야 한다.
‘머리말’, <<미디어 바로보기: 언론 모니터의 이론과 실제>>, v쪽.
문창극 사태에 대한 미디어의 태도는 무엇이었나?
≪한겨레≫, ≪조선일보≫, KBS, MBC, ≪오마이뉴스≫가 제각각이었다. 진보와 보수,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가 서로 다른 논조를 쏟아냈다.
≪한겨레≫가 설정한 프레임의 타격점은 어디였는가?
그의 역사관이 식민사관이라는 점에 집중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인들을 비하하고 무시할 때 즐겨 사용했던 ‘게으르면서 거지 근성이 있다’는 식민사관과의 유사성을 상기시켰다.
무엇을 노린 것인가?
그의 종교 강연이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조선인 비하’와 ‘조선 근대화론’을 핵심으로 하는 일제 식민사관과 그 뿌리가 같다는 것을 보여 주는 데 목적이 있었다.
≪조선일보≫의 대응은 무엇이었나?
그이 교회 강연을 종교 간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관이 정치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노력한 것이다.
여론은 어떻게 유도했나?
여론이 워낙 좋지 않자 검증 기회만큼은 주어야 한다며 청문회 전 사퇴를 막는 데 주력했다. 그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도 비판했다며 ‘강단 있는’ 언론인 모습을 조명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방송의 스탠스는 무엇이었나?
KBS는 문창극 교회 강연을 최초로 보도하여 이슈로 띄우는 데 성공했다. SBS와 MBC는 이를 뒤쫓거나, 제대로 뒤쫓지도 못하면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였다.
방송국 간 온도 차가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MBC가 사내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문창극 관련 보도뿐만 아니라 정권 관련 보도에는 거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KBS의 이번 보도도 사장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나온 일시적 현상이라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일시적 현상에 불과한 것인가?
이번에 KBS가 ‘한 건 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기자들에게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의 권한을 보장해 준다면 그들은 언제라도 한 건 이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의 시각은 무엇이었나?
비판 입장을 취했다. 역사관을 문제 삼으며 원로 역사학자들, 독립 후손가들, 위안부 할머니의 1인 시위를 보도했다. 사퇴 과정에서 자기변명으로 일관하는 후보자의 모습을, 사퇴 후에는 이에 대처하는 청와대의 방식을 보여 주었다.
결론은 어디로 끌고 갔는가?
‘장고’ 끝에 정홍원 총리 유임이라는, 버린 카드를 다시 만질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일베, 곧 일간베스트의 태도는 어땠는가?
두 가지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하나는 새누리당이 문창극을 지키지 못했다는 논리다. 다른 하나는 문창극이 인사청문회까지 가지도 못하고 낙마했지만, 제2기 내각 청문회를 앞두고 장렬히 전사함으로써 국가와 새누리당을 포함한 보수 전체에게는 다행이라는 시각이다.
문창극 사태와 언론의 태도를 보는 당신의 시각은 무엇인가?
대립은 역사 발전에서 긍정 과정이다. 문제는 대립 자체가 아니라 대립 과정에서 사실의 왜곡 과장 축소가 판을 흔든다는 사실이다. 논리도 이념도 아닌 색깔 논쟁으로 변질되는 모습이 재연된다. 논리와 주장에 색깔이 씌워지면 논리 자체가 모호해진다.
논리 실종의 결과는 무엇인가?
가리키는 곳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물어뜯는 일이 심심치 않다. 손가락이 빨갛다느니 파랗다느니, 손가락이 예쁘다느니 밉다느니 하면서 문제의 본질이 희석된다. 핵심에 대한 문제 제기와 논리는 사라지고 감성과 윽박지름, 자기주장만 남는다.
이런 언론과 논의 수준을 해결할 대안은 없는가?
언론 모니터의 중요성이 여기 있다. 대중매체가 제공하는 정보는 대부분 표피적이고 파편적이다. 언론 모니터란 언론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보지 말고 좀 ‘삐딱하게’ 보자는 것이다. 언론이 말하는 것이 전부 진실이 아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언론을 보자는 것이다.
언론을 모니터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어떤 언론이 거짓을 말하고 참을 말하는지 수용자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하나의 신문이나 텔레비전만을 보는 것이 아니고 두 매체를 비교해야 한다. 두 매체를 비교하면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과장을 하고 축소를 하는지 알 수 있다.
국내 언론 모니터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대학생이 대부분 신문을 읽지 않고 뉴스도 거의 보지 않는다. 텔레비전을 보더라도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스포츠 프로그램 정도만 본다. 모니터는 자기의 생각과 기준을 가지고 내용을 비판적으로 보는 것이다. 언론 모니터의 수준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언론을 바로 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 대학에서도 언론 비평이나 언론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과목들이 개설돼야 한다. 무엇보다 수용자 스스로가 언론은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인식하고, 비판적이고 ‘삐딱하게’ 비교를 하며 보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임동욱이다. 광주대학교 광고이벤트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