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향인|프레스코|황금 용|과거의 여인 외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이란 그런 곳입니다.
향수가 병이 되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고향을 못 찾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이 지구 별에서 그런 사람이 무척 많다면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될까요?
잃어버린, 머나먼 고향 땅 타이완
타이완 사람들에게 ‘원향’은 ‘고향’보다 더 다층적인 의미가 있다. 중국 대륙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이민의 역사가 뚜렷한 타이완에서 향토란, 정체성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타이완으로 가는 가장 낮은 시선.
≪원향인≫, 중리허 지음, 고운선 옮김
열세 시간의 고향 방문기 헝가리
9년 만에 고향을 찾은 주인공. 고향은 변한 듯 변하지 않았다. 아침에 깨어나 부다페스트행 밤기차를 타기까지 열세 시간, 마주치는 고향 땅의 모든 것이 기억 깊은 곳의 과거를 소환한다. 그것은 가족, 꿈,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고향의 선물이었다.
≪프레스코≫, 서보 머그더 지음, 정방규 옮김
세계화 지구촌 이주민 독일
독일의 한 간이식당에서 일하던 중국 청년이 이를 뽑다가 죽는다. 불법 이주자라 병원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식당 건물에 사는 독일인 이웃들의 사정도 그리 다르지 않다. 통일로 장벽이 무너지고 세계화로 국경이 사라지면서 뭔가가 함께 무너지고 사라졌다.
≪황금 용/과거의 여인≫, 롤란트 시멜페니히 지음, 이원양 옮김
결코 단 한 번도 체코
쉬지 못했다. 고향도 없었고 끊임없이 쫓겨 다녔으며 세상 어느 곳에서도 안식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코메니우스는 가장 확실한 안식처를 그의 마음속에서 찾는다. 어둠을 밝혀 주는 빛, 곧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으므로 그곳에 천국을 세우고 안식을 누린다.
≪세상의 미로와 마음의 천국≫,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 지음, 최진경 옮김
전승국 수도에서 패망한 고향을 그리다 중국
시인은 멸망한 오나라 명문가의 자손이었다. 전승국 수도 낙양에서 가문의 부흥을 위해 애썼지만 타향에서 생활은 외롭고 혹독했다. 그의 시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상으로 가득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오죽하면 스스로 ‘水鄕의 선비’라 불렀을까.
≪육기 시선≫, 육기 지음, 이규일 옮김
가곺아라 가곺아 한국
“내고향 남쪽바다 그,파란물 눈에보이네” 남쪽 바다는 파랗다. 객지에서 기억하는 그 바다는 더 파랗다. 사무치는 그리움은 바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란으로 뭉개지고 휴전으로 잘려 나간 국토의 어디 한 곳 피 흘리지 않은 곳은 없었다. 상처 위에 상처가 거듭되는 곳, 조국의 산하를 보듬어 내는 시가 있었다.
≪초판본 이은상 시선≫, 이은상 지음, 정훈 엮음, 한국
고독한 영혼의 위치 체코
갑자기, 너무 갑자기 그는 고향 집엘 왔다. 아내도 아이도 그를 환영하지 않는다. “유라이 호르두발의 심장은 어딘가에서 분실되었고 영원히 매장되지 않았다.” 이 소설의 마지막 구절은 이 고독한 영혼의 위치를 표시한다.
≪호르두발≫, 카렐 차페크 지음, 권재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