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협력의 진화
2522호 | 2015년 4월 3일 발행
임동욱이 설명하는 언어의 역사와 역할
임동욱이 쓴 <<소통과 협력의 진화>>
언어는 협력이다
누가 처음에 말을 했을까?
그는 무엇을 말했을까?
왜 말이 필요했을까?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의 힘을 원했기 때문이다.
말은 소통을 만들고 소통은 협력을 만든다.
언어는 날 때부터 협력이었다.
“언어를 종교나 신화적 사고로 보지 않고 인간의 행위로 보는 것은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소통과 언어: 진화적 산물 또는 사회·문화적 적응’, <<소통과 협력의 진화>>, 74쪽.
언어를 인간 행위로 보는 것이 뭐가 대단하다는 것인가?
17~18세기 이야기다. 당시 ‘언어는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이었다. 언어를 인간의 행위로 보는 것은 지동설, 진화론만큼이나 획기적이고 위험한 사고였다.
뭐가 위험한가?
당시 사람들은 모든 존재, 우주와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의 정신, 사고, 인식, 예술, 언어까지도 신의 창조물이라 믿었다. 언어의 인간 기원설은 불경한 것이었다. 파리언어학회와 런던언어학회는 언어의 기원에 대한 논의 자체를 금지시킬 정도였다.
언어의 기원에 대해 논의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되는가?
언어가 인간의 피조물이라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당시에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누군가 언어의 인간 기원설을 주장했다는 말인가?
루소와 헤르더다. 루소는 언어가 인간의 행위라고 주장했다. 언어를 동물과 인간을 나누는 중요한 잣대로 보았다. 헤르더는 인간이 자연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감지하고 지각해 언어를 발명했다고 주장했다. 둘은 언어를 의사소통 수단으로 보았다.
그들은 의사소통을 무엇으로 인식했는가?
몸짓, 기호, 신호, 언어 등을 사용해 인간의 생각, 의견, 감정을 교환하는 총체적 행위로 보았다.
인간에게 언어의 역할은 무엇인가?
존재와 실체,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매개한다. 집단의 연대를 강화하고 인간이 사회 관계를 맺는 것을 돕고 관계의 폭을 넓힌다.
사회 관계가 넓고 깊어지면 인간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소통 능력이 높아진다. 소통 능력이 높아지면 협업과 분업이 가능해지고 보다 복잡한 행위를 계획하고 성공시킬 수 있다.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문화의 모든 부문이 진화한다.
사회·문화적 진화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가?
이야기, 노래, 도구, 습관, 도덕, 책, 텔레비전, 데이터베이스, 인공위성의 이미지, 전자현미경을 보라. 모두 인간이 만들어 낸 인간 문화다. 문화의 진화 메커니즘의 핵심에 언어와 의사소통이 작동한다.
소통도 진화하는가?
신문, 잡지, 텔레비전, 라디오 등의 대중매체와 이메일, SNS, 스마트 미디어의 역사를 보라. 이것이 진화의 모습이다. 이러한 소통 수단 발달의 이면에는 대량생산과 자본주의가 있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소통 활동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거대 자본의 운동은 대중매체를 양산한다. 그것이 전하는 지식과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 인간의 매체 의존은 더 깊어진다. 기계 매체를 통한 소통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졌다.
잘된 일인가?
소통의 속도와 편의성은 급속히 높아졌다. 그러나 기계 매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소통의 왜곡, 소외의 심화 현상도 나타난다.
소통의 왜곡과 소외를 지양할 전략이 있는가?
있다. 협력의 강화다.
어떻게 협력한다는 말인가?
언어는 인간 협력의 도구이자 결과다. 협력의 정신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 협력을 목적으로 소통하면 불통의 문제, 인간 소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실에서 가능한 주장인가?
할 수 있다. 사회적 매체를 이용해 협력하는 것이다. 트위터, SNS로 비리 정치인의 낙선 운동을 하거나 납세, 비정규직 문제와 같은 사회적 이슈를 인터넷 공론장에서 토론할 수 있다. 뉴스 펀딩에 참여해 독도, 미세 먼지에서 시작해 유기견, 마을 공동체까지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수도 있다.
이 책, <<소통과 협력의 진화>>는 무엇을 말하는가?
소통을 사회·문화적 진화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소통을 플라톤부터 촘스키까지 그들의 이론으로 설명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소외되고 배제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소외와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소통과 협력을 제시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임동욱이다. 광주대학교 광고이벤트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