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자 동화선집
오디오북 특집 4. 살기와 죽기의 차이는 뭔가?
백승자가 짓고 박종순이 해설한 ≪백승자 동화선집≫
죽음에서 시작되는 삶
죽음 없이 삶을 볼 수 없다. 죽음은 삶의 거울이고 종착점이며 그래서 출발점이 된다. 죽음을 온전히 보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죽음이 아닌 삶을 시작한다.
특히 어제는 재래시장의 낡은 건물에서 불이 났대. 신고를 받은 소방관들이 출동했을 때, 시장 골목은 이미 구경하는 사람들로 메워져 있었단다.
닫힌 문틈으로 나오는 검은 연기와 매캐한 냄새, 사람들의 비명….
소방관 세 명이 들기에도 벅차게 무거운 소방 호스는 쉼 없이 강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네 아버지를 비롯한 두 팀의 구조대가 그 속을 파고들었단다.
‘무엇보다 먼저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소방관들은 눈길이 마주칠 때마다 말없는 약속을 확인하고 힘을 내곤 한다지.
<마지막 숨바꼭질>, ≪백승자 동화선집≫, 백승자 지음, 박종순 해설, 90~91쪽
누가 누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인가?
경민이 어머니가 아버지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경민이 아버지는 소방관이다.
경민 아버지는 어떤 삶을 사는가?
경민이는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낮잠인 아버지’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잠꼬대가 ‘호스 빨리빨리!’일 정도다.
잠만 자는 아버지가 야속한가?
엄마가 그렇게 물은 적이 있다. 경민이는 ‘아니다. 괜찮다’고 대답했지만 목소리는 뾰로통하다.
엄마가 경민에게 아빠의 활약상을 설명한 이유는 뭔가?
경민이가 아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어제 재래시장에서 일어난 화재 얘기를 한다. 그곳에서 움직이는 아빠의 모습을 그려 준다.
엄마의 얘기는 경민이에게 어떻게 전달되는가?
왠지 모르지만 “경민이 마음이 한결 풀렸다.” 엄마와 함께 케이크를 사서 집에 간다. 아버지에게 간소한 생일상을 차려 준다.
아버지 생일이었나?
아니다. 시장 화재 얘기를 들은 경민이 “아버지 다시 태어나신 거나 마찬가지라고” 야단하며 엄마에게 케이크를 사자고 조른 것이다.
아버지의 삶을 이해한 것인가?
작품은 아버지의 처지, 아버지의 과거, 소방관이 된 계기를 경민이 자연스레 이해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소방관이 된 계기가 뭔가?
동생이 화재로 죽었다. 촛불을 들고 옷장 안에 숨었다가 참사가 났다.
작품 제목 <마지막 숨바꼭질>이 그 이야기인가?
그렇다. 옷장 안에서 불이 나게 된 그 사연, 곧 숨바꼭질을 가리키는 제목이다. 동생의 ‘마지막 숨바꼭질’이라는 가슴 아픈 기억을 가진 형은 커서 소방관이 되고 보람을 찾는다.
동화에서 죽음을 다뤄도 되는가?
죽음 또한 삶의 일부다. 아홉 살에 언니가 죽었다. 사는 일 말고 죽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죽음 화소에 대한 평론가의 의견은 어떤가?
박종순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 “삶을 전체성 차원에서 조망할” 기회를 준다고 한다. 예컨대 <외할머니의 언덕>에는 고인에 대한 미련을 긍정적으로 해소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긍정적 해소’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죽음에 대한 상처를 공유하면서 비로소 삶의 전체성과 사랑의 실체를 경험한다. 죽음-사랑 관계에 대한 의미는 이렇게 전달된다.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만들었나?
넉 달 전 네 시간에 걸쳐 녹음을 마쳤다. 편집하고 보니 두 시간 분량이 나왔다.
당신은 누구인가?
백승자다. 동화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