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비극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있다.
슬프고 괴로운 순간,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든 순간.
여기, 비극의 주인공들이 있다.
인간 세상의 슬픔과
피할 수 없는 운명의 고통을 마주한 그들이
여러분에게 답한다.
좌절 금지.
봄에는 자살 금지 물질적인 세상이 싫어진 귀부인,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다 좌절한 은행 말단 직원, 죽음만큼은 외롭지 않게 맞이하고 싶은 아가씨. 작가 카소나는 삶의 다양한 굴곡 앞에서 생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자살자의 집’으로 초대한다. 자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장소를 준비해 놓고 자살을 가까이서 접하게 한다. 초대된 손님들은 자살할 수 있을까? 다시 살아가게 될까? 알레한드로 카소나 지음, 김재선 옮김 |
네덜란드 매춘부 매춘부 프란세스치나는 연인 프리빌이 결혼 소식을 전해 오자 극도로 분노한다. 급기야 프리빌의 결혼 상대 베아트리스를 죽일 계략을 꾸민다. 합법적인 사랑을 위해서 창녀와의 관계를 청산하려는 프리빌을 통해, 작가 마스턴은 여성을 정숙하고 순종적인 아내 아니면 타락하고 사악한 창녀로 이분화하는 가부장제 사회의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의 횡포와 모순을 잘 보여 준다. 존 마스턴 지음, 최경희 옮김 |
로미오와 줄리엣 몬터규 가문의 로미오, 캐퓰릿 가문의 줄리엣, 어리고 물정 모르는 두 젊은이는 서로가 원수 집안인 줄도 모르고 첫 만남에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연인의 바람과 달리 집안의 반목은 더욱 심해져 가고, 우발적인 칼부림이 일어난다. 추방당한 로미오는 줄리엣과 재회하기를 원한다. 사랑만을 믿고 숭배하는 그들 앞에 주어진 운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종환 옮김 |
나는 사라진다/나의 그 무엇도 절망적인 상황이다. 천재지변인지 전쟁인지 내란인지 분명하지 않다. 다만 소시민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등장인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자신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 세상의 끝자락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을 상상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자신들의 삶을 반추한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상황에 전복되지 않으려는 차가운 몸부림이다. 아르트 리그르 지음, 권현정 옮김 |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 원정을 결의하고 아울리스 항구에 속속 도착한다. 하지만 아울리스 항구에는 2년째 바람 한 점 없어 배가 나아가질 않는다. 고민에 빠진 그리스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에게 신탁이 떨어진다.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라는 것. 대의를 좇아 딸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가? 딸을 불러들일 편지를 썼다 지웠다 반복하며 갈등하는 아가멤논 앞에 이피게네이아가 등장한다. 에우리피데스 지음, 김종환 옮김 |
박코스 여신도들 테베 왕이었던 펜테우스는 테베 여인들 사이에서 확산되던 디오니소스 숭배를 막고자 안간힘을 쓴다. 디오니소스 축제 현장에 잠입한 펜테우스. 그곳에 모인 여신도 무리 중에는 광기에 사로잡힌 그의 어머니와 이모도 있었다. 어머니와 이모는 펜테우스를 알아보지 못하고 디오니소스의 붙잡는다. 신성을 부정하고 신의 뜻을 거스른 그는 신의 벌을 받는다. 에우리피데스 지음, 김종환 옮김 |
우왕좌왕 고향을 떠나 30년간 살아온 나라에서 추방당한 뒤 두 나라 국경 사이를 흐르는 강 다리 위에서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없는 남자, 하블리체크를 보여 준다. 그는 작품 창작 당시 나치를 피해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다시 헝가리로 도피해야 했던 작가 호르바트를 빼닮았다. 이곳과 저곳의 경계인 다리 위에서 갈 곳을 잃어버린 하블리체크의 호소는 호르바트의 호소처럼 들린다. 외된 폰 호르바트 지음, 김미란 옮김 |
3028호 | 2019년 10월 8일 발행
비극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