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비장전
비속하고 음탕한 조선 소설
≪배비장전(裵裨將傳)≫이다. 이런 대목들이다.
“양인(兩人)이 의복을 활활 벗고 원앙금(鴛鴦衾)에 두 몸이 한 몸 되어, 사랑 동포(同抱) 좋을시고. 풍류 없는 네 발 춤이 삼경(三更) 달에 춤을 춘다. 대단(大緞) 이불 속으로 일진풍이 일어나며, 양간산중 알심 못에 일목주룡이 굽이치며 백화담담 물결친다.”
판소리 <배비장 타령(裵裨將打令)>에서 비롯한 판소리계 소설 중 하나다. 배비장이 여자를 밝히다 망신당하는 이야기인데 충(忠)·효(孝)·열(烈)과는 거리가 멀다. 하여 판소리 다섯 마당에도 끼지 못하고 전승이 거의 끊길 지경이 되었다. 김창진(사진)이 정확하고 재치 있게 교주하여 조선어 읽는 맛이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