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 교육의 혁신 모델
과연, 언론학을 가르칠 수 있을까?
언론학회 기획연구 3. 박은희·김성해·류재형·신동희·홍경수가 쓴 <<언론학 교육의 혁신 모델>>
미디어는 혁명, 언론학은 성찰
언론학이란 무엇인가? 미디어 활동에 대한 비판 사유다. 한국 언론학은 이데올로기 비판에서 시작해 정책을 주무르더니 이제 경영학에 도착했다. 정의로부터 이익까지, 한없이 넓어진다. 이것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언론학 교육은 다른 학문 교육과는 달리 이론과 실습의 통합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언론학 교육의 혁신 모델>>, 66쪽.
언론학 교육이 이론 실습 통합인 이유가 뭔가?
언론학이 애초부터 다양한 학문 영역이 혼재된 학문이기 때문이다. 언론학 교육이 처음 발달한 미국에서는 글쓰기, 인터뷰하기, 언론윤리와 법제와 같은 관련 직무 교육으로 출발했다.
한국에서 언론학 교육은 어디서 출발했나?
군사정부 아래에서 민주주의와 언론의 관계, 언론 자유 사상과 역사, 강대국과 정부에 의한 프로파간다, 권력에 의한 통치 문제를 다루는 이데올로기 연구가 처음부터 강조되었다. 저널리즘 실무 교육 비중은 적었다.
전개 과정은 어떤가?
새로운 미디어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방송학, 방송기술, 방송통신정책이 언론학 영역으로 포함된다. 미국에서 유학을 한 1세대 교수진이 귀국하면서 현장에서 배운 국제커뮤니케이션이 다루어지기 시작한다. 그 후 텔레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효과론, 휴먼컴, 헬스컴과 같은 주제가 언론학 범주 안으로 편입된다.
교육 영역이 크게 확장된 것인가?
연구 범주의 확장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교육 관점에선 마냥 반기기만 할 일은 아니다.
언론학 범주의 확장이 왜 문제인가?
언론학 외연이 지나치게 확장되는 과정에서, 특히 미국 학계 트렌드가 이식되는 과정에서 학문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관련 분야의 경제적 파이가 커지면서 법학, 경영학, 마케팅, 역사학, 사회학이 언론학으로 유입됐다.
언론학의 대응은 무엇이었나?
언론학자 자신의 경쟁력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언론학 교육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다.
성찰의 초점은 무엇인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이론과 실습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다양한 교육 모델을 분석, 도입하여 언론학 교육의 본질을 복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론 실습 통합 교육 모델은 어떤 것인가?
일체형 모델, 산학협력 모델, 학제 간 융합 모델, 자체 혁신 모델이 있다.
일체형 모델이란?
디지털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미디어 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되면서 등장한 모델이다. 대학 부설 병원처럼 학교가 직접 운영하는 협동조합에 가깝다. 미국의 뉴욕시립대, 노스웨스턴대, 버클리대, 서든캘리포니아대에서 학교 부설 언론사를 설립해 운영 중인데, 이 회사에서 인터십을 거치며 향후 대기업에 취업하는 데 필요한 전문 훈련을 소화한다.
산학협력 모델은?
대학과 언론사가 일정한 영역에서 콘텐츠 제휴 관계를 맺거나, 인력을 파견하거나, 특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공익재단과 대학이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하거나 외부 언론사와 대학이 공동으로 언론사를 운영하는 경우, 또 대학이 특정 언론사를 대상으로 시설과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학제 간 융합 모델이란?
경영학이나 공학처럼 다른 학문 영역과 언론학이 결합하는 유형이다. 미국 뉴욕시립대가 실시하고 있는 창업가형 저널리즘이나 디지털 혁신 기업을 연구하는 저널리즘 랩이 이 모델이다.
자체 혁신 모델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모델로, 취업이라는 보다 명확한 목적을 지향한다. 지역사회와 협력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멀티미디어 전공을 새로이 신설한다.
한국은 어떤 모델로 가는가?
세명대 모델과 대구대 모델을 참고해 볼 만하다. 디지털과 교육을 성공적으로 접목하고 있다는 점, 디지털 인재상에 대한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학과와 학생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은 이 두 모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다.
세명대와 대구대는 성공한 것인가?
세명대 모델은 이미 외부에서 상당한 인지도와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대구대에서는 학생들이 기존 직업군에서 벗어나 좀 더 폭넓은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뭔가?
언론학교육위원회를 상설화해야 한다. 교육과 관련한 자원, 경험, 새로운 아이디어를 일상적으로 교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더 많아져야 한다. 디지털은 분명 기회인데 학교와 언론사, 디지털 혁신 매체들이 따로 놀고 있다.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친화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참가하는 미디어 영화제, 미디어 음악제, 미디어 광고제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 책, <<언론학 교육의 혁신 모델>>은 무엇을 말하는 책인가?
디지털 혁명이 열어 가는 기회의 현장을 보여 주는 책이다. 언론학이 어떻게 바뀔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담았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마법의 탄환과는 거리가 멀지만 왜 변해야 하고, 어떻게 변할 수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도를 얻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성해다. 대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