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재원
우리나라 유료방송사업자의 가장 중요한 재원은 홈쇼핑 채널 송출 수수료다. 이런 구조는 저가 가입자 경쟁을 촉발하고, 디지털 전환을 지연한다. 결과적으로 유료방송 사업 구조가 왜곡된다.
‘홈쇼핑 채널 송출 수수료’, ≪방송 재원≫, 95쪽.
유료방송사업자란?
가입자에게 대가를 받고 다채널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다. 무료로 시청하는 지상파방송과 대비된다.
어떤 사업자가 있나?
케이블티브이, 위성방송, 아이피티브이가 있다. 인터넷으로 방송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오티티는 아직 법적 방송사업자가 아니다.
유료방송 재원 구조는 어떻게 되나?
시청료가 기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시청료가 전체 재원의 50%밖에 안 된다.
다른 50%는 무엇인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이용료다.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급상승했다.
얼마나 상승했나?
2010년 4857억 원이었는데 홈&쇼핑 출범 이후 폭등했다. 2014년에 6개 홈쇼핑사가 지출한 수수료는 1조445억 원이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총순이익을 넘는 수치다. 공영 홈쇼핑인 아임쇼핑이 출범한 올해도 급증 가능성이 있다. 정상적이지 않다.
유료방송 시장의 정상적 구조란?
시청료가 주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월평균 시청료가 6000~7000원대다. 초저가 수준이다.
그 결과는?
방송 서비스 품질이 아니라 가입자 확보 경쟁만 벌인다.
홈쇼핑 송출 수수료와 가입자 경쟁의 상관관계는 무엇인가?
방송 플랫폼 사업은 양면시장 구조다. 방송 시청 대가를 받는 시장과 가입자 규모를 기반으로 광고나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받는 시장이 함께 있다.
사업자들이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는 이유가 뭔가?
저가라도 많은 가입자를 확보해 수수료를 늘리려는 것이다. 방송·통신 결합 상품 경쟁으로 유료방송 서비스가 번들 상품화되었다. 수수료 의존도는 더욱 심화된다.
수수료 의존도가 커지면 어떤 문제가 있나?
좋은 방송 콘텐츠로 수입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공급하는 선순환 구조가 절대 형성될 수 없다. 결국 몇 개 지상파방송 재송신 채널 주위에 홈쇼핑 채널을 배치해 수익을 도모하는 저급한 시장으로 전락한다.
디지털 전환 지연의 원인은 뭔가?
고가의 디지털 방송 상품은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없다. 월 3000~4000원 이하의 아날로그 가입자라도 많이 확보해야 수수료를 늘릴 수 있다. 아직도 저가 아날로그 케이블티브이 가구가 700만 가구를 넘는 이유다. 사업자는 많은 비용을 들여 디지털로 전환해도 저가 유료방송 구조 때문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어떤 문제부터 풀어야 하나?
저가 유료방송 시장의 정상화다. 이런저런 명분으로 홈쇼핑 채널을 계속 늘리는 비상식적 정책부터 중지해야 한다.
유료방송사업자는 홈쇼핑 채널을 몇 개까지 운영할 수 있나?
법적 제약은 없다. 수수료 의존도가 절대적 상황에서 홈쇼핑 채널이 의무송신 채널처럼 편성되고 있다. 최근 출범한 공영 홈쇼핑과 10여 개의 데이터 홈쇼핑 채널까지 가세해 거의 20여 개 채널이 난립한다.
홈쇼핑 채널의 사업 취지는 뭔가?
‘중소기업 육성’과 ‘합리적 소비자 유통창구 구축’이다. 1995년 도입 초기부터 변하지 않았다.
사업 결과는?
중소기업 육성이나 농어민 유통창구 구축은 솔직히 성공이라 보기 어렵다.
왜 그런가?
홈쇼핑 채널 몇 개로 수만 개나 되는 중소기업 유통 활성화가 어불성설이다. 중소기업 상품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수료를 감당하기도 어렵다. 온갖 편법과 비리가 발생하는 이유다.
그래도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이 계속 늘어나지 않는가?
역설이다. 홈쇼핑 채널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 목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말이다. 본래 취지보다 유료방송사업자의 수익창구 역할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재원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방송사업자는 급증했는데 재원은 늘지 않았다. 동맥경화 상태다.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재원 구조를 다양하게 확대해야 한다.
재원의 이름이 뭔가?
공영방송 수신료다.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광고와 유료방송에서 이탈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할 수 있나?
정부가 공적·사적 방송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 조감도를 내고 실행해야 한다.
이 책, ≪방송 재원≫은 무엇을 다루는가?
방송 재원 전반이다. 케이비에스 수신료, 광고뿐 아니라 학문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홈쇼핑 송출 수수료, 지상파 재송신 대가, 브이오디 콘텐츠 이용료, 제작 협찬, 정부 지원을 다룬다.
당신은 누구인가?
황근이다.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다.
2761호 | 2015년 10월 5일 발행
케이블·위성·아이피티브이는 뭘 먹고 사나?
황근이 쓴 ≪방송 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