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말하게 하라
정말 가슴 아프고 통탄할 일
‘어중뜨기’ 허병섭의 죽음 때문만은 아니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지식인 때문만도 아니다.
당대의 ‘빨갱이 목사’ 박형규는 묻는다.
“지난 20년 동안 누가 이 책을 읽고 평하고 계승했는가?”
<<스스로 말하게 하라>>는 주인을 찾는다.
허병섭은 1986년 11월 11일에 45회 생일을 맞으며 하월곡 4동 돌산마을에서 이 책의 초판 서문을 쓴다. 1978년에 그가 선진학도에게 받은 질문, 곧 “민중에게 배울 것이 무엇입니까?”에 대한 대답인 셈이었다. 이십여 년이 지난 오늘 이 책은 우리에게 또 다른 질문이 되어 돌아온다. “민중의 현장을 떠난 지식인들은 그날 이후 무엇을 하여 왔으며 또 무엇을 하려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