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수 단편집 초판본
한국인은 착했다
보리밭 사이 조그만 언덕길로 옥색 고무신을 신은 남이는 갔다. 자지내 골짜기로 꽃놀음을 가는 줄만 알았던 남이가 난데없는 영감 하나를 따라가고 있는 광경을 엿장수는 울음고개 위에서 멀거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남이 자신이야 알 리도 없었다.
지만지 초판본 한국 근현대 소설선집의 <<오영수 작품집>>에 등장하는 <고무신>의 마지막 대목이다. 1949년에 <남이와 엿장수>로 발표된 이 작품은 이렇게 이름이 바뀌었다. 식민지 이후 모더니즘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영수는 한국인의 착한 인간성을 서정적 단편으로 그려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