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인터넷, 정치, 커뮤니케이션
인드라짓 바네지(Indrajit Banerjee)가 엮고 황용석이 옮긴 <<아시아의 인터넷, 정치, 커뮤니케이션(Rhetoric and Reality: The Internet Challenge for Democracy in Asia)>>
한국 전자민주주의의 약점
국가 권력이 인터넷을 통제한다. 중국과 같다. 정치 선정성이 너무 심하다. 필리핀과 같다. 사용하는 언어가 너무 극단적이다. 국민의 마음을 갈가리 찢는다. 이건 어느 나라와 같은가?
아시아의 전자민주주의는 왜 지지부진한가?
권위주의적 국가 체제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의 지상 과제와 인터넷의 역할은 무엇인가?
국가발전이다. 인터넷은 국가 정체성과 사회통합을 보장하는 촉매로 그 기능이 한정된다.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는 인터넷 규제 법규와 국가 개입이 이를 방증한다.
인터넷이 권위적 국가 운영 장치로서 쓸모가 있는가?
중국을 보라. 한때 인터넷 도입이 외부 정보의 자유로운 유입과 새로운 의사소통 채널 형성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기술적이며 제도적인 인터넷 통제의 효과는 여전히 강력하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 방법은 무엇인가?
이른바 인터넷 만리장성이라는 황금방패계획(金盾工程)을 검열 시스템으로 운용한다. 중국 정부의 의도에 저해되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자국에서 접속하지 못하게 막는다.
중국 정부가 차단하는 인터넷 정보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해외 검색사이트에서 웹사이트, 더 나아가 에스엔에스서비스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이 사이트들을 수시로 통제하고 필요에 따라 접속을 차단한다.
접속 차단뿐인가, 검열은 없는가?
검열 시스템도 철저하게 운용한다. 인터넷콘텐츠제공자들에 대한 검열이 특히 엄격하다. 허가 받는 사업자에게 댓글에 대한 자체 검열을 의무화해 놓았을 정도다.
인터넷 통제에 대한 중국 내부의 저항은 어느 정도인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회통합과 산업화의 도구로 인터넷을 다루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입장이 많다.
중국에서 인터넷이 정치참여의 매개 장치로 인식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주의와 시장경제가 결합된 중국의 독특한 사회구조 때문이다. 인터넷과 민주주의에 대한 서구적 시각을 비판하고, 중국적 맥락에 맞게 인터넷을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한 이유다.
필리핀에서 인터넷의 정치 활동은 어느 수준인가?
14년에 걸친 독재가 끝나면서 언론의 재갈이 풀렸다. 그러나 많은 언론이 정치적 선정 보도에 매달린다. 국민 상당수의 미디어 이용도 공공사안과는 멀다.
필리핀은 시민단체가 활발한 나라 아닌가?
몇몇 시민단체는 인터넷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그러나 이런 활동이 사회의 극단적 대립과 분열을 초래한다는 비판도 있다.
싱가포르의 전자민주주의 사정은 어떤가?
싱가포르는 미디어에 대한 국가 감시와 규제 법규가 강력하고 시민사회의 자율성은 낮다. 오랫동안의 정치 통제는 싱가포르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초래했다. 학자들이 싱가포르의 전자민주주의에 비관적인 이유다.
한국의 인터넷에 대한 국가 통제는 어느 수준인가?
중국, 싱가포르, 아랍의 일부 국가와 같이 국가기구가 직접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으며, 강력한 규제법도 존재한다. 고도로 발달된 인터넷 환경, 상대적으로 튼튼한 시민사회 토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한국 사회가 인터넷 규제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 문제를 국가법을 통해 해결하려는 한국사회의 경향성 때문이다. 인터넷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시민보호라는 명목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국가가 아니라면 한국에서 인터넷은 누가 조정해야 하는가?
시민사회의 자율규제가 바람직하다. 사회합의에 바탕을 둔 제도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
한국의 인터넷이 가진 약점 가운데 선정성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필리핀처럼 정치 선정주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용자들의 극단적 표현 문화가 여론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점도 해소해야 할 문제다.
이 책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아시아 각국의 민주주의를 비교분석한 것인가?
그렇다. 비교국가론적으로 살펴본다. 인터넷이 시민의 참여 확대와 권리 확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러 사례로 보여 준다.
에스엔에스가 주도하는 현시점에 이 책은 어떤 시사점을 제공하나?
아랍과 중국 같은 인터넷 통제 국가에서 시민들의 정치 참여와 사회적 의제 형성이 활발해졌다. 2000년 초 인터넷 초창기 시기 아시아 국가의 현황을 분석한 이 책은 전자민주주의 이론과 인터넷 규제 방식, 아시아 민주주의 체제와 기술과의 관계를 풍부하게 다루고 있다. 현재 상황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황용석이다. 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방송통신융합학과 교수다. 인터넷 자율 규제와 디지털 리터러시를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