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억압된 이곳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는 여력이 없고 때로 고통스럽습니다. 도피의 도피로, 욕망의 욕망으로 치닫는 생의 순간들을 지나옵니다. 자아와 사회가 부딪힐 때 일어나는 갈등, 그 안에서의 고뇌와 방황은 삶을 흐르는 강렬한 주제입니다. 인생에서 비밀이 생기면 나는 나와 더 밀접하게 관계 맺게 됩니다. 쓸쓸하고 영민하며 비범하게 세상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예술이 오래도록 묻고 답해 온 근원적인 질문이 되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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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고요하고 어둡군” 《알프스의 황혼》
알프스 산의 외딴 집을 배경으로 정체불명 노년의 시작장애인과 그를 돕기 위해 파견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됩니다. 그러나 모든 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고백을 거듭하며 자신들의 정체를 바꿉니다. 이들이 진정 누구인지는 수수께끼로 남습니다. 최고의 거짓말과 속임수는 무대에서 가장 잘 연기되고 배우들은 더 높은 진실을 제공하는 가장 교활한 거짓말쟁이입니다. 신성함과 저급함, 아름다운 혐오감과 우아한 상스러움이 혼합된 작품입니다.
페터 투리니 지음, 윤시향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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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곧 진짜 그림자로 변하게 될 거야” 《그림자》
학자는 신분을 숨긴 남쪽 나라 공주와 사랑에 빠지지만 자신에게서 분리된 ‘그림자’에게 정체성을 빼앗깁니다. 안데르센 동화를 원천으로 삼았지만 타락한 인간성을 고발하고 암울한 사회상을 폭로해 정치극으로 오해를 받았습니다. 동시에 아기자기한 전개와 기발하고 번뜩이는 기지, 재미있고 발랄한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불합리가 판을 칠수록 선악에 대한 원형적 감성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동화는 세대를 불문하고 삶의 원리와 가치에 대한 준거가 되어 줍니다.
예브게니 리보비치 시바르츠 지음, 백승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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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고 부르는 독이 든 선물을 그녀들에게 줬다고” 《고아 뮤즈들》
20년 동안 버려진 아이들은 엄마의 부활을 볼 수 있을까요? 재회한 4남매가 괴로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되찾은 것은 부재한 엄마의 존재입니다. 오래전 엄마는 자식을 버리고 젊은 스페인 남자를 찾아 떠납니다. 그동안 4남매의 마음속에서 엄마의 이미지는 이상화되어 자유로운 여성으로 변모합니다. 애증으로 대립하던 인물들은 엄마를 한 인간으로 이해하며 서서히 성숙합니다. 어른이 된 자식들이 요동치는 감정 속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멜로 포에틱 코미디’입니다.
미셸 마르크 부샤르 지음, 임혜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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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의 고통을 겪어야 해요” 《에쿠우스》
정신과 의사가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찔러 수감된 열일곱 살 소년을 환자로 맞이합니다. 영국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가치관 혼란을 겪어 온 소년의 격정은 의사에게는 낯설고, 부모에게는 끔찍한 미스터리입니다. 현대 문명이 억압하는 원초적 본능과 열정, 그것을 치료하려는 의사의 내적 갈등을 중심으로 정체성과 억압의 구조를 탐구합니다. 들끓는 질풍노도의 에너지와 성숙한 비판 의식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극은 강렬하고 도발적입니다.
피터 셰퍼 지음, 강태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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