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 커뮤니케이션
컴북스 5월의 신간 리뷰. 신명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윤태일이 쓴 <<신명 커뮤니케이션>>
힘이 되고 힘이 나고 힘을 쓰는 커뮤니케이션
소통이 뜻의 나눔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뜻이 몸이 되고 몸이 느낌이 되고 느낌으로 영혼을 나누는 소통도 있다. 신명 커뮤니케이션은 공동체를 만들고 움직이고 정화한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상대를 설득하여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신명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다.
<<신명 커뮤니케이션>>, 14쪽.
신명이 무엇인가?
흥겨운 멋이나 기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신바람’, ‘신’이란 말과 혼용해 쓰기도 한다. 동양의 사유 전통에서 ‘생명활동의 기운’을 뜻하는 신명(神明)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신명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신명 나눔’을 위한 소통의 모색이다.
지금 왜 신명을 이야기하는가?
“하지 말라”는 부정성이 지배하는 사회, 곧 성과 사회에서 출발한 우리는 이제 “할 수 있다”는 긍정성이 과잉인 사회, 곧 피로 사회에 접어들었다. 감정 노동에 시달리면서 신명에 대한 정서적 허기가 커지고 있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문제는 신명이다.
신명으로 한국 사회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한국국학진흥원이 한국 문화 전문 연구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신명·흥은 한국인의 문화유전자 2위로 선정되었다.
문화유전자 2위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신명이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열쇳말이란 뜻이다.
한국 사회에서 신명은 어떤 모습인가?
더 이상 굿 같은 제의나 민속 연희 같은 예술을 통해 경험하는 비일상 황홀 체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환희 체험을 말한다. 붉은악마 응원과 촛불시위, 그리고 K팝과 한류 드라마가 바로 그것이다.
한류가 신명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한류의 문화 원천을 신명 코드 또는 신명 내러티브로 설명하는 시도가 잦아지고 있다. 이를테면 황석영이 소설 <<여울물 소리>>에서 말한 ‘울창한 우리네 서사의 숲’도 신명의 서사로 설명할 수 있다.
신명을 커뮤니케이션으로 포섭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명 자체에 커뮤니케이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첫째,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이된다. 둘째, 공동체에 기반을 둔다. 셋째, 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넷째, 행동과 직결된다. 다섯째, 자발성을 강조한다.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신명 커뮤니케이션의 구조 모형은 어떤 모습인가?
사회과학 일반의 개념 모형과 다르지 않다. 신명의 발현 조건, 신명 체험 현상, 신명의 결과·효과로 구성된다.
커뮤니케이션 모형의 관점에서 신명의 가장 큰 특징은 뭔가?
신명 커뮤니케이션 모형은 하나의 패러다임에 갇히지 않는다. 열린 모형이다. 통합성을 갖고 있으며 총체적 경험으로서 신명 나눔을 강조한다. 수평적 권력관계가 전제 조건이다.
신명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분야에 적용할 수 있나?
신명 나면 잘 통한다는 의미에서 커뮤니케이션 효능감, 거룩한 소비 체험으로서의 신명, 신명을 통한 축제 브랜드 구축,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신명감정 관리 모형, 신명에 기초한 매체서사학 모색 같은 영역이다.
신명은 디지털 매체와 어떤 관계인가?
신명은 본래 전통 촌락 공동체에 기반을 둔 집단 체험이었다. 지금 세상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새로운 전자 공동체가 출현하고 사이버 세상이 또 하나의 난장이 되었다. 놀이성과 제의성을 특징으로 하는 신명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명 커뮤니케이션 연구 방향은 무엇인가?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행복한 삶(Eudaimonia)으로 이끌어 주는 학문’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금 여기’, 곧 현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론적 문제와 과제를 선정하고 그 과제를 해결하는 것, 곧 자기 준거 이론의 모색이다.
이 책, <<신명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을 말하는가?
신명 커뮤니케이션의 의미, 실제 적용 영역 그리고 향후 과제를 다룬다. 신명을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접근하여 우리 이론을 정립하려는 노력의 중간 점검인 셈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윤태일이다.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광고홍보전공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