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당해 봤어?

언론사 인권 침해, 언론 피해자 구제 방법 신간 ≪언론에 당해 봤어?≫

언론에 당해 봤어?
정권을 감시하고 독재를 견제하던 언론은 오랫동안 핍박을 받았다. 그때 언론은 정권에 당했다. 요즘은 시민이 언론에 당하는 일이 심심찮다. 속보 경쟁 때문에, 선정성 선점 때문에 언론은 맘이 급하다. 부실한 뉴스가 인터넷을 도배하고 찍힌 개인은 하루 아침에 괴물이 된다. 사실이 확인되어도 피해는 여전하다. 사람들은 모두 처음 이야기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지키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

당신은 언론에 당해 봤나?
피해자다. 방송국 피디의 신분으로 언론 피해를 당했다. 6년여의 소송이 참으로 어렵고 힘들었다. 일반인은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남성우다. 2011년부터 언론인권센터 제4대 이사장 일을 보고 있다.

≪언론에 당해 봤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2011년부터, 지난 10년 동안 언론인권센터의 소송 사례를 모아서 책으로 엮어 내자는 계획을 세웠다. 2012년에 작업을 진행했다.

왜 이런 책이 필요한가?
일반인들은 언론 피해를 당했을 때 구제가 쉽지 않다. 언론사는 너무 큰 조직이기 때문이다. 오보와 허위보도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누가 무엇을 썼나?
피해자들이 자신의 사례를 정리하기도 하고, 사건을 담당했던 언론인권센터 소속 변호사가 정리한 사례도 있다. 소송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들이 필자로 참여했다.

어떤 판례가 등장하는가?
언론인권센터에서 승소한 소송 사례 중 공감대가 넓고 간과하기 쉬운 문제를 골랐다. 방송보도의 선정성과 상업성으로 발생한 문제, 언론이 사실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해 발생한 문제, 언론이 이념 대립을 조장하여 발생한 문제, 표현권 수호를 위한 공익소송, 국민의 알 권리 수호를 위한 공익소송이다.

표현권 수호 관련 사례는 없나?
1인 미디어를 지원한 공익소송과 정보공개 행정소송도 포함되어 있다. 표현권 수호를 위한 소송은 확장된 미디어 환경에서 모든 시민들이 미디어로 활동하면서 일어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정보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공권력이나 언론사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운동을 센터 창립부터 펼쳐 왔으며 두 개의 정보공개 행정소송이 포함되어 있다.

피해 양상의 변화 추세는 어떤가?
과거에는 언론과 이념 대립의 문제가 많았다. 지금은 미디어 선정성과 상업성이 문제다. ‘사실’보다 더 자극적으로 선정적으로 연출하고 기획한다. 리얼리티를 강조하면서 일반인들이 쉽게 언론 피해에 노출되는 환경이다.

인터넷 여론의 피해는 없는가?
있다. 신문이나 방송의 오보는 정정할 틈도 없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된다. 사실 확인 하지 않은 방송이 나간다든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연출 과정에서 출연자가 받는 언론 피해도 잦다. 이 책 1장과 2장에 일반인도 자주 당할 수 있는 사례가 설명되어 있다.

언론에 의한 피해가 구제받기 힘든 까닭은?
언론권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언론은 사회적 책임에 둔감하다. 피해가 발생하면 언론사는 공익을 위한 취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하거나 언론 피해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개인의 피해 구제나 권리를 주장하려면 소송을 해야 한다.

언론 자정은 불가능한 꿈인가?
언론사가 언론 피해에 대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언론피해 손해배상액은 현실적이지 않다.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합의되는 손해배상금은 200만 원 안팎으로 아주 미미하고 법원에 소송을 한다 해도 2000만 원을 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언론사가 철저히 반성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법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언론 피해로 인한 상처의 특징은?
잘못된 보도로 인한 사회적 평판의 상실은 회복 불가능하다. 즉시 정정보도를 한다고 해도 처음 보도한 만큼의 무게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보도였다는 사실을 일반인이 알기는 쉽지 않다. 소송을 통해 정정보도소송에서 승소를 하는 데까지는 1심만 최소 1년이 걸린다. 이미 사회적으로 인식된 잘못된 평판을 바꿀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

막상 내가 피해를 입는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언론인권센터와 상담하라. 언론중재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할 수도 있으나 신속한 해결을 위해 대부분 반론보도에서 마무리된다. 언론보도 피해자들에게는 법적인 자문과 더불어 심리적 상처 치유를 위한 상담도 필요하다.

언론인권센터는 어떤 곳인가?
언론의 오보나 왜곡보도로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피해를 입은 시민이나 단체를 돕기 위해 언론보도 피해자, 언론학자, 변호사 등 전문가와 언론 개혁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참여하여 설립한 단체다. 언론 피해 구제를 위한 소송뿐 아니라 정보공개 행정소송, 게시물 삭제 행청처분 취소소송 등 의미 있는 공익소송을 진행해 왔다.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언론피해예방교육,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언론인권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디어 감시 활동 등 언론 개혁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언론과 싸우면 피해는 안 보나?
언론에 밉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기업 후원이 쉽지 않은 시민단체가 우리다. 그러나 언론 개혁을 위한 활동을 지지하고 함께하는 회원들이 단체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2013년 언론인권센터의 계획은?
오보나 왜곡보도에 대한 피해자 구제를 위한 소송을 확대하는 것뿐 아니라 2013년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공익소송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디어에 대한 감시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