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한국문학사에서 ‘신소설’이 주류를 차지했던 기간은 이해조의 ≪혈의루≫(1906) 이후 4~5년입니다. 대한제국이 실질적인 식민 통치 아래 놓이며, ‘독립’이라는 슬로건 아래 연합한 정치 세력이 다양한 노선으로 분화하기 시작했던 때입니다. ‘신소설’이라는 매체에는 작자 저마다의 이질적인 네이션 상상과 정치 기획이 투사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신소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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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모의 은유 ≪은세계≫
조선의 역사는 곧 망국의 역사이며, 순종의 개혁과 일본의 식민 통치만이 바람직한 현실이라는 것이 ≪은세계≫가 발신한 메시지입니다. 이인직은 ≪은세계≫에서 ‘국가=부모’라는 은유를 동원해 ‘계몽’을 향한 의지와 열망을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아무쪼록 공부를 많이 하고 지식을 넓혀서 (…) 나라의 사업을 하는 것이 부모에게 효성하는 것이오.”
이인직 지음, 권채린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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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주의의 기원 ≪신채호 작품집≫
신채호는 이인직과 정반대의 노선에 섰습니다. 그는 남성-영웅을 내세워 민족사를 기술함으로써 새롭게 민족적 ‘아(我)’를 정립하려 했습니다. 을지문덕, 이순신을 비롯한 민족의 영웅을 소환해 ‘민족’ 그 자체를 하나의 자명한 현실로 구성했습니다.
“일국 강토는 그 나라 영웅이 몸 바쳐서 위엄이 있게 한 것이며 일국의 민족은 그 나라 영웅이 피를 흘려서 보호한 것이라 (…) 그 나라 영웅을 그 나라 사람이 알지 못하면 그 나라가 어찌 나라가 되리오.”
신채호 지음, 최경희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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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의 상상력 ≪빈상설≫
국가=부모라는 등식의 연장으로 자연스럽게 ‘국민=형제’라는 은유가 새로운 국가상을 형성하는 강력한 근거로 등장했습니다. 국민=형제의 서사는 반상(班常), 남녀(男女) 등의 이질성을 무화합니다. 남녀 이란성 쌍둥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남자와 여자 사이의 위계를 교란한 ≪빈상설≫은 국민 모두가 동포로 결속될 가능성을 암시했습니다.
이해조 지음, 노희준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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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의 나라 ≪안국선 작품집≫
안국선은 당시 유행했던 ‘연설회’를 우화(寓話)와 몽유록(夢遊錄)의 형식을 결합해 서사화했습니다. ‘금수회의’에 참석한 주인공이 인간들의 부패상에 성토하는 동물들을 관찰합니다. 연설에 드러나는 안국선의 이념적 기반은 기독교입니다. 그는 기독교와 근대적 문명개화를 동일시함으로써 기독교적 실천이 곧 문명국가를 이룩하는 길이라고 보았습니다.
안국선 지음, 김연숙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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