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쿠폰
“아, 너무나 큰 죄를 짓는 거예요. 대체 어쩌시려고? 자신을 사랑하세요. 다른 사람의 영혼을 죽인다면, 당신의 영혼은 더욱더 파멸로 치닫게 될 거예요… 아, 아!”
≪위조 쿠폰≫, 레프 톨스토이 지음, 강명수 옮김, 100쪽
무슨 일인가?
스테판 펠라게우시킨은 마리야 세묘노브나의 집에 침입한다. 그녀가 연금으로 받은 돈을 훔치기 위해서다. 여동생과 그 남편을 차례로 죽이고 마리야의 방에 들어온다. 지금 마리야가 스테판에게 어쩌려고 이러는가를 묻는 장면이다.
스테판의 대답은?
그녀의 목을 벤다. 그녀는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는 물건을 챙겨 집을 빠져나온다. 살인은 수없이 저질렀지만 그런데 이날은 마음이 달랐다.
어떻게 달랐나?
마리야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리고 “대체 어쩌시려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술집에 경찰이 들어오자 먼저 범행을 자백했다.
왜 자수했는가?
죄책감 때문이었다. 감옥에서도 마리야가 나타나고 소리가 들렸다. 죄를 용서하고 자신을 놓아 달라고 빌었다.
회개는 효과가 있었나?
빌다가 지쳐 쓰러져 잠들었다. 깨어나니 고통이 가벼워졌다. 다른 죄수들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그중 한 농부가 스테판에게 성서의 가르침을 전하며 그를 진리로 이끌었다.
어떤 진리인가?
보편적 진리다. 모든 사람은 형제고 모두가 행복하려면 서로를 사랑하고 동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편 진리를 만난 스테판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악을 악으로 갚는 형상’에서 ‘진리 안에서 사랑과 선을 실천하는 형상’으로 바뀐다. 글을 배워 성서를 공부했다. 죄수들에게 자신이 저지른 마지막 살인을 들려주었고 성서를 읽어 주었다.
죄수들의 삶도 달라지는가?
살인범이면서 사형집행인이었던 마호르킨은 형 집행 역할을 거부한다. 그러고는 채찍질을 감수했다. 도둑질을 밥 먹듯 했던 바실리는 탈옥한다. 부자의 돈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악의 씨앗을 뿌린 미티아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불편했던 아버지와 가까워졌다.
악의 씨앗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위조 쿠폰이다. 사람들이 거짓말하고, 도둑질하고, 살인하는 것은 미티아와 마힌의 위조 쿠폰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무슨 쿠폰을 말하는가?
과거 러시아에서는 현금 대신 물건을 살 수 있는 쿠폰이 통용되었다. 기입된 액수를 현금처럼 쓸 수 있었다.
위조 사유는?
미티아는 15세 때 연극을 보고 싶어서 친구에게 6루블을 빌렸다. 갚지 못하게 되자 마힌에게 도움을 청했다. 마힌은 2루블 50코페이카짜리 쿠폰에 1을 덧붙여 12루블 50코페이카로 위조했다.
위조 쿠폰은 어디로 가는가?
마힌과 미티아는 상점에 가서 액자를 사고 쿠폰을 지불했다. 잔돈으로 11루블 넘게 받았다. 상점 주인은 나중에 위조 쿠폰인 것을 알고 땔감을 파는 농부에게 대금으로 주었다. 농부는 술값으로 쿠폰을 내밀고 술집 주인은 눈치채고 경찰을 불렀다. 농부의 인생은 완전히 파괴된다. 악의 연쇄 고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만들어진 악은 어떻게 사라지는가?
스테판의 개심으로부터 악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톨스토이는 마리야와 스테판을 통해 인간의 화해와 용서와 사랑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국가의 사형 제도를 부정하는 목소리도 담았다.
≪위조 쿠폰≫은 어떤 작품인가?
톨스토이 말년의 깨달음이다. 그리스도의 교훈, 도덕적·윤리적 성격이 짙은 중편 소설이다. 그의 사후, 검열을 거쳐 1911년 모스크바에서 출간된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사후의 작품 모음집≫ 제1권에 실렸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무얼 깨달았나?
‘삶이 있는 곳에 사랑과 믿음이 있고, 삶과 사랑과 믿음은 하나’라는 것이다. 스테판의 개심과 성경 읽기, 회개를 통한 복음 전파는 후기 톨스토이의 일상을 보는 듯하다.
당신은 누구인가?
강명수다. 포항대학교 관광호텔항공과 교수다.
2693호 | 2015년 7월 21일 발행
선과 악은 인간의 뜻이다
강명수가 옮긴 레프 톨스토이(Лев. Н. Толстой)의 ≪위조 쿠폰(Фальшивый купон)≫
선과 악은 인간의 뜻이다