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여느 문학, 예술과 마찬가지로 연극에도 사조가 있습니다. 고전주의, 낭만주의, 표현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 등등. 뭐가 어떻게 다른지 명쾌하게 답하기 어려운데 사실주의와 자연주의는 특히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자연주의’가 무슨 뜻인지 설명이 필요하겠지?
19세기 말 에밀 졸라는 연극에서 자연주의가 필연이라고 선언하며 친절히 그 개념부터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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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 : 에밀 졸라의 《연극에서 자연주의》
에밀 졸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사실주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관찰한 바를 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른바 ‘자연주의’입니다. 낭만주의, 특히 위고와 그 후계자들이 공격 대상이었습니다. 연극사상 자연주의의 비중은 그 기대에 못 미쳤지만 졸라의 연극론은 후대 연극 미학에 중요한 획을 긋습니다.
에밀 졸라 지음, 권현정·질 카스타네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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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율리에 아씨》
스트린드베리의 대표작 <율리에 아씨>에는 ‘유전’과 ‘환경’이라는 자연주의 예술 철학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인간의 불안, 초조와 죄책감, 의무와 체면이 욕망과 혼란스럽게 뒤얽힙니다. 그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간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담아냅니다.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지음, 오세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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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 : 프랑크 베데킨트의 《눈뜨는 봄》
베데킨트는 성 문제를 원초적인 사건으로 묘사하며 성을 문명과 인습의 조종으로 소외된 혼돈스러운 자연의 힘으로 묘사한 최초의 작가입니다. 그에 따르면 “자연에서는 예의 없는 사건이란 전혀 없고, 오직 이롭거나 해로운 사건, 이성적이거나 비이성적인 사건이 있을 뿐”입니다.
프랑크 베데킨트 지음, 김미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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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바알》
브레히트에 따르면 ‘바알’이라는 남자의 생애를 극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바알이라는 비정상적인 인물은 20세기라는 시대를 반영합니다. 베데킨트의 자연주의 극작 영향은 물론 말년에 이룩한 성과인 서사극, 교훈극 요소도 두루 포함되어 있어 브레히트의 작가적 역량을 이해하는 데 단초가 됩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김창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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