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모르는 여자의 마음
작가 되기 3. 인어공주와 당신의 공통점
박규상이 쓴 <<여자가 모르는 여자의 마음, 목소리·사과·유리구두>>
말과 영혼의 관계
마녀는 혀가 필요했고 인어공주는 다리가 필요했다. 삿된 영혼은 언어를 원했고 요괴는 신체를 원했기 때문이다. 안데르센은 누구 편이었을까?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왜 하필 마녀는 인어공주에게 목소리를 달라고 했을까?
‘왜 그렇게 되었을까?’, <<여자가 모르는 여자의 마음, 목소리·사과·유리구두>> v쪽.
왜 목소리를 달라고 하는가?
마녀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설득력이 필요했다. 설득에는 말이 필요하다. 말의 상징인 목소리가 필요했다.
어떻게 말을 얻는가?
마녀는 인어공주의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혀를 자른다.
혀를 자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언어능력의 상실을 의미한다. 언어능력은 자르기와 나누기를 통해 앎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혀가 잘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어공주가 분별력과 합리성, 그리고 사유력을 상실한다는 뜻이다.
그것을 내주고 인어공주가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다리다.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다리가 필요했다.
인어공주에게 다리란 무엇을 뜻하는가?
인어공주는 반인반어(半人半魚)다. 외관상 완벽하고 순수한 인간이 아니다. 기독교의 상징체계에서는 이종생물체의 결합물을 악마로 생각한다. 다리를 얻는다는 것은 인어공주가 악마가 아닌 신의 산물, 즉 인간으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어공주는 왜 인간이 되고 싶었나?
왕자에 대한 사랑 때문만은 아니다. ‘영혼’을 갖고 싶어 했다.
영혼은 무엇을 요구하는가?
무한한 생명을 지닌 인어라는 정체성을 버리고 인간의 조건인 생명의 유한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영혼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신에게 다가가는 과정이다. <인어공주>의 작가 안데르센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는 신으로의 귀의를 중요한 테마로 여겼다.
안데르센이 신으로의 귀의 이야기에 인어를 주인공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악마에 가까운 존재도 신에게로 돌아가려고 애쓴다는 점을 어필하려는 의도다. 극적인 스토리 전개를 위해 인간이 아닌 이종결합생물체를 택했다. 그런 면에서 인어공주는 최적의 캐릭터였다.
안데르센의 메시지는 뭔가?
똑똑하고 지식으로 가득한 인간보다 맹목적이고 순수한 영혼이 하나님 곁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야기다.
인간 지식의 중요성을 거부한 것인가?
계산하는 인간이 아니라 순수한 인간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이 아니겠는가?
이 책, <<여자가 모르는 여자의 마음, 목소리·사과·유리구두>>에서 당신은 무엇을 말하는가?
<인어공주>, <백설공주>, <신데렐라> 동화에 등장했던 핵심 소재를 심층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무엇을 분석하는가?
우리가 ‘이것’ 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저것’이다. 인어공주의 목소리, 백설공주의 사과,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다.
분석의 초점은 무엇인가?
우리의 의문하지 않는 마음이다. 우리는 동화에서 왜 그것이 주인공인지, 왜 주인공은 그것에 의해 운명이 달라지는지를 묻지 않는다.
동화를 읽으면서 왜 “왜?”라고 물어야 하는가?
이 동화가 왜 이 사람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가라고 묻는 순간 동화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동화에는 인간의 욕망이 숨어 있다. 우리 마음 깊은 곳에 닿을 수 있는 좋은 분석 재료다.
동화만 그런가?
동화는 가장 간결한 구성, 반복적 전개, 다양한 상징과 은유로 이루어진 최상의 ‘스토리’다. 많은 사람이 아는 짧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핵심 소재도 국한되어 있어 스토리 분석에 유리하다.
당신의 동화 분석 방법론은 무엇인가?
심층심리학의 여러 관점을 차용한다. 미술, 문학, 역사학, 심리학, 사회학, 물리학의 지식과 정보, 시사점을 연결한다. 연결을 위해서 약간 다른 관점에서 캐릭터나 캐릭터들의 관계를 바라보았다.
심층심리학이란 무엇인가?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여 의식적으로는 인식할 수 없는 마음을 다루는 심리학이다.
동화와 심층심리학은 어떤 관계인가?
신화, 동화, 설화는 아주 오랫동안 인간의 보편 욕망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따라서 다른 세상 스토리보다는 비교적 자유분방한 욕망의 표출이 허용되었다. 물론 신의 이야기, 판타지, 옛날이야기 등의 얼굴을 하고. 그러므로 이런 스토리의 분석을 통해 직접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심층심리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동화는 심층심리를 분석하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다.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인가?
세상 모든 것에 의문을 가져 보라는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박규상이다. LVI교육원 원장이고 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 초빙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