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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가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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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식이 옮긴 조지 코프먼(George Kaufman)과 모스 하트(Moss Hart)의 ≪빈손으로 가는 인생(You Can´t Take It With You)≫

꼭 그렇게 해야 하는 일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꼭 그렇게만 해야 하는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죽을 때 들고 갈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그렇다.

커비: 제가 원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밴더호프: 하고 있어요. 지난 밤, 당신은 월가에서 한 주를 보내고 나면 거의 미칠 것 같다고 했죠. 왜 그 일을 계속하는 겁니까?
커비: 왜냐고요? 이건 제 사업입니다. 남자라면 자기 사업을 포기할 수 없죠.
밴더호프: 왜 포기 못합니까? 당신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돈을 벌었어요. 죽을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커비: 말로는 뭘 못하겠습니까, 밴더호프 씨. 하지만 전 제 사업을 일구는 데 일생을 바쳤습니다.
밴더호프: 그래서 뭘 얻었나요? 매일 같은 우편물, 같은 거래, 같은 회의, 같은 저녁 식사, 같은 소화불량만 있을 뿐이죠. 즐거움은 어디서 얻죠? 인생에는 다른 뭔가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처음에는 분명 그 이상을 기대했을 겁니다. 알다시피,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요. 어느 누구에게도.
커비: 제가 뭘 하길 원하십니까? 당신들처럼 살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밴더호프: 글쎄요, 저는 아주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죠. 책 읽고, 이야기하고, 가끔 동물원도 가고, 다트 연습도 하고, 심지어 봄이 오는 것을 느낄 시간도 있죠. 보기 싫은 사람을 굳이 볼 필요도 없고, 하고 싶은 것을 한 시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것을 여섯 시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35년간 소화제를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게 뭐 잘못되었습니까?
커비: 뭐가 잘못되었냐고요?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한다면, 모두 동물원에나 간다면 참 좋은 세상이 되겠군요. 농담하지 마십시오, 밴더호프 씨. 그러면 일은 누가 합니까?

≪빈손으로 가는 인생≫ 모스 하트·조지 코프먼 지음, 이형식 옮김, 148∼149쪽

둘은 어쩌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가?
밴더호프의 손녀 앨리스와 커비의 아들 토니 때문이다. 사돈이 될 뻔했지만 지난 밤 상견례 자리에서 양가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이 극명하게 다른 것을 확인했다. 상심한 앨리스는 토니와 헤어지겠다고 선언했고 커비 역시 결혼을 반대한다.

밴더호프네 사람들의 인생철학은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라”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인생은 어떤 모습인가?
밴더호프는 35년 전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 졸업식을 찾아다니거나 다트를 하면서 소일한다. 딸 페니는 8년째 희곡을 쓴다. 어느 날 자신에게 타자기가 오배송되었기 때문이다. 남편 폴은 지하실에서 취미로 폭죽을 만들어 독립기념일에 내다팔며 즐거워한다. 소질도 없으면서 발레 연습에 매진하는 에시, 무엇이든 인쇄하는 일에서 기쁨을 찾는 에드가 등장한다.

커비는 어떻게 사는가?
월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기업가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몸에 밴 인물이다. 그에게 밴더호프네 사람들은 “반미국적”인 “공산주의자”로 보인다.

“You Can’t Take It With You”는 무슨 뜻인가?
밴더호프가 커비에게 충고하는 문장이다. 어차피 다 들고 갈 수 없다는 말이다.

커비는 충고를 받아들이는가?
정면 반박한다. 모두가 저 하고 싶은 것만 한다면 세상에 필요한 일은 누가 하느냐고 반문한다.
이 희곡의 반전은 언제 일어나는가?
토니의 폭로다. 커비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부친의 강요에 못 이겨 회사를 물려받으면서 변했던 것이다. 사실은 공중 곡예사나 색소폰 연주가가 되고 싶었고, 아버지를 피해 가출도 했다. 색소폰에 대한 열망은 여전해 옷장 깊은 곳에 색소폰을 숨겨 놓고 있었다.

그렇게 쉽게 두 집안이 서로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인가?
작품이 발표된 시점은 1930년대로 미국 경제가 공황이라는 위기에 봉착한 때였다. 두 집안이 화해하는 해피엔드은 이런 시기에 계층 간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결코 메울 수 없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아메리칸드림마저 위협받자 좌절과 환멸에 빠져 있던 미국 국민에게 이 극은 행복한 결말로 미국적 낙관주의를 일깨워 주었다.

대중의 반응은 어땠는가?
1936년 브로드웨이 초연이 837회 공연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1930년대 스크루볼 코미디의 대가 프랭크 카프라는 이 연극을 보고 영감을 얻어 동명의 영화를 연출했고, 영화 각색본 역시 시즌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15편에 들었다. 그해 이 영화는 아카데미 최우수영화상과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크루볼 코미디가 무엇인가?
1930년대 경제 공황기에 미국에서 유행한 코미디다. 빈부 격차가 큰 남녀 주인공이 갈등하다가 결국 해피엔드을 맞는 구성이 특징이다. 당대 영화계를 풍미한 장르로, 위트 있는 대사, 과장된 설정 등 양식화한 코미디 요소를 배치해 웃음을 유발했다.

문학성을 따지자면 어느 정도 되는 작품인가?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발표 당시 작품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지만, 정통 미국 연극 정전에서는 배제된 작품이다. 하지만 반전 있는 전개와 개성 있는 인물, 재치 있는 대사와 유머로 관객에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모스 하트와 조지 코프먼은 어떻게 작품을 함께 썼는가?
두 사람은 1930년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성공한 작가로 모두 9편을 함께 썼다. 이 작품은 그중 하나로 1936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이외에도 ≪만찬에서 온 사나이≫를 성공시키는 등 합작을 통해 여러 흥행작을 내놓았다.

두 사람은 어디에서 어떻게 만났는가?
모스 하트가 유진 오닐이나 버나드 쇼 같은 작가를 꿈꾸며 습작을 해 나갈 당시 조지 코프먼은 이미 극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하트는 자기 재능이 가벼운 코미디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코프먼을 모방해 작품을 쓰기 시작하다가 코프먼과 합작으로 <평생에 한 번>을 발표해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조지 코프먼이 미국 연극 영화계에서 차지한 위치는 어느 정도였나?
20세기 초 미국 공연·영화계를 풍미한 거장이었다. 가공할 만한 창작력과 열정으로 희곡은 물론 시나리오와 평론 등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엄청난 작품을 쏟아냈다. 1917년에 첫 희곡을 쓴 뒤, 기존 작품을 개작하는 것으로 경력을 쌓았다. 1930년대부터는 연출로 영역을 넓혀 활동했다.

1941년, 두 사람이 결별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모스 하트는 코프먼과 합작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는 결국 정신과 의사의 충고를 받아들여 코프먼과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프먼과 함께 쓴 작품들만큼 성공하지는 않았다. 한편 코프먼은 모스 하트 외에도 마크 코넬리, 링 라드너 등 유명 작가들과 합작을 계속했다.

1961년, 둘은 같은 해에 사망했나?
하트는 심장마비로, 코프먼은 뇌졸중으로 1961년에 사망했다. 1941년 이후로 작품을 함께 쓰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친한 친구로 지냈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형식이다. 건국대학교 영문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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