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의 기원: 일제 초기 학교 설립과 지역사회
“일제는 통감부 시기부터 보통학교 제도를 준비했다. 1906년 보통학교령을 제정하여 소학교를 보통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수업연한을 단축했다. 보통교육 기관의 성격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리고 세 차례에 걸쳐 보통학교 확장 계획을 추진했다. 일제 강점 이후 사립학교는 보통학교나 고등보통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아야 했다.”
‘학교의 제도화 정책과 학제’, ≪사립학교의 기원: 일제 초기 학교 설립과 지역사회≫, 36~37쪽.
보통학교제도의 목적은 무엇인가?
소학-중학-대학교로 이어지는 일본의 학교 제도와 차별하기 위해서다.
차별의 방법은?
보통교육-고등보통교육-전문교육으로 학교 제도를 3단계로 구성하고 각급 학교 명칭을 바꾸었다.
학교 명칭이 어떻게 달라졌나?
초등 단계의 소학교를 보통학교로, 다음 단계의 남자 학교를 고등보통학교, 여자 학교를 여자고등보통학교로 바꾸었다. 모든 학교를 보통교육으로 묶은 것이다.
보통교육으로 묶은 이유는?
조선인의 상급학교 진학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차단해 조선인의 신분 상승과 계층 이동을 막으려 했다.
차단의 방법은?
입학 연령과 수업 연한 규제다. 보통학교는 8세부터, 고등보통학교는 12세부터 입학 가능했다. 보통학교, 고등보통학교의 수업 연한은 각각 4년, 여자고등보통학교는 3년이었다. 이렇게 학제를 편성한 후 조선총독부가 관리·감독했다.
조선총독부는 무엇을 관리했나?
입학 연령, 수업 연한부터 교과목·교육 과정·시수, 학생 정원·교원 수·교원 구성, 학교 설립·운영 비용, 학교 부지·평면도·학교 시설 등 교육 행정 전반이다. 조선총독부가 제시하는 학교 설립 요건을 충족해야 사립학교로 인가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사립학교란 어떤 교육기관이었나?
‘조선교육령’과 ‘보통학교규칙’에 따라 보통학교로 인가 받은 교육기관이다. 독지가·지역 유지·종교 단체·지역 공동체가 설립 비용을 출자해 세웠다. 서당, 사숙, 가숙, 야학, 강습소 등 기존의 토착 교육기관이 사립학교로 전환하기도 했다.
인가를 받으면 학교는 무엇을 얻는가?
이름이다. ‘보통학교’라는 명칭은 ‘보통학교규칙’에 따라 조선총독부가 인가한 학교만 사용할 수 있었다. 보통학교 졸업생들은 학력을 인정받아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좋은 일자리를 얻었다.
인가 절차는?
인가신청원을 작성해 조선총독부에 제출했다. 총독부는 인가신청원의 내용이 설립 요건에 부합하는지 확인해 인가하거나 반려했다.
언제 반려되나?
예산이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일본인 교원이 부족한 경우, 일본 교원의 월급이 적은 경우, 교육 과정에서 조선총독부의 기준을 따르지 않는 경우다.
반려되면 어떻게 하는가?
예산을 추가 편성하고 일본인 교원 채용 계획을 넣은 인가신청원을 다시 제출해 인가 받았다. 일본인 교원 채용이 인가 조건임을 반증하는 셈이다. 실제로 세출의 상당 부분이 그들의 월급이었다.
일본인 교원 채용과 인가 조건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학교 내부 권력은 일본인 교원과 교장이, 학교 설립과 인가를 둘러싼 외부 권력은 조선총독부가 가지고 교육 행정을 장악했다는 사실을 말한다. 일제는 학교 설립을 인가해 조선인의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고 선전했으나 실상은 달랐다.
무엇이 실상인가?
사립학교를 관공립으로 전환하였다. 1912년 설립된 관공립 107개교 중 89개교, 1913년 22개교 중 14개교, 1914년 17개교 중 12개교, 1915년 28개교 중 18개교가 사립보통학교나 사립학교였다. 일제가 자본을 투자해 신설한 학교는 적었다.
이 책 ≪사립학교의 기원: 일제 초기 학교 설립과 지역사회≫는 무엇을 말하는가?
1910년대 사립학교 설립 인가 과정을 추적해 당시 학교와 지역사회 모습을 재구성했다. 사립보통학교, 사립고등보통학교, 사립각종학교의 설립 인가 신청 서류를 분석하여 설립자의 성격, 교원 구성과 월급, 학교 설립·운영 비용, 학생 규모 및 중퇴율, 교과 편성, 시설 등 사립학교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렸다. 서당에서 학교로 교육 경험이 바뀌는 과정을 토대로 지역사회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여러 전통 교육 기관이 사립학교로, 사립학교가 다시 관공립 학교로 바뀌는 현상과 그 이면을 다루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강명숙이다. 배재대학교 교직부 교수다.
2685호 | 2015년 7월 16일 발행
한국에서 사립학교의 기원
강명숙이 쓴 ≪사립학교의 기원: 일제 초기 학교 설립과 지역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