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방송과 보편적 시청권
정용준·이희진·윤석환이 쓴 <<스포츠 방송과 보편적 시청권>>
스포츠가 국민의 관심사가 될 때
방송사가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독점 중계할 수 없다. 이것이 보편적 시청권이다. 한국의 시청권은 보편적인가? 지상파에만 편파적이지 않은가?
한국 스포츠 방송은 일본의 광고회사 덴츠에 휘둘리고 있었다. 그들은 코리아풀 카르텔에 안주하였고 우물 안 개구리 신세였다. 스포츠 방송권은 디지털 시대의 핵심 콘텐츠다. 막대한 돈이 오가는 이 일에 지상파 3사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안타까웠다.
머리말, <<스포츠 방송과 보편적 시청권>>, vi쪽
보편적 시청권이란 어떤 개념인가?
유럽에서 처음 제기된 공중 권리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무료 시청권을 법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이것에 대한 독점을 규제한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나?
지난 월드컵 때 서울광장 응원이 무산될 뻔했던 것, 기억하는가?
SBS가 돈을 요구했던 일 아닌가?
그렇다. 피파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한 SBS가 공공장소 시청에 대한 중계권료 지불을 요구하면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이 때문에 월드컵마다 이루어졌던 서울광장 응원이 무산될 뻔했다.
보편적 시청권을 방해하는 행위였는가?
그렇다. 국민적 관심사를 일개 방송이 독점하려 했던 것이다.
무엇이 국민적 관심사인가?
나라마다 다르다. 영국에서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WBC가 규제 대상이다.
한국에서는 국민적 관심사를 누가 결정하는가?
보편적시청권보장위원회가 심의하고 방통위가 고시한다.
무엇이 한국의 국민적 관심사인가?
동계와 하계올림픽, 월드컵, WBC, 아시안게임, 축구A매치다.
규제 내용은 뭔가?
방송 수단 90% 이상 확보 의무, 실시간 방송 의무, 중계방송권 판매와 구매, 그리고 지연 금지 의무, 경기 자료화면 무료 제공 의무다.
보편적 시청권이 실효성이 있는 규제 개념인가?
실효성이 없다. 법을 엉성하게 만들어서 특정 방송사만 이익을 얻었다.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도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란 무엇인가?
SBS가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을 지상파, 뉴미디어, 인터넷 권리까지 패키지로 장기 구매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코리안 풀도 마찬가지다. 배타적인 공동구매다.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은 어떻게 진행되나?
한국방송협회는 지상파방송 3사가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중계를 분쟁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런던 올림픽처럼 순차 편성할 것이다.
그러면 문제는 해결된 것인가?
김연아 선수 경기는 고별전이고 국민 관심이 높다. 순차 방송과 3사 공동 중계를 둘러싼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다.
분쟁없이 중계하겠다고 기사까지 낸 것은 분쟁 중이란 뜻인가?
그렇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기 스포츠 중계권 경쟁이 치열하다.
스포츠 중계권 경쟁에서 2010년은 SBS가 이긴 것인가?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은 SBS가 독점 방송했다.
어떻게 독점 방송이 가능했는가?
2006년에 SBS가 지상파 간 합의를 깼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네 번의 올림픽, 2010년과 2014년 월드컵을 독점 계약했다.
무리 아닌가?
주요 스포츠를 독점하여 핵심 미디어 포털이 되려는 의도였다. 월드컵, 올림픽, 프리미어리그, PGA, KLPGA 중계권을 확보했다. ‘스포츠는 SBS’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목표였다.
KBS와 MBC는 어떻게 대응했나?
코리아풀 합의 파기와 보편적 시청권을 명분으로 SBS를 비판했다. 문제는 MBC와 KBS도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이다. 누가 누구를 나무라겠는가?
코리아풀이 뭔가?
1990년대 지상파 3사가 만든 해외 스포츠 중계권 계약 기구다. 공동 이익을 위하여 스포츠합동방송시행세칙을 만들어 운영했다. 중계권 확보 과잉경쟁으로 깨졌다가 다시 붙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방송사 갈등은 해소된 것인가?
일단 봉합됐다. SBS는 2010년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으로 수익을 냈지만 여론의 비판과 방송통신위의 과징금, IB스포츠와의 계약 위반으로 30억 원을 배상했다. 이제는 독점 중계가 무리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스포츠 방송과 보편적 시청권>>은 무엇을 말하나?
스포츠 방송은 디지털 시대 킬러 콘텐츠다. 우리는 스포츠 방송에 대한 안목이 좁고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국가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대한민국 스포츠 방송 전략의 약점은 무엇인가?
지상파 중심의 보편적 시청권 논란에 매몰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편적 시청권이 강자에게 특혜를 주는 방편이 되어 버렸다. 뉴미디어 사업자들에게는 불리한 구조다. 방송이 다매체 시대를 달리는데 뉴미디어에 불리한 전략은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용준이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