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못한 지 벌써 1년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해외 여행을 못한 지 벌써 1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내 틀을 깨고 넓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는 확실한 방법이 두 가지 있죠. 하나가 여행이고 나머지 하나는 독서입니다. 여행의 아쉬움을 독서로 달래 보시기 바랍니다.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끈 18세기 베스트셀러입니다. 당대 사람들의 관심을 끈 두 주제 때문인데, 하나는 섬세한 감정 묘사가 훌륭한 애정 소설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국 취미의 전통입니다. 잉카 제국의 공주 질리아는 결혼식 날 아침 스페인 사람들에게 포로로 잡혀 끌려갑니다. 그녀는 끌려가는 동안 약혼자에게 편지를 쓰는데, 우리가 아는 편지가 아닌 잉카의 전통 기록 수단인 퀴푸로 기록해요.
이 소설은 비유럽인인 질리아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프랑스의 모습을 비판적인 어조로 담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회에 만연했던 여성 폄하, 교육의 천박함 등이 대표적이죠. 그래서 20세기 후반 이 소설은 프랑스 문학사를 통틀어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소설로 인정받았고, 프랑스 문학의 정전으로 등극했습니다.
지만지 버전은 원작의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는 편지 41통을 골라 발췌하여 소개했어요. 질리아의 사랑을 뒤흔드는 폭풍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왜 이 책이 그렇게 인기가 있었는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거예요.
부갱빌은 프랑스인으로 처음 세계일주를 하고 1771년 여행기를 출판합니다.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가이자 백과전서파의 수장 디드로는 부갱빌의 여행기에서 영감을 얻어 익명의 대화자 A와 B가 나누는 대담 형식의 철학 콩트를 완성합니다. 그래서 제목이 ‘부갱빌의 여행기’에 ‘덧붙인 글'(보유)이 되었어요.
디드로는 부갱빌의 여행기에 나타난 타히티 섬의 자유로운 남녀 관계 풍속과 세계관에서 그동안 자신이 상상해 왔던 유토피아를 발견합니다. 타히티 원주민들의 삶의 태도를 살피며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에 부여된 질서와 강제가 인간 본성을 어떻게 짓눌러 왔는지를 보여 줍니다. 문명사회의 도덕관, 종교관, 국가관에 정면 도전하는 이 글에는 드니 디드로의 사상과 이상이 압축되어 있어요.
아이누족은 극동의 사할린을 오랫동안 지배했지만 지금은 일본의 소수민족으로 존재가 거의 사라졌어요. 하지만 주변 민족과 다른 언어와 형질, 원형을 간직한 문화 때문에 민속학, 역사학, 인류학, 고고학적으로 많은 연구 대상이 되었죠. 이 책은 아이누어와 일어로 된 저서를 우리말로 옮긴 국내 최초의 아이누 신화 소개서입니다.
아이누는 ‘인간’이라는 뜻의 아이누어예요. 이들에게 범고래, 올빼미, 곰은 각각 바다와 하늘과 육지를 대변해 주는 신입니다. 아이누족의 신화는 극히 일부만 전해지고 있는데, 이 책은 그중에 범고래와 올빼미의 활약과 다양한 신들의 서사시를 골라 소개했어요. 주제는 권선징악입니다. 아이누 서사시에 담긴 동북아시아 고대의 정신과 생활 양식은 극도로 고대적입니다. 특히 사냥과 어업 종사자들에게 내려온 구비 문학의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정수가 생존한 결과물입니다.
‘길가메시’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블의 히어로? 유명 애니메이션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멋진 캐릭터? 길가메시는 기원전 2750년경 우루크의 왕입니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서사시로, 영웅 길가메시의 일대기를 노래한 책이죠. 길가메시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아는 지혜와 초인적인 힘을 지닌 인물입니다. 서사시엔 그가 영생불사의 몸을 얻기 위해 온갖 역경을 물리치는 여정이 담겨 있어요. 인간을 압도하는 자연의 힘이 우주 만물을 지배하고 있다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인의 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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