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 경계를 가로지르는 스크린
김선아·조혜영이 옮기고, 앨리슨 버틀러(Alison Butler)가 쓴 <<여성영화: 경계를 가로지르는 스크린(Women’s Cinema: The Contested Screen)>>
여자는 인간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는가?
세상 여자를 모두 만나서 물어볼 수 없다면 <<여성영화>>를 만나 보시라. 세상에 이런 여성도 있구나 싶을 것이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가 가득 담겨 넘친다. 여름은 여성의 계절이, 아닌가?
피서지에서 <<여성영화>>를 어떻게 읽나?
여성영화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여름이라고 여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 여름에 읽는다면 이열치열이다.
무엇을 다룬 책인가?
여성 감독의 영화, 여성 관객의 영화 읽기다. 실험영화에서 대중영화까지,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여성 감독의 작품을 중심으로 새롭게 접근한다.
여성영화란 무엇인가?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다. 더 나아가 소수자의 영화를 대표하는 장르다.
이 책의 즐거움은 어디에 있나?
세상에 이런 여성도 있구나 싶다. 다양한 여성 발견이다. 여성을 중심으로 보면 영화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깨달음도 즐거움이다.
<<여성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책에 나온 영화를 찾아본다. 영화를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를 한 다음 책에서는 그 영화를 어떻게 다루는지 읽어 본다. 훨씬 생생하다.
여성영화의 고전은 어떤 작품인가?
<침묵에 대한 의문>이다. 코미디 법정 드라마다. 마지막 법정 장면에서 여성들의 파안대소란! <안토니아스 라인>으로 유명한 고리스 감독의 대표작이다.
무슨 일로 그들은 법정에 서게 되었나?
이혼녀, 가정주부, 여비서가 옷 가게에서 우연히 가게 주인을 함께 때려 죽인다. 살인 현장을 목격한 손님 흑인 여성, 레즈비언 커플, 나이 든 백인 여성은 목격자 증언을 거부한다. 이들의 살인을 여성 정신분석학자는 이해한다. 남성 중심 법정은 이들의 침묵이 그야말로 의문이다.
<침묵에 관한 의문(De Stilte Rond Christine M.)> 마를레인 고리스 감독, 1982
가사 노동을 들여다본 여성영화는 없나?
<잔 딜망>이 있다. 역시 고전이다. 여성의 가사 노동 리듬에 맞춘 영화의 리듬이 인상 깊다. 벨기에 예술영화다.
잔 딜망은 어떤 여성인가?
겉으로는 중학생 아들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다. 집에서 매매춘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가는 이혼 여성이다. 잔 딜망의 일상 시간은 실제 영화 시간과 유사하다. 지루하고 반복적이다. 누구의 관심도 없다. 소외된 노동이 어떤 비극적 종말을 맞는지 보여 준다.
<잔 딜망(Jeanne Dielman)>, 샹탈 애커만 감독, 1975
성소수자를 이해할 수 있는 영화는 없나?
<하이 아트>다. 레즈비언, 비혼 여성을 위한 영화다.
<하이 아트>에서 여자는 어떻게 살아가나?
위층에 사는 사진작가와 아래층에 사는 사진잡지 편집장이 나온다. 두 여자의 사랑을 다룬다. 레즈비언 영화의 고전 관습인 비극적인 부치 블루스 라인을 따른다. 비범했던 사진작가가 마약 중독으로 죽으면서 영화도 끝난다. 신비롭다. 범인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데카당스 세계다. 레즈비언의 관점이 낯설지만 매혹적이다.
<하이 아트(High Art)> 리사 촐로덴코 감독, 1998
2013년 여름, 당신의 피서 방법은 무엇인가?
비디오게임 바다에 빠지기.
올여름 이 책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
인생 이모작을 준비한다. 다양한 삶의 경계를 돌아볼 기회다. 여성의 삶에 많은 모티브가 들어 있으니까.
당신은 누구인가?
김선아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