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학회 이슈 중계 3. 연구의 새로운 시선들
한국언론학회 이슈 중계 3. 연구의 새로운 시선들
전복, 확장 그리고 자기 자신의 문제들
“‘공정방송’ 파업의 정당성과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
헌법은 근로자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보장한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은 그 실현과 한계에 관한 법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근로자가 단순 파업을 벌였을 때조차 ‘위력’을 행사했다며 형사상 업무방해죄로 처벌되고, 감당하기 벅찬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단체행동권은 기본적으로 ‘위력’을 수반하기 마련이지만 한국 법원은 노조 파업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것을 전제하는 법리를 적용했다. 기존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10년 헌법재판소의 2009헌바168 결정과 2011년 대법원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서다. 정당한 쟁의행위는 형법상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님을 확인한 것이다. 최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 등은 언론사 노조 파업을 정당한 쟁의행위로 보는 판결을 내놓았다. 방송사의 책무를 고려할 때 공정성 훼손을 막고 공정방송을 회복·실현하기 위한 문화방송 노조의 노력이 방송종사자의 근로조건과 관련된 요소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연구는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파업권 행사에 처벌과 압력을 가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언론산업에서 선도적으로 해소되어야 하며 선진 노사 문화의 형성에 언론이 기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승선
이승선은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 연세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과정을 마쳤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틈틈이 국문학과, 법학과를 기웃거렸다. 방송법제와 관련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0년 한국방송대학교 법학과 1학년에 입학해 4년간 공부했다. 2006년 충남대학교에서 “언론소송과 당사자 적격”이라는 논문으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3년 3월부터 1년간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방문연구교수로 공부했다. 한국언론학회를 비롯해 5개 학회의 총무이사를 지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언론의 취재 보도와 위법, 명예훼손 연구다.
이승선의 책 ≪표현 자유 확장의 판결≫,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
“Paradigm Shift for the Welfare Oriented Media Theory. Beyond the Four Theories of Press
언론의 위상을 제4부로 전제하고 권력 기축인 3부와 연계하여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논박하는 태도는 ‘언론의 4이론’의 틀로써 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4이론은 한국 매체 환경을 해석하는 이론으로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이 연구는 제5이론인 복지 지향적 미디어 이론을 우리 언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복지 언론이란 국민의 생활과 생명에 관련된 건강, 자연, 환경, 생태 변화 이슈에 관한 정보 서비스를 기본 사명으로 갖는다. 세월호 참사 전에 복지 언론의 기본 방향인 생활 안전을 방해하는 불법 이슈, 곧 선박 과적 관례, 국회 민생법안 시한 넘기기, 관피아 동료주의를 탐사보도했다면 언론의 복지 지향성은 훨씬 강해졌을 것이다. 이제 우리 언론도 청와대와 국회를 정보 환경의 중심으로 삼던 태도에서 벗어나 수용자와의 관계를 기본 구도로 삼는 복지 지향적 체질로 선회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그러한 선회의 이유를 제시한다.
원우현
원우현은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다.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언론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언론학회 회장, AMIC 한국 대표, 한국PR협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미디어의 이론과 현실을 접목하기 위해 많은 연구·저술 활동을 했다. KDI국제정책대학원과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초빙교수, 철우한빛아카데미 회장을 맡고 있다.
원우현의 책 ≪Strategies in Public Relations≫
“이방인의 공간 침입과 장소 만들기”
커뮤니케이션학에서 문화연구는 정상인, 곧 다수자나 내부자인 연구자가 이방인, 곧 소수자나 타자인 사람들을 관찰·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연구자는 이방인의 문화를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해석하면서 저항적 성격을 부각시키려 하거나 온정적인 관점에서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띤다. 이 연구는 이런 경향에 반대한다. 연구자 자신이 연구년에 외국에서 일 년 동안 ‘이방인’으로 살면서 행한 자기 성찰을 자기민속지학 방법으로 기술했다. 먼저 연구자의 일상 경험을 느슨하게 기술하고 공간과 장소라는 큰 개념을 도출했다. 이어 이 경험에서 장소 만들기, 집 만들기와 관련된 개념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살펴보고 그 사회정치적 의미를 알아봤다. 이런 연구 행위는 개인 차원에서 푸코의 ‘자기에의 배려’를 실천한 작업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사회 차원에선 공감의 시선으로 소수자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갖는 정치적 의미에 대해 단서를 제공하는 작업이 되리라 생각한다. 상아탑의 폐쇄 공간에 갇힌 연구 행위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의미를 가진 일상 실천 행위로 연구 활동을 확산하려는 노력의 소산이다.
주형일
주형일은 영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신문학과(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5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석사학위,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때 사진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여러 영상 매체와 사람들의 일상적 문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영상매체와 사회≫, ≪사진: 매체의 윤리학, 기호의 미학≫, ≪내가 아는 영상기호분석≫,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와 같은 책을 쓰고, ≪68사상과 현대 프랑스 철학≫(공역), ≪문화의 세계화≫, ≪중간예술≫, ≪소리없는 프로파간다≫, ≪섬광세계≫, ≪일상생활의 혁명≫과 같은 책을 번역했다.
주형일의 책 ≪한국 사회 미디어와 소수자 문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