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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메니데스

z20130729-1

김종환이 옮긴 아이스킬로스(Aeschylos)의 ≪에우메니데스(Eumenides)≫

왜 용서해야 해?
어머니는 아버지를 죽이고 아들은 어머니를 죽인다. 복수의 여신은 오레스테스를 추적하고 아테나 신전에서 재판이 벌어진다. 복수는 처형을 주장하고 아폴론은 변호에 나선다. 왜 용서해야 하는가? 복수는 누구도 돕지 않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살해했는가?
오레스테스: 부인하지 않겠소. 살해했소.
(중략)
코로스 1: 누가 널 설득하고 부추겼는가?
오레스테스: 아폴론 신의 명이오. 증인으로 여기 오셨소.
(중략)
(아폴론 신에게)
아폴론 신이시여, 저를 변호해 주소서!
제 모친 살해의 정당성을 지지해 주소서!
어미를 살해했다는 걸 부인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지혜에 비추어
모친 살해가 옳은지 그른지를 결정해 주소서!
제가 법정에서 말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아폴론: 나는 예언자로서 진실만을 말한다.
네 사건을 재판하기 위한
이 아테네 최고 법정에서,
나는 네 행위가 정당하다고 선언한다.
지금까지 난 내 예언의 권좌에서
모든 올림포스 신들의 아버지이신
제우스 신의 명 외에는 전한 게 없었다.
남자나 여자나 국가에 관해서
그분의 명 외에는 어떤 것도 전하지 않았다.
정의를 구하는 이 탄원에
제우스 신의 뜻이 있음을 인지하라.
또한 제우스 신의 뜻을 따라야 할 것이다.
그 어떤 강력한 맹세도
제우스 신의 뜻보다 우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에우메니데스≫, 아이스킬로스 지음, 김종환 옮김, 65∼69쪽

≪오레스테이아≫ 마지막 편인가?
그렇다. 전편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에서 어머니를 살해하고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던 오레스테스는 아폴론의 조언을 받아들여 아테나 신전으로 피신한다. 아테나는 이 사건을 재판에 부친다. 아레오파고스에서 재판이 열리고 아테네 시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석한다. 복수의 여신들이 모친 살해 죄를 물어 오레스테스를 기소하고, 아폴론이 오레스테스를 변호한다.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아가멤논이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귀향한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간부와 짜고 남편을 살해한다. 출정할 때 남편이 딸을 제물로 삼은 것에 대한 복수다. 이번엔 아버지 죽음을 복수하라는 아폴론의 신탁을 받아 오레스테스가 어머니를 살해한다. 그는 이 일로 저주를 받아 복수의 여신들 환영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복수의 여신들이 문제 삼는 것은 친족 살해인가?
모친 살해다. 클리타임네스트라가 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놔두고 오레스테스가 어머니를 살해한 것만 문제 삼는다. 부부는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모자는 피를 나눈 사이기 때문에 그녀들에게 오레스테스의 친모 살해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치명적인 죄다.

어머니를 살해한 오레스테스의 무죄 항변은 무엇인가?
아폴론 신의 명에 따른 것이므로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말한다.

아폴론은 모친 살해의 정당성을 뭐라고 변호하는가?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평범한 사내가 아닌 영웅을 살해했고, 어머니라는 존재는 진정한 부모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자식을 만드는 것은 씨를 뿌리는 아버지며 어머니는 신이 허락할 때만 그 씨를 받아 기르는 존재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사고를 드러내는 주장이다.

어머니가 진정한 부모가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제우스의 딸 아테나다. 그녀는 아버지의 머리를 가르고 태어났다. 이를 두고 아폴론은 “저분은 어미의 자궁이라는 암흑 속에서 태어나지도 길러지지도 않았다. 어떤 여신도 그런 분을 낳지 못했다”며 어머니의 존재를 폄하한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어머니라는 존재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12명의 배심원은 어느 쪽에 돌을 던졌나?
재판에 참석한 배심원 12명은 돌멩이로 자기 의사를 표시한다. 그런데 의견이 정확히 둘로 나뉜다. 마지막 투표권을 행사해 오레스테스를 사면하는 것은 아테나다.

아테나는 왜 오레스테스 편에 섰나?
여인의 몸을 빌려 태어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아버지의 존재가 훨씬 중요하다. 한 집안의 가장인 남편을 죽인 여자를 지지하기보다는 그런 어머니를 살해한 오레스테스 편에 서기로 한 것이다.

남편 살해나 모친 살해 모두 중죄인데 무죄라니 말이 되는가?
이 작품에서 주시할 것은 오레스테스에게 죄가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죄를 다루는 방식이다. 구시대는 복수를 정의의 일환으로 보았다. 피를 피로 되갚는 야만의 시대였던 것이다. 새 시대는 정의 문제를 법정이라는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여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복수의 여신들이 패배한 자리에 무엇이 들어서는가?
구시대를 대표하는 복수의 여신들에 대항해 이성의 신 아폴론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승리하는 것은 곧, 격정과 복수에 대한 이성과 용서의 승리를 의미한다. 새로운 문명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스킬로스가 구시대를 완전히 몰아내는 것은 아니다. 재판에서 진 뒤 분노로 아테네에 저주를 퍼붓는 복수의 여신들에게 아테나는 ‘에우메니데스’, 즉 ‘자비의 여신들’이라는 새로운 이름과 그에 합당한 명예, 성소(聖所)를 약속한다.

아테나의 설득과 타협의 목적은 무엇인가?
대립과 복수를 끝내고 용서와 화해의 시대를 여는 것이다. 아레오파고스에서 법의 심판을 통해 폭력과 광기로 물든 야만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이 작품에 그려진 설득과 타협, 인간이 지켜야 할 법은 이후 아테네에서 꽃핀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종환이다. 그리스 비극 작품 번역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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